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기후위기 부정론자' 트럼프 vs '재생에너지 전환' 해리스
협상가들, 대선 결과 따라 기후 재정 규모 내놓을 듯
11월 열리는 COP29에도 영향...'손실과 피해' 기금 규모 타격
오는 11월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가 열릴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바쿠 전경. /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오는 11월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가 열릴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바쿠 전경. /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미국 에너지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는 11월 치러지는 미국 대선 결과가 전 세계 기후 재정 규모를 결정 지을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더구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후위기를 바라보는 시각이 확연하게 달라, 기후 관련 협상가들 마저 예측하기를 꺼려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미국 대선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세계 최대 경제국이자 오염국인 미국이 어떤 기후 정책을 낼 지 불확실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당장 23일부터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 부대행사인 '미래정상회의'에서 논의되는 기후 관련 이슈까지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기후 재정 확대에 대해서는 큰 이견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전 세계 국가들이 올해 말까지 모으기로 한 1000억달러(약 134조원)의 기후 자금에는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11월 대선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협상가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 혹은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될 경우를 대비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내놓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우 대표적인 기후위기 부정론자다. 앞서 대통령 취임 직후 파리기후협정에서 탈퇴하기도 했다. 이번 대선 캠페인에서도 바이든 행정부의 기후 정책인 IRA(인플레이션감축법)를 철회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로 인해 협상가들은 대선 이후 새로운 협상이 이뤄져 기후 재정 규모가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해리스 부통령은 현 정부와 기후정책의 결을 같이하고 있다. 이에 협상가들은 해리스가 당선될 경우 지금의 기후 정책이 연속성을 가질 것으로 봤다. 

소도서국가연합(Alliance of Small Island States)의 재정 협상가인 미차이 로버트슨은 미국 대선을 '미적분'에 비유했다. 그러면서 "미국 대선의 불확실성이 각국들이 기후위기를 대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암묵적으로 다들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대선이 11월에 치러지는 만큼 그동안 기후 재정은 정체된 상태라고 봤다. 로버트슨은 "일부 부유한 국가의 경우 (기후 재정에) 더 많은 금액을 지불하겠다고 했다"며 "그러나 지불 액수는 미국 대선의 결과를 보고 결정하고 싶어한다"고 설명했다.

대선 결과의 불확실성은 오는 11월 11일 아제르바이전에서 열리는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의 규모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미국 대선 이후 일주일도 안돼 열리는 행사기 때문이다. 

우선 참석자가 지난해보다 적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이번 총회에서 중요하게 다뤄질 손실과 피해 기금의 규모에도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해 COP28에서 손실과 피해 기금에 대한 큰 틀 정해졌다. 규모는 매년 1000억달로로, 부유국들이 돈을 모아 개발도상국을 도와주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미국 대선이 불확실성을 띠면서 국가들이 기금을 내는 데 소극적인 모습이다. 앞서 미래정상회의 초안에는 기존 1000억달러의 기후 기금을 제공하겠다는 목표를 바꾸겠다는 부유국들의 의견이 실리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COP29에서 새로운 목표에 합의하고, 기부국의 기반 확대 여부는 어려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유엔은 극빈국이 재생에너지 전환에 성공하고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매년 수조달러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다만 목표가 너무 높을 경우 약속한 기부금을 모으지 못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이기금에 의존하는 개도국들이 불신이 높아질 수 있다. 반면 목표치가 너무 낮으면 지구온난화에 온전히 대처할 수 없게 된다. 특히 취약계층의 기후위기 대응도가 현저히 떨어지게 된다.

 

정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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