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美 기준금리 0.50%p 인하 '빅컷' 효과
한은 10월 '금리인하' 고심…물가·경기회복도 고려
사진은 서울 잠실 아파트 단지 전경. /한스경제DB
사진은 서울 잠실 아파트 단지 전경. /한스경제DB

[한스경제=김호진 기자] 미국의 '빅컷' 단행으로 국내에서도 금리인하 압박이 커지고 있다. 정부·여당은 고금리 장기화로 소비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침체된 내수를 끌어 올리기 위해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입장인데, 서울을 중심으로 한 집값 상승세와 가계 부채 증가세가 변수로 꼽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18일(현지 시간)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하며 4년6개월 만에 피벗(통화정책 전환)을 단행했다. 미 연준이 금리를 내린 것은 지난 2020년 3월 이후 처음이다. 미국이 금리 인하 사이클에 접어들면서 국내도 기준금리 인하가 가까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간 한국은행은 늘어난 가계빚에 '신중론'을 굽히지 않았다. 이자율을 급하게 낮추거나 유동성을 과잉 공급함으로써 부동산 가격 상승 심리를 자극하는 것을 경계한 행보로 보인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도 "물가 안정 측면에서는 기준금리 인하를 충분히 고려할 수 있는 시기가 됐다"고 말한 바 있다.

한은이 최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고물가·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내수의 핵심 부문인 민간소비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며 "2020년 말 대비 올해 8월 말 생활물가 누적 상승률은 16.9%로 고령층이나 저소득가구 등 취약계층 구매력이 더 크게 위축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계대출이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고금리 등으로 인한 원리금 상환 부담도 소비 여력 개선을 제약하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미 연준의 빅컷 단행으로 금리 인하에 대한 여론 압박 수위가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20일 소셜미디어에 "미국 연준이 빅컷을 단행했다"며 "(한은) 금통위 10월 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해야 할 뿐 아니라 0.5%p 빅컷 이상의 금리 인하를 결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나라 내수경기가 상당히 둔화한 상황"이라며 "최근 가계부채 증가는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충분히 관리가 가능한 수준에 있다"면서 "대폭의 금리 인하는 내수 회복을 견인하고 소상공인, 자영업자 등 취약 차주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부동산 업계는 실질적인 금리 인하와 함께 심리 자극에 주목했다. 금리 인하가 집값 상승 등의 신호로 해석될 경우 가계부채 증가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국내 주요 금융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잔액은 8조5000억원 늘었고, 특히 은행권에서만 8조2000억원이 증가하며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금융당국의 압박에 못 이긴 은행권은 7월부터 가산금리 조정 등을 통한 주담대 관리에 나섰고, 시장금리 하락을 사실상 상쇄했다. 여기에 각종 가계대출 제한 대책들을 내놓으면서 대출 한도까지 줄였다. 금융당국의 2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도 이달부터 시행 중이다.

대출 제한 정책 등으로 가계대출 증가폭은 한풀 꺾인 상태지만,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주담대의 경우 계약 시점과 대출 실행 시점이 1~2개월 차이가 나는 것을 감안하면 더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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