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인하 '빅컷'…정부는 "가계부채와 부동산 시장 모두 안정될 것"
[한스경제=김호진 기자] 부동산 시장 성수기로 꼽히는 가을철이 왔다. 본격 이사철에 접어든데다 미국의 '빅컷' 단행으로 '금리 이슈'까지 더해지면서 올해 하반기 주택시장 전망에 이목이 집중된다.
올해 초 건설업은 고금리 장기화와 공사비 급등 등 영향으로 침체기에 빠졌다. 하지만 연초 차갑게 얼어붙었던 분양시장이 점차 활기를 찾고 있다. 집값 급등을 겪었던 수요자들에게 '오늘이 가장 저렴하다'는 인식이 퍼지며 분양시장을 달구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추석이 지난 하반기 분양시장은 서울을 중심으로 청약 경쟁률이 오르는 등 분양시장이 활황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12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9월 둘째 주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직전 주 대비 0.23% 상승했다. 이는 25주 연속 상승세다.
자치구별 상승폭은 △서초구(0.44%) △성동구(0.41%) △송파구(0.35%) △용산구(0.34%) △광진구(0.34%) △강남구(0.31%) △마포구(0.29%) △영등포구(0.25%) 등이다.
부동산R114가 발표한 올해 전국 분양 단지(아파트 기준)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분양 단지는 11만5979가구이며 하반기 분양 단지는 13만7308가구로 상반기 대비 18.1% 많다. 특히 연중 가장 많은 물량이 분양되는 달은 9월(3만3147가구)이다.
월별로 살펴보면 1~2월 각각 2618가구, 3336가구가 분양되며 양호한 모습이었으나, △3월 826가구 △4월 384가구 △5월 827가구 △6월 339가구로 급격히 떨어졌다. 이후 △7월 3816가구 △8월 4682가구 △9월 3566가구 등이다. 분양시장 흐름이 변하면서 분양에 나서는 단지가 나온데다 상반기 분양이 예정됐던 단지들이 분양일정이 밀린 탓에 분양물량이 늘었다.
청약 경쟁률도 높다. 출산·신혼부부 가구 등을 대상으로 저리에 대출을 공급하는 정책이 나오면서 청약 경쟁률이 높아졌다.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인 리얼투데이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을 분석한 결과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서울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은 140.66대 1을 기록했다. 서울 청약 경쟁률이 세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2021년(163.84대 1) 이후 3년 만이다. 총 2464가구 모집에 34만6589개 청약 통장이 몰렸다.
반면 지방은 미분양 물량 적체로 경직된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방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전주 대비 -0.1% 떨어졌다. 대전을 제외한 세종, 충남·북 등 충청권의 아파트 매매가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전주 대비 세종 -0.09%, 충남·북 각각 -0.02% 떨어졌으며, 대전은 0%로 보합세를 기록했다.
대전은 최근 분양한 도안신도시 2-5지구 '도안 푸르지오 디아델'과 서구 가장동 '힐스테이트 가장더퍼스트'가 완판되며 기대감을 높였지만, 여전히 미분양 물량 등으로 부진한 성적을 내고 있다.
다만 미국이 정책금리를 인하하면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와 연착륙에 대한 기대감이 교차하고 있다. 수도권 집값 폭등과 이에 따른 가계부채 급등 우려 등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있어 한국은행이 이를 따르기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9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2020년 3월 이후 4년6개월 만에 정책금리를 50bp 인하(금리 상단 5.5→5.0%)했다. 통상 정책금리를 0.25%p(포인트)씩 올리고 내리는데 반해, 이번엔 한번에 0.5%p를 내린 '빅컷'을 단행한 것이다.
이에 최상목 경제부총리는 가계부채와 부동산 시장·PF 등 리스크 요인 관리를 강조했다.
그는 "가계대출은 주택거래 증가가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서 주택담보대출 중심으로 증가했으나, 9월부터 시행된 정책 효과 등이 가시화되면서 상승폭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주택시장이 과열되거나 가계부채가 빠르게 증가할 경우, 추가적 관리수단을 적기에 과감하게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가 가계부채와 부동산 시장을 언급한 이유는 미국의 정책금리 인하와 발맞춰 우리나라도 기준금리를 인하할 경우 가계부채 폭증이 예상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정부는 가계부채와 부동산 시장이 모두 안정될 것이란 예상을 내놨다.
한국은행은 서울 집값이 집값 폭등기인 2021년의 90% 수준을 회복하면서 가계부채 비율이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행이 발간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의 '주택시장·가계부채 상황에 대한 평가 및 시사점' 분석에서 "수도권 주택 가격이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가계부채 비율도 현재의 높은 수준을 이어갈 가능성이 커졌다"며 "향후 단기 불안이 이어지겠지만 점차 안정될 것으로 보는 견해와 내년 이후까지 수도권 주택시장 과열이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이 병존하는 등 전망 불확실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도권 주택 가격과 가계부채 추이가 금융안정 상황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 향후 금리 인하 시기와 속도 등을 결정해 나갈 필요가 있다"면서 "경제 주체들에게 이러한 정책 방향을 명확히 전달해 과도한 금리 인하 기대가 형성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호진 기자 hoo1006@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