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 "감소세는 세계적 큰 성공"
감소 지속될 경우 HCFC 농도, 2080년까지 1989년 수준 돌아가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오존층을 파괴하고 지구온난화 속도를 높이는 유해가스 HCFC(수소염화불화탄소)가 처음으로 줄어들기 시작했다. 과학자들은 '수요 피크'가 예상보다 빠르게 정점에 달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전했다.
가디언이 인용한 과학저널 네이처 기후변화(Nature Climate Change)에 실린 영국 브리스톨대 연구팀의 논문에 따르면 대기 내 유해가스인 HCFC 농도가 처음으로 크게 감소했다. HCFC 농도는 지난 2021년 최고치에 달한 뒤 감소세에 접어든 것이다.
이는 앞서 정점 도달 시기로 예상했던 2026년보다 5년 앞당겨진 결과다. 이에 HCFC에 따른 오존층 파괴 가능성은 75%p 감소했다.
논문은 2개의 국제 대기 모니터링 프로그램으로 대기 내 HCFC 농도를 측정한 것을 기반으로 했다.
대기 내 HCFC 농도는 2021년까지만해도 가파르게 증가했다. 극지연구소에 따르면 2016년부터 4년간 연 평균 710~2300톤이 배출됐다. 그러나 국제사회의 노력으로 감소하기 시작했다.
이 논문의 주저자인 루크 웨스턴(Luke Western)은 "현 상황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며 "세계적으로 큰 성공을 거뒀다"고 평가했다.
국제사회의 노력은 1987년 체결된 몬트리올 의정서에서 시작됐다. 의정서에는 냉장고와 에어컨, 에어로졸 스프레이 등에서 발생하는 오존층 파괴 물질을 단계적으로 없애겠다는 목표가 담겼다. 의정서 체결 30여년 만에 목표 달성에 희망이 생긴 것이다.
의정서 채택 당시 과학자들은 남극 상공의 오존층에 구멍이 나면서 암을 유발할 수 있는 방사선이 지구 표면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오존층 파괴에는 CFC(염화불화탄소)가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흔히 '프레온가스'로 알고 있는 CFC는 냉장고와 에어컨 냉매에 가장 많이 쓰였다. 그밖에도 단열재, 반도체 세정제로도 활용됐다.
CFC 생산 및 사용을 줄이기 위해 1987년 몬트리올 의정서가 채택된 것이다. 의정서에 서명한 국가들은 CFC 생산의 단계적 중단을 약속했다. 이를 계기로 서명한 국가들을 시작으로 'CFC 중단'은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2010년에 이르러서는 생산이 금지됐다.
이후 1992년에는 CFC 대체물질인 HCFC 생산 및 소비도 2040년까지 중단하기로 합의했다. HCFC는 CFC보다 오존 파괴 가능성이 10% 미만이지만, 지구온난화 효과는 이산화탄소의 최대 1800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터포스트(WP)에 따르면 HCFC가 지구표면온도 상승에 미친 영향은 약 0.05도다. 이대로 감소세가 유지된다면 HCFC 농도는 2080년까지 1989년대 수준으로 돌아갈 전망이다.
정라진 기자 jiny3410@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