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스피돔에서 우수급 선수들이 경주를 펼치고 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제공
광명스피돔에서 우수급 선수들이 경주를 펼치고 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제공

[한스경제=강상헌 기자] 추석 연휴까지 기승을 부리던 폭염이 사라지고 어느덧 가을이 깊어졌다. 가을철 경륜 경주의 특징은 기온이 내려감과 동시에 선수들의 회전력과 속력이 함께 느려진다는 점이다.

기온이 본격적으로 내려가기 시작한 9월 마지막 회차인 38회차 경주를 살펴보면 기록적인 면에서 8월과 확연한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무더위가 한창이었던 8월에는 선발급 경주에서 선수들이 200m를 11초대에 주파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지난 38회차 광명 선발급 경주에서는 3일간 총 15경주 중에서 200m 11초대를 기록한 경주는 단 3차례밖에 없었다. 우수급에서도 8월에는 11초 초중반 기록이 심심치 않게 나왔지만, 38회차 경주에서는 11초 중후반대가 많았다. 기온이 내려가면서 선수들의 평균 속력이 미세하게 느려지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는 "10월에는 여름철보다 선수들의 200m 주파 기록이 평균 0.1∼0.3초가량 느려진다. 특히 선발급과 우수급 경주에서 기록 둔화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전반적으로 속력이 낮아지는 상황에서 유리한 유형의 선수를 찾아 공략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반적인 선수들의 속력이 떨어지는 것은 빠른 속력을 내는 선수들을 상대하는 데 부침을 겪었던 이들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최근 이수원(12기·A2·수성)을 비롯해 박일호(10기·A2·구미), 최순영(13기·A2·인천 개인)과 같이 준노장급 마크, 추입형 선수들의 선전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가을이 시작되면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는 수성팀의 이수원이다. 8월에 한차례 우승에 그쳤던 그는 9월에 접어들며 3연속 입상에 성공, 모두를 놀라게 했다. 그중 한번은 젖히기 승부로 우승을 이뤄냈다. 전문가는 이수원의 최근 활약에 대해 "전성기 못지않은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10월에도 활약이 기대되는 선수다"라고 전했다.

상황에 따라 모든 전법을 선보이는 자유형 유형의 대명사인 우수급 최순영도 활약이 두드러진다. 안타까운 낙차 부상 이후 부진했던 최순영은 9월부터 본격적으로 좋은 성적을 보이기 시작했다. 8월에 2위 1회에 그쳤던 그는 9월로 접어들며 우승 2회, 준우승 1회를 기록했다. 특히 기온이 급격하게 내려가기 시작한 9월 말에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우수급 복병으로 급부상 중이다. 전문가는 "부상에서 회복하며 훈련량을 늘린 부분도 있지만, 평균적으로 선수들의 속력이 느려진 것도 최순영의 선전에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8월에 부진했던 박일호도 9월 마지막 회차에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여줬다. 가장 크게 달라진 부분은 페달링에 본격적으로 힘이 실리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지난 부산 35회차에 출전한 박일호는 첫날 3위, 마지막 날 2위를 기록하며 강급 이후에 가장 좋은 성적을 썼다. 움직임 면에서 8월과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10월 첫 경주에서도 우승으로 산뜻하게 출발하면서 남은 기간 기대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선발급에도 9월부터 본격적으로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선수들이 있다. 대표적인 선수가 박광제(12기·B2·창원 의창)다. 9월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8월 한차례 입상에 그쳤던 그는 9월에 우승 2회, 준우승 1회를 차지했다. 특히 9월 마지막 회차인 광명 38회차에서는 강자들을 연속으로 제압하는 특급 기량을 선보였다.

이 외에도 선발급 유상용(11기·B2·일산), 김경록(10기·B1·부산), 이종필(11기·B2·인천), 임근태(9기·B2·부산), 우수급 주효진(5기·A1·창원A), 박상훈(15기·A2·전주), 장태찬(11기·A2·대전), 최근영(19기·A1·청평), 이용희(13기·A2·동서울)도 8월에 비해 9월부터 두각을 보인다. 이 선수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예상지 최강경륜 설경석 편집장은 "이수원, 박일호, 최순영은 여름철 기존 선수들의 빠른 시속에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9월에 접어들며 움직임이 눈에 띌 만큼 활발해졌다. 10월에도 경주 운영 능력이 뛰어난 선수들의 활약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강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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