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M 기체·버티포트 개발 뜨거워...공인 기체는 미국 '조비' 뿐
[한스경제=박정현 기자] 내년 서울 빌딩 숲 사이로 전기 비행기가 날아다닐까. 정부와 기업이 2025년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띄우기 위해 K-도심항공교통(UAM, Urban Air Mobility)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상상 속에서 존재하던 플라잉카, 드론택시가 우리 생활 속으로 들어오려면 인프라와 안정성도 확보해야 한다.
3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UAM은 도심에서 전기 비행기를 활용한 모빌리티다. 하늘을 활용해 지상과 지하 교통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데다 활주로 없이 이착륙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배터리와 모터를 사용하는 등 운용방식이 친환경적이므로 현재 국제사회가 지향하는 '탄소중립' 추세도 합류가능하다.
최근 국토교통부는 전남 고흥 항공센터에서 3주간 헬기를 활용해 항공기 운항, 교통관리, 버티포트 운영 안정성 등을 검증하는 '민관합동 실증사업(K-UAM 그랜드챌린지) 1단계'를 진행했다.
올해까지 기체 안전성 확보와 기술 기준을 마련하겠다는 2020년의 청사진을 진행시킨 것이다. 당시 정부는 2020년부터 올해까지를 UAM 상용화를 위한 법·제도 정비, 시험·실증 준비기간으로 삼았다. 2025년에는 기체에 조종사가 탑승하는 방식으로 상용화가 이루어지고, 2035년 이후는 UAM의 자율주행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상용화 카운트다운에 돌입하며 정부는 법과 제도 준비, 실증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법적인 면에서는 4월 '도심항공교통 활용 촉진 및 지원에 관한 법'(도심항공교통법)이 제정됐다. 제반적인 규칙 기준 대부분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K-UAM 참여 기업들은 '항공 4법'에 얽매이지 않고 도심 등 실제환경에서 자유롭게 기체 비행을 할 수 있게 됐다.
4월에는 전남 고흥에서 UAM 기체 안전성과 운용 등을 테스트하는 1차 실증이 완료되기도 했다. 내년 3월까지 고흥에서 1단계 실증이 진행되고 이후 수도권에서 2단계 실증이 완료된다. 정부는 2025년 말을 UAM 상용화 시점으로 내다보고 있다.
UAM 기체(전동수직이착륙기)·회랑(Corridor, UAM용 항로)·버티포트(Vertiport, UAM용 터미널) 준비도 뜨겁다. 기체는 항공우주연구원, 현대자동차, 한화시스템, 미국 UAM 기업 조비 에이에이션 등이 뛰어들었다. 버티포트는 현대엘리베이터, 포스코 등이 개발하고 현대건설, 롯데건설, GS건설 등이 설계와 시공을 담당한다.
이번 K-UAM 그랜드챌린지 실증에서는 기체 수급의 어려움이 크게 드러나며 여러 우려를 사기도 했다. 현재 실증이 가능한 공인된 기체가 조비 뿐이어서 UAM 전용 기체가 빠진채 실증 사업이 성료된 것이다. 국토부는 미 연방항공청(FAA)과 유럽항공안전청(EASA)의 감항성 인증을 받은 기체만 UAM 기체로 도입을 허용하고 있다. 조비의 경우 FAA의 인증절차 중 3.5단계를 밟는 중이다. 한화시스템의 버터플라이는 2025년까지 인증을 받을 계획이다.
UAM 상용화 계획안이 무사히 추진되기 위해서는 기체 확보가 중요하지만 안정적으로 기체를 수급한 업체가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국토부는 2025년 상용화라는 당초 목표에는 변동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기체 수급이 안되면 상용화 일정은 미뤄질 수 밖에 없다.
대규모 자본이 드는 버티포트는 민간자본 조달을 통해 구축하되, 대도시권 광역교통에 맞물리도록 복합환승센터 구축 계획과 연계할 방침이다. 현대건설과 롯데건설은 이미 전남 고흥군에서 UAM 운영을 해보는 GC 1단계 실증을 마쳤다. GS건설은 이보다 한발 더 나아가 준도심 지역에서 실제 UAM 기체를 띄우는 GC 2단계 실증을 준비하고 있다.
박정현 기자 awldp219@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