블룸버그 "테슬라, 기업 수익 대비 주가 상승세 과도"
[한스경제=박영선 기자] 트럼프 당선 이후 테슬라 주가가 고공 행진하고 있다. 트럼프 지지자로 알려진 일론 머스크 CEO는 트럼프 2기 행정부 내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하며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 후보가 제47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일론 머스크 CEO가 최대 수혜자로 떠올랐다. 8일(현지시간) 테슬라는 8.19% 상승했고, 장중에는 10.7% 급등하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3분기 견조한 실적을 달성한 데 이어 트럼프 당선으로 인한 호재가 예상되자 투심은 테슬라에 집중된 분위기다. 테슬라는 현재 시가총액이 1조 311억달러(약 1조 443조원)을 기록하면서 2년 6개월만에 시가총액 1조달러를 넘겼다. 이번 대선을 기점으로 테슬라는 4일만에 기업가치가 약 279조 6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현지시간) 일론 머스크가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주요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주가는 가파르게 상승했다. 지난 6일 일론 머스크가 볼로도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트럼프 당선인 축하 통화 당시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론 머스크는 이 자리에서 "스타링크 위성을 통해 우크라이나 지원을 이어갈 것이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국내 투자자들의 테슬라 선호 현상도 수치로 드러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6일기준 해외주식 보관금액 1위 종목은 테슬라로 총 162억 473만달러(약 22조 4695억원)으로 집계됐다. AI 열풍으로 상승세를 이어온 엔비디아를 제친 기록이다.
시장은 트럼프가 자율주행과 우주 방산과 관련한 AI 규제를 완화하면서 테슬라가 추후에도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세금 인하를 통해 민간기업들의 자율적인 참여를 유도해 투자를 확대하는 등 자국 산업 보호 정책을 강조한 트럼프의 정책 기조에 따라 일론 머스크의 신규 사업 구상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하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트럼프의 AI관련 정책에 대해 "트럼프 정부는 공급망 안정에 적극적으로 나설 전망이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생산성 향상도 공급 증대로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AI 기술 우위로 여타 국개 대비 빠른 생산성 향상이 예상되는 가운데 규제완화는 자국 기업에 우호적인 투자 환경을 주성해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시장은 이미 전기차 사업 부문에서 충분한 보조금을 확보한 테슬라뿐 아니라 일론 머스크의 타 주요 사업인 스페이스X의 성장세에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 2017년 1기 집권 당시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를 추진, 자국뿐 아니라 국제 협력을 도모한 바 있어 트럼프 당선으로 인한 최대 수혜 업종이 우주방산 분야라는 전망이 나왔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재정부담 관점에서 트럼프는 민간 기업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데 우주산업이라면 일론 머스크를 빼놓을 수 없다"며 "대부분의 산업들에서 미국 자체적인 경쟁력 강화를 지향하는 정책을 강조하지만 우주에 대해서는 국제 협력을 강조하고 있어 트럼프 당선 최대 수혜주가 우주산업이라고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테슬라의 단기적인 폭등이 과도하다는 의견도 제기했다. 트럼프의 승리로 일론 머스크의 활동이 부각되면서 암호화폐 관련주의 급등세와 더불어 갑작스러운 투심 변동으로 상승한 '밈 주식'에 지나지 않다는 평가도 나왔다.
블룸버그 통신은 현재 테슬라 주가가 기업의 펀더멘탈 대비 과도하게 증가한 것으로 해석하며 "테슬라의 주가 수준은 예상 수익 대비 약 104배에 이른다"며 "미래 수익에 대한 불명확성에도 테슬라 신봉자들을 저지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박영선 기자 pys7106@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