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동주 기자] 제약사들이 화장품, 의료기기 등 이종 산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해 신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18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동국제약은 약 307억원을 투입해 화장품 연구개발 및 수출전문 제조기업 리봄화장품을 인수한다. 

지난 2010년 설립된 리봄화장품은 화장품 ODM 업체로써 생산 제품의 우수성과 품질관리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동국제약은 이번 인수를 통해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사업다각화에 나설 계획이다.

송준호 동국제약 대표이사는 “향후 동국제약의 천연물 추출 기술력 및 생약제제 개발력과 리봄화장품의 연구개발 및 제조 노하우가 결합되어 시너지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앞서 동국제약은 지난 2015년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센텔리안24’를 론칭하며 일찌감치 화장품 사업에 진출했다. 대표 폼목인 상처 치료제 ‘마데카솔’의 핵심성분 TECA(센텔라아시아티카 정량추출물)를 활용한 ‘마데카 크림’으로 국내 더마코스메틱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또 지난해 뷰티디바이스 ‘마데카 프라임’을 출시해 미용기기 라인업을 추가했다. 

동국제약은 지난 5월 뷰티사업 확장을 위해 중소형 가전제품 회사 위드닉스를 22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이 회사는 미용기기 세이스킨 등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뷰티 사업 강화 효과는 실적에도 드러난다. 지난 2014년 매출액 2260억원이었던 동국제약은 2015년 2600억원으로 상승하더니 2016년 3000억원을 돌파했다. 이후에도 꾸준히 성장세를 보여온 동국제약의 지난해 매출 7310억원을 기록, 이중 화장품 사업부 20%대 비중을 차지했다,

전통 제약사들의 신사업 진출 움직임도 활발하다. 

동화약품은 지난달 1600억원을 투입해 미용 의료기기 전문 기업 하이로닉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 오는 12월 인수를 완료하고 내년부터 미용 의료기기 시장에 진출한다. 앞서 동화약품은 지난 2020년 196억원을 투입해 척추 임플란트 기업 메디쎄이를 인수한 바 있다.

HIFU(고강도 집속 초음파), RF(고주파) 기반의 피부미용 의료기기를 개발, 제조 및 판매하는 기업인 하이로닉은 병원용, 개인용 의료미용 기기 등 글로벌 수준의 제품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 

하이로닉의 인수로 동화약품의 화장품 사업과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동화약품은 지난 2021년 상처 치료제 ‘후시딘’을 활용한 화장품 브랜드 ‘후시다인’을 론칭한 바 있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이번 인수로 미용 의료기기 시장 진출을 통한 신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미용 의료기기 시장의 높은 성장성을 바탕으로 기존 의료기기 포트폴리오를 확장, 다양화해 향후 글로벌 의료기기 시장 경쟁력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한양행도 화장품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2015년 화장품 업체 코스온을 인수를 결정한 후 두 차례 걸쳐 400억원 상당 투자금을 투입, 지분 12.3%로"를 확보하며 최대 주주로 등극했다. 올해도 코스온의 유상증자에 두 차례 참가해 50억원을 추가로 투자했다.

또한 유한양행은 지난 7월 코스온 사업 고도화를 위해 미용의료기기 업체 성우전자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두 기업은 각사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더마코스메틱 및 의료·미용기기 시장에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대원제약은 지난해 말 총 650억원 규모로 화장품 제조사 에스디생명공학을 인수했으며 광동제약은 지난해 12월 300억원을 투자한 건강기능식품 업체 비엘헬스케어에 이어 지난 7월 170억원을 들여 체외진단기기 전문기업 프리시젼바이오를 인수하는 등 헬스케어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통 제약사들이 자사의 기술을 활용하기 좋은 화장품, 의료기기 등으로 신사업 진출을 꾀하고 있는 추세”라며 “새롭게 창출된 수익이 제약사 본업인 의약품 연구‧개발 등에 다시 투입되는 선순환 구조로 이어져 기업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주 기자 ed30109@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