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건설사 3분기 누적 수주액 211억달러…목표 400억달러 절반 수준
중동은 수주 텃밭, 북미·태평양 지역 등 부진…지정학·고물가 리스크 커져
윤석열 정부가 올해 목표로 내세운 해외건설 수주 400억달러(53조8000억원) 달성이 무산될 위기다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가 올해 목표로 내세운 해외건설 수주 400억달러(53조8000억원) 달성이 무산될 위기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호진 기자] 윤석열 정부가 올해 목표로 내세운 해외건설 수주 400억달러(53조8000억원) 달성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올해 4분기에 진입했으나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건설 수주액은 400억달러의 절반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수주 텃밭'으로 불리는 중동을 비롯해 아시아권 경쟁력 약화 등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장기적으로 중·남미와 유럽 등 '수주 파이프라인' 확보가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15일 해외건설협회가 발표한 '3분기 해외건설 수주실적'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 297개사가 총 90개국에 수주한 공사는 427건, 수주액은 211억1000만달러(28조6463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235억달러(31조9036억원) 대비 10.3% 감소한 것으로, 정부가 올해 수주액 달성 목표로 제시한 400억달러의 절반을 가까스로 넘긴 수준(52.7%)에 그쳤다.

지역별로 중동 지역 수주액은 119억4000만달러(16조2026억원)으로 전년 대비 49.5% 증가하며 선전했다.

그러나 아시아 지역 수주액은 29억8000만달러(4조427억원)로 작년 동기 46억8000만달러(6조3489억원) 대비 36.3% 감소했다. 북미·태평양 시장은 26억7000만달러(3조6381억원)를 수주하는 데 그치며 전년 동기(74억2200만달러) 대비 64% 감소했다.

최근 5년간 연간 해외건설 수주액을 비교해 보면 △2020년 351억달러 △2021년 306억달러 △2022년 310억달러 △2023년 333억달러 등 300억달러 초중반 수준이었는데, 올해는 300억달러대 실적이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안태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산술적으로 올해 말까지 269억4000만달러(36조2000억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안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은 해외 출장을 다녀올 때마다 투자 협력 성과를 강조하는 등 해외건설 수주에 열을 올렸지만, 그 결과는 매우 처참한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수주 현황을 보면 국내 중소건설사와 토목·건축 분야의 하락세가 가파르다. 2010년을 전후해서 중소기업의 계약금액은 50억불, 계약 건수는 600건에 이르렀지만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급감했던 중소기업 진출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으면서 올해의 경우 13억달러, 300건에 그치고 있다.

토목과 건축의 경우 1990년대에는 60%, 2000년대에도 30% 이상 비중을 유지했지만 올해는 26.7%를 기록하며 그 비중이 점차 축소되고 있다. 수주액 역시 2020년 토목건축을 합해 150억달러 규모였지만 올해 8월까지 48억달러로 30% 수준에 머물렀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우크라이나 및 중동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와 계속되는 고금리·고물가 기조로 건설업계 전반에 드리워진 불확실성이 해외건설 발주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국토연구원은 "해외건설산업의 내실을 다지기 위해서는 1조 달러 시대에 대한 대비를 넘어 2조 달러 시대를 전망·선도하는 중장기적 계획과 지원이 필요하다"며 △국가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중장기적 접근 △투트랙 지원전략 수립 및 이행 △기업 기술경쟁력 제고 △추진체계 고도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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