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근현 기자] 국립중앙의료원 응급실 벽을 들이받은 택시 운전사 최모(70)씨가 마약 간이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

4일 서울 중부경찰서와 언론에 따르면 최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상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최씨는 입건 뒤 실시한 마약 간이 검사에서 모르핀 양성 결과를 받았다. 경찰은 최씨의 머리카락과 소변 등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검사를 의뢰했다. 사고 뒤 음주 측정에선 음성이 나왔다.

최씨는 마약 간이 검사 결과에 대해 평소 체력이 좋지 않고 지병이 많아 여러 약을 먹었기 때문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는 “고지혈증, 당뇨, 혈압, 간장, 비염, 감기 등 6~7가지 증상에 대한 약을 일주일 치 처방받았고, 점심식사 뒤 일하는 도중 한꺼번에 먹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 체포 당시 겉모습만 봐서는 마약을 한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다”며 “마약 간이 검사는 결과가 빨리 나오지만, 감기약만 먹어도 양성 반응이 나올 수 있어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택시 운전사 최씨는 지난 3일 오후 5시 15분쯤 국립중앙의료원 응급실로 돌진했다. 이 사고로 응급실 앞에 서 있던 시민 3명이 부상을 당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3명 모두 생명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고로 차량 4대가 파손됐다.

최씨는 현장에서 경찰에 차량이 급발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서로 체포된 뒤 진행된 진술 조사에선 “기억 나지 않는다”고 말을 번복했다고 한다. 최씨는 2001년에 택시 운전 자격증을 취득한 23년차 택시 운전사로 알려졌다.

경찰은 폐쇄회로와 차량 내 블랙박스 등을 확보하고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김근현 기자 khkim@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