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권선형 기자] 전기차 화재가 연이어 발생한 가운데 K배터리 기업들이 배터리 안전성 확보와 열폭주 예방 기술 고도화에 집중하며 전기차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털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12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 SK온, LG에너지솔루션 등 K배터리 3사는 고도화된 배터리 품질관리로 안전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중에서도 3사가 가장 집중하고 있는 분야는 열폭주 지연 기술이다.
전기차의 주 동력원으로 사용되는 배터리 팩의 경우 최소 100개 이상의 배터리 셀로 구성되며, 이중 어느 한 개의 셀이 스트레스와 오용으로 손상되면 단시간에 높은 열과 다량의 인화성 가스를 발생시키는 열폭주 현상이 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 발생되는 화염과 다량의 고온 인화성 가스가 정상적인 인접 셀들에 열전파되면 배터리 팩 내 모든 셀들에 연쇄적으로 열폭주가 일어나 화재와 폭발이 일어날 수 있다.
이에 삼성SDI는 작년 셀-모듈-배터리 팩을 연계한 열전파 방지 기술을 확보해 제품에 적용하고 있다. 또한 셀, 모듈, 배터리 팩 별 전문가로 구성된 열전파방지협의체를 통해 각 제품군별 열전파 방지 기술을 도출하고 검증해 제품군에 맞는 솔루션을 제안하고 적용하고 있다.
삼성SDI 측은 “제품 개발 초기부터 셀의 화학성분에 따른 특성을 파악하고, 모듈·팩 각각의 주요 설계 인자를 감안한 후 열전파 특성을 예측하고 있다”며 “열전파 특성 예측 프로그램을 개발해 예측 정확도를 높이는 등 기존에 확보한 열전파 방지기술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삼성SDI는 배터리 안전성을 개선한 SB(Safety Battery)를 개발하고 있다. 일반 배터리는 90도 굽힘·펼침, 과도한 낙하, 못 관통 등의 외부 충격으로 인해 양극 기재와 음극 쇼트 등의 문제가 발생하지만, SB는 유연성이 높은 극판을 사용해 갈라짐을 제어하고, 세라믹 절연층과 보완기재를 활용해 쇼트 발생을 차단할 수 있다. 또한 SB에는 안전성 첨가제를 사용해 리튬 덴드라이트를 억제했다.
삼성SDI 측은 “배터리 상태 변화까지 예측해 배터리 안전성을 강화하고 있다”며 “새로운 안전성 유형을 발굴하고 이를 비파괴 검사, 가속 검증법, 한계평가 등을 실시해 출하 시 뿐만 아니라 사용에 따라 셀이 열화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제품 안전 리스크를 감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온은 화재 주요 원인인 내부단락 가능성이 낮은 배터리 셀을 생산하고 있다. 여기에 활용되는 기술은 Z폴딩(Folding) 기술이다. Z폴딩 기술은 배터리 내 분리막을 지그재그 방식으로 쌓아 배터리 셀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고 균일하게 적층해, 화재를 유발할 수 있는 양극과 음극의 접촉 가능성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기술이다. 분리막을 자르지 않고 길게 뽑아내, 양극과 음극을 한 번에 감싸는 방식이다. Z폴딩 기법을 사용하게 되면 분리막이 양극과 음극 사이를 지그재그로 오가며 완전히 포개는 형태로 감싸게 돼 양극, 음극이 완전히 분리된다. 이로 인해 테두리(모서리) 부분에서 양극과 음극이 접촉될 수 있는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줄일 수 있다. 또한 차량의 속력이 빨라질 경우엔 배터리 구성 요소의 정렬이 틀어질 수 있는데 ‘Z 폴딩’ 기법은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아 안전성을 더 높일 수 있다.
SK온은 “Z폴딩 기술은 양극과 음극의 정확한 정렬을 통해 셀스트레스를 최소화하고 양극과 음극의 접촉을 차단함으로써 배터리 활화 가능성을 최소화 한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원통형 46시리즈 제품의 경우 셀 레벨의 디렉셔널 벤팅(Directional venting) 기술을 적용하며 안전성을 높였다. 이 기술은 배터리 내부의 폭발 에너지를 외부로 빠르게 배출해 셀의 저항을 줄임과 동시에 셀의 안전성을 높이고, 연쇄 발화를 방지해준다.
하이니켈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제품의 경우 열 제어 기술 향상, 모듈·팩 쿨링 시스템 적용, 열 전이 방지 솔루션 강화 등을 통해 안전성 높이고 있다. 또한 배터리 제조 이후에는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을 통해 이상 징후를 파악하는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최근에는 고도화된 BMS 개발을 위해 기술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 ADI(아나로그디바이스)와 BMTS(배터리관리토탈솔루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협력에 나섰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이를 통해 고속 충전 안전성을 강화하고 배터리의 충전과 건강상태도 정확히 파악할 수 있어 배터리의 성능과 수명 향상에도 기여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3월에는 퀄컴과 협력해 시스템온칩(SoC)을 기반으로 한 첨단 BMS 진단 솔루션 개발 협력에 나서는 등 BMTS 역량 강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며 배터리 안전성 강화에 나서고 있다.
권선형 기자 peter@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