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이후 '금융주' 선전 부각
"특정 업종만 편입 시 전체 증시에 메리트 없을 수도"
한국거래소. /김근현 기자.
한국거래소. /김근현 기자.

[한스경제=박영선 기자] 한국거래소가 밸류업 지수 발표를 앞둔 가운데, 밸류업 지수 밢표가 박스권에 머물고 있는 증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밸류업 지수 발표가 대표적인 밸류업 수혜주인 금융주를 추가 상승시킬 수 있다고 전망하나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해야 한다는 밝혔다. 

24일 한국거래소는 장 마감 후 밸류업 지수를 발표할 방침이다. 지난 5월 금융당국은 9월 중으로  'KRX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출시하고 이와 연계된 ETF 등의 금융 상품을 2~3개월 검토 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시장은 한국거래소의 지수 발표 후, 올해 12월로 예정된 금융 상품 출시가 보다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정부는 올해 초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을 통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금융주와 통신주, 자동차주 등을 중심으로 다소 주가 상승이 이루어지긴 했지만 뚜렷한 상승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이후 박스권에 머물고 있다. 오히려 국내 증시에서 등을 돌린 개인 투자자들이 증가하면서 미국 증시에 트자하는 이들이 5년 새 10배 가량  급증했다. 

이에 시장은 한국거래소의 'KRX 밸류업 지수' 구성 종목들이 향후 증시 판도를 바꿀 기회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권병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당국의 밸류업 지수 구성에 대해 "종목 선정 기준으로는 △기업 가치 제고계획을 공시·예고하거나 △주주환원(자사주 매입·소각 여부, 배당성향, 배당수익률, 분기배당 여부 등)와 수익성(ROE) 등의 지표가 주요하고, 주가 대비 실적이 양호한 금융과 자동차 기업이 주를 이룰 것이다"고 전망했다. 

특히 국내 증시를 견인하는 반도체주가 크게 흔들리면서, 그동안 저평가 됐던 종목들의 반등 시도에 투자자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최근 상승세를 보였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은 업황 부진으로 이달 새 시가총액이  91조원과 25조원이 증발한는 타격을 입었다. 

견조했던 반도체주에 대한 기대감이 한풀 꺾이면서 금융주에 투심이 모이고 있다. 시장은 안정적인 거버넌스 환경과 자기자본을 바탕으로 한 금융주가 최근 적극적인 주주환원책을 내놓으며 저평가를 극복한 종목으로 평가하고 있다.  

실제로 밸류업 프로그램이 발표된 직후인 3월 이후부터 지난 24일까지 KB금융은 시가총액 13위에서 9위(27조 61억원→32조 2693억원), 신한지주는 19위에서 11위(22조 6663억원→28조 3222억원), 삼성생명은 20위에서 17위(20조 7800억원→19조 4400억원) 뛰었고, 가장 큰 폭 성장한 지주로 꼽히는 메리츠금융지주는 23위에서 21위(16조 6968억원→17조 7369억원)를 기록했다. 또한 카카오뱅크는 출범 7년만에 시가총액 50위권에 진입, 시가총액 10조 4693억원을 달성하며 몸집을 키웠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안정적인 이익 흐름이 뒷받침되는 가운데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자본 활용의 효율성 제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은행들의 주주환원율은 점진적으로 확대될 것이다" 전망했다. 

다만 밸류업 수혜 기대감에도 불구, 시장 변수로 인한 변동성은 감안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설 연구원은 "미국 대선, 내수 부진 기조 등 금융업종과 직·간접적인 이슈가 상존하고 있으며 각 업종별로도 제도나 세부적인 업화과 관련한 변동성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고 분석했다.

이상호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종목에 포함된 기업들이 단기적인 목표로 주주환원을 높인 것이 아니라 중장기적인 기업 가치 제고를 목표로 공시 내용을 구성했는지 면밀히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밸류업 지수가 증시 상승에 일부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지수 구성이 특정 업종 위주에만 집중될 경우에는 투자자 입장에서 큰 메리트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점을 보이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 인증이 된 종목으로 구성된 지수가 발표되면 중장기적인 입장에서 배당주에 투자하려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훨씬 긍정적일 수 있을 것이다"면서도 "다만 현재까지는 밸류업에 참여하는 기업들이 대부분 금융사 위주다. 지수가 발표되면 이를 추종하는 상품들이 나올텐데 다양한 업종의, 다양한 기업이 참여하지 않는다면 관련주 펀드를 가입하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고, 전체 증시 상승까지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박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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