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20년이 최대...궁극적인 무탄소 연료 투자와 개발 지원 확대해야”
[한스경제=김우정 기자] 글로벌 해운업계는 2050년 탄소중립을 향한 디딤돌로 액화천연가스(LNG)를 선택했다. 이에 맞춰 해상 위에는 LNG 선박이 대거 등장했고 그만큼 LNG 벙커링(bunkering) 수요도 확대되고 있다. 그중 국내 LNG 인프라가 전세계 시장에 비해 미약하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LNG 벙커링이 신산업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시황기업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1000GT를 초과하는 선박 중 LNG 추진선은 1070척으로, 전체 선박의 1% 점유율을 차지했다.
노르웨이선급협회(DNV)의 분석 결과 전세계 LNG 추진선은 지난해 472척으로, 국제해사기구(IMO)가 국제 해운 탄소배출량을 규정한 2018년에 비해 28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오는 2028년에는 1058척으로 124%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만 신규 계약된 LNG 추진선은 58척으로 알려졌다.
이에 맞춰 선박에 LNG 연료를 공급하는 벙커링 수요도 상승하고 있다. 벙커링 방식은 일반적으로 △TTS(Truck to Ship) △STS(Ship to Ship) △PTS(Port to Ship)이 있다. 최근 대형 LNG 추진선이 대거 등장하며 STS와 PTS 방식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
한국LNG벙커링협회에 따르면 전세계 벙커링용 LNG 연간 소비량은 지난해 340만t에서 2025년 750만t, 2028년 1500만t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올해 LNG 벙커링 수요는 지난해 추정치인 240만t에서 2.5배 증가한 600만t를 돌파할 전망이다.
실제로 대표적인 벙커링 항만인 네덜란드 로테르담항과 싱가포르항의 LNG 벙커링 실적은 지난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에 더해 올해 1분기 로테르담항의 LNG 벙커링 물동량은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으며, 올해 1월 싱가포르항의 LNG 벙커링 물량은 전년 대비 8배가 상승한 1만400t을 기록했다.
이에 반해 영국 해운조사기관 드류리는 보고서를 통해 오는 2027년까지 1000척 이상의 LNG 추진선이 운항될 전망이지만 LNG 벙커링 인프라 개발은 2028년까지 3000만t 증가에 그쳐 잠재적인 수요 증가와 선대 성장에 뒤처질 것이라 강조했다.
전세계 LNG 벙커링은 유럽, 북미, 동아시아에서 활발히 진행되는 반면 국내 LNG 벙커링 인프라는 미흡한 상황이다.
올해 국내 LNG 벙커링 시장 규모는 6만t 수준으로, 그중 4만t을 한국가스공사의 자회사 한국LNG벙커링이 담당하고 있다. LNG 벙커링의 대부분은 LNG 선박 시운전용으로, 실제 운항용은 6000t에 그친다.
이에 LNG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포스코인터내셔널, 삼성중공업, 한국가스공사 등이 LNG 벙커링 사업울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말 삼성중공업은 LNG 벙커링을 위한 다목적 바지선 ‘그린 누리호’를 건조해 운영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LNG 벙커링을 위한 사업권을 획득한데 이어 지난해 3월 주총을 통해 ‘선박연료공급업’과 ‘선박용 천연가스 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이로 인해 삼성중공업은 국내 조선소 처음으로 자체적으로 LNG 운반선·추진선의 화물탱크와 연료탱크에 천연가스를 직접 공급할 수 있게 됐다.
한국LNG벙커링 또한 지난해 국내 조선·해운사와 7500㎥급 LNG 벙커링 전용선 ‘블루웨일’호를 건조한 바 있다.
특히 광양 제1LNG터미널을 통해 LNG 전 밸류체인을 구축한 포스코인터내셔널은 PTS 벙커링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오는 2026년 완공되는 광양 제2LNG터미널에 2만㎘급 벙커링 부두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태환 대신증권 책임연구원은 “2022년 대량 발주된 LNG선의 상당수가 오는 2025~26년 중 인도될 예정이다. 2026년까지 국내에서 건조한 매년 70척 내외의 LNG선은 시운전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국내에서 LNG선 시운전을 수행할 수 있는 터미널의 숫자가 제한적인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시운전 사업 실적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LNG가 화석연료로서 온실가스 감축량이 20%에 그친다는 점에서 LNG 인프라 사업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유민 기후솔루션 연구원은 “화석연료인 LNG에 장기적으로 의존하는 것은 실질적인 온실가스 감축을 불가능하게 한다”며 “LNG 벙커링 설비는 메탄올, 암모니아, 수소 등과 설비 공유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화석연료 설비는 앞으로 20년 이상 사용되기 어렵다”며 “궁극적으로 나아가야 할 무탄소 연료에 대한 투자와 개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우정 기자 yuting4030@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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