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2026년 이후 친환경연료 신조선 수요 증가 가능성도..."중국과 차별화 노력 필요"
올해 신조선 싹쓸이한 中, 고부가가치 선박 주문도 늘어...3분기 기준 70% 점유
한화오션 거제 옥포조선소 전경 / 한화오션 제공
한화오션 거제 옥포조선소 전경 / 한화오션 제공

[한스경제=김우정 기자] 내년 신조선 시장은 국내 주력 선종인 액화천연가스(LNG)선과 컨테이너선의 발주량 감소로 올해에 비해 큰 폭으로 축소될 전망이다. 여기에 중국이 고부가가치선 시장에서 턱 밑까지 추격하고 있어 국내 조선업계의 경쟁력 우위를 위해 차별적 가치를 추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30일 발간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의 ‘해운·조선업 2024년 3분기 동향 및 2025년 전망’에 따르면, 올해 3분기에는 상반기에 발주가 집중됐던 LNG선과 컨테이너선 등의 신규 발주가 크게 감소했으며 이러한 경향은 오는 4분기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보고서는 올해 전세계 신조선 발주량을 전년 대비 22% 증가한 5900만CGT 내외, 발주액은 35% 증가한 1750억달러 내외로 예상한 반면 국내 수주량은 전년 대비 4.4% 증가한 1050만CGT, 수주액은 6.5% 증가한 315억달러 내외에 그쳤다.

[한중일 3국의 수주량 및 점유율 추이] 표 /  ‘해운·조선업 2024년 3분기 동향 및 2025년 전망’ 보고서 내 발췌
[한중일 3국의 수주량 및 점유율 추이] 표 /  ‘해운·조선업 2024년 3분기 동향 및 2025년 전망’ 보고서 내 발췌

이는 올해 하반기 국내 수주량이 감소한 데 이어 시장 내 점유율 하락으로 국내 수주량 증가폭이 전세계 신조선 발주 증가율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국내 수주량은 전년 대비 24.2% 감소한 48.3억달러에 그쳤으며 이는 전세계 발주량의 11%에 불과한 규모이다.

이어 보고서는 내년 전세계 신조선 발주량은 전년 대비 29% 감소한 4200만CGT, 발주액은 21% 감소한 1380억달러로 예측했다. 그중 국내 수주량은 전년 대비 10% 감소한 950만CGT, 수주액은 2% 감소한 310억달러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수석연구원은 “내년 국내 예상 수주량은 연간 건조량으로 추정되는 1200만CGT에도 미치지 못하는 다소 부진한 실적”이라며 “내년부터 암모니아연료추진선의 실증작업이 이뤄지며 2026년 이후 탄소를 함유하지 않은 새로운 연료에 대한 기대감으로 신조선 수요가 다시 증가할 가능성도 높다”고 강조했다.

양쯔장 조선소 전경 / 양쯔장조선소 제공
양쯔장 조선소 전경 / 양쯔장조선소 제공

◆흔들리는 K-조선 수주 경쟁력...中 조선소, 고부가가치선 대비한 확장 움직임

내년 주력 선종 부진에 더해 중국의 빠른 성장세까지 겹치며 글로벌 선박시장에서 국내 조선업계의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올해 신조선 시장 내 점유율은 중국이 대부분 선종 시장에서 우위를 보이며 빠르게 성장한 반면, 한국은 하락세를 보였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관인 클락슨리서치(Clarkson Research)에 따르면, 중국은 올해 3분기 기준 3467만CGT를 수주해 점유율 69.7%를 차지한 반면, 한국은 872만CGT 수주로 17.5%의 점유율에 그쳤다.

중국은 카타르막스로 불리는 27만CuM급 초대형 LNG선을 전량, 12KTEU 이상급 대형 컨테이너선의 대부분을 수주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 전세계 친환경 연료 선박 주문의 71.7%를 확보하며 한국의 경쟁분야로 여겨진 고부가가치선 시장의 수주점유율을 확대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중국은 늘어나는 고부가가치선에 대비해 조선소 규모 확충에 전폭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프랑스 선박브로커업체 BRS의 데이터에 따르면, 최근 11개 중국 조선소가 생산 능력을 늘릴 계획을 발표했으며, 오는 2027년까지 총 용량은 80% 증가할 전망이다.

난통샹유조선소 전경 / 난통상유조선소 제공
난통샹유조선소 전경 / 난통상유조선소 제공

현재 난통샹유조선소(Nantong Xiangyu Shipbuilding&Offshore Engineering)는 올해 초 파산한 장쑤홍창선박중공업을 인수했으며, 개조를 통해 연간 생산능력을 60% 확대할 계획이다. 뉴타임즈조선(New Times Shipbuilding)는 ‘새로운 에너지 스마트 선박 건조 프로젝트’에 50억위안(약 6조8865억원)을 투자할 것이라 발표했다. 이 프로젝트에는 2척의 초대형원유운반선(VLCC)을 나란히 건조할 수 있는 대형 드라이 도크(dry dock)을 건설하는 계획도 포함됐다.

헝리중공업(Hengli Heavy Industries) 또한 92억위안(약 1조7780억원)을 투자해 VLCC, 초대형석유가스운반선(VLGC), 대형 컨테이너선,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FPSO) 등 고부가가치 친환경 선박 건조를 위한 산업단지를 확장할 계획이다. 이번 확장으로 헝리중공업의 연간 선박건조능력은 710만t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그리스선박 중개업체 엑스클루시브(Xclusiv Shipbroker)는 “중국 조선산업은 강력한 신규 건조 수요와 증가하는 글로벌 해운 수요를 충족해야 할 필요성에 힘입어 대규모 확장을 경험하고 있다”며 “중국의 주요 조선소는 벌크선, 유조선, 컨테이너선 등 다양한 선박 유형을 건조하는데 집중하면서 생산능력과 역량을 확장하는데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양종서 수석연구원은 “국내 조선업계가 기존 우위를 유지하던 대형선 시장에서조차 경쟁력을 발휘하지 못하며 대부분의 수주를 중국 조선사에 내주고 있다”며 “과거 경쟁력 우위를 점하던 기술력과 생산능력에 따른 품질에서 중국과의 격차가 좁혀진 만큼 국내 조선업계는 기술개발과 다각도 투자 등을 통해 차별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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