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1분기, 해외 출국자수 지난해 동기 대비 약 50% 증가
은행권, 수수료 면제부터 맛집 정보까지 제공
"수익성보다 MZ세대 유치로 미래고객 확보" 

 

은행권이 본격적인 휴가철을 앞두고 해외 여행객을 대상으로 한 특화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우리은행 공
은행권이 본격적인 휴가철을 앞두고 해외 여행객을 대상으로 한 특화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우리은행 제공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본격적인 휴가철을 앞두고 은행권이 잇따라 해외 여행객을 대상으로 한 특화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환율우대나 수수료 면제와 같은 혜택을 담은 카드를 출시하는가 하면, 면세점과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며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 종료 후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하면서 국외 카드 사용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은행권은 해외여행 특화 상품 및 서비스 등을 통해 해외 결제 시장의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MZ세대를 빠르게 유치,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나선 것이다. 

최근 은행권은 환전·결제·수수료 면제·캐시백·여행 정보 제공 등, 해외여행에 특화된 상품 및 서비스를 잇달라 선보이며 고객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토스뱅크는 최근 외화통장 보유 고객들에게 일본 여행 맛집 순위, 일본 공항 내 ATM 위치 찾기 기능와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며, 일본 여행을 준비하는 고객들에게 편의성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체크카드로 발생한 해외결제 가맹점 승인건수를 활용해 '일본 맛집 톱(Top) 10' 정보는 물론, 일본 주요 공항(도쿄 나리타·도쿄 하네다·후쿠오카·오사카·삿포로) 내 ‘출금 수수료 무료 ATM 위치 찾기’ 서비스도 도입했다. 토스뱅크는 앞으로 해당 서비스 도입 국가를 더욱더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우리금융그룹은 해외여행을 준비하는 고객들의 눈높이에 맞춰 환전·결제·할인·적립과 같은 혜택을 담은 ‘위비트래블 체크카드’를 출시했다. 이 카드는 기본적으로 국내외 이용 시 5% 캐시백을 제공하며, △해외결제 수수료 면제 △국제브랜드 수수료 면제 △해외ATM 출금 수수료 면제 △전 세계 1300여 개 공항 라운지 연 2회 무료 이용 등, 해외 여행자에게 꼭 필요한 혜택을 모아서 제공한다.

KB국민은행은 KB국민카드와 함께 ‘KB국민 트래블러스 체크카드’를 내놓았다. 전월 이용실적 조건 없이 전 세계 33종 통화에 대해 100% 환율 우대를 제공한다 또한 해외 가맹점 이용 및 ATM 인출 시 수수료를 면제해 주며, 'KB Pay 여행'을 통해 국제선 항공권 구매 시 7% 할인도 받을 수 있다. 이에 'KB국민 트래블러스 체크카드’는 출시 4일 만에 10만장이 넘게 발급됐다. 이는 KB국민카드 단일상품으로 최단기간 내 최대 판매다.

아울러 KB국민은행은 신세계면세점, LG유플러스와 업무협약을 통해 각각 할인 및 환율 우대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신한카드와 함께 ‘SOL트래블 체크카드’를 통해 국외 여행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SOL트래블 체크카드’는 ‘어디서든 365일 혜택 받는 카드’로 콘셉트로 △전세계 30종 통화 100% 환율우대(재환전 시 50% 환율우대) △해외결제 및 해외 ATM 인출 수수료 면제(기존 수수료 해외 결제 시 1.2%, 해외 ATM 인출 시 1%+건별 3달러) △전 세계 1200여 개 공항라운지 무료 이용 △마스터카드 트래블 리워드 서비스(25개국 400여 개 가맹점 캐시백 최대 10%) △일본 3대 편의점 5% 할인 △베트남 Grab 및 롯데마트 5% 할인 △미국 스타벅스 5% 할인 등의 혜택을 연회비 없이 제공한다. ‘SOL트래블 체크카드’는 출시 2개월 만에 50만명 고객을 유치했다. 

하나금융그룹은 ‘트래블로그’로 해외여행 고객을 유치하고 있다. 트래블로그는 24시간 365일 모바일 환전으로 해외여행의 경험을 획기적으로 바꾸고 있는 하나금융의 대표적인 해외여행 서비스다. 과거 해외여행 시 은행 영업점에서 실물 화폐를 찾던 관행을 깨고 디지털을 통한 현금 없는 여행을 선도하며 고객들 사이에 ‘무조건 챙겨야 하는 해외여행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올해 2월부터 하나은행 전 영업점에서 신청 즉시 발급 받을 수 있으며 △41종 통화 환율우대 100%(무료환전) △통화별 환전 한도 300만원까지 확대 △외화 무료 송금 서비스 시행 등, 손님 중심의 차별화된 혜택과 편리함을 제공한다.

트래블로그 가입자는 5월 기준으로 500만명을 돌파했으며, 환전액은 1조 9000억원을 넘어섰다. 트래블로그 주요 혜택으로 고객이 아낀 금액은 △환전 수수료 572억원 △해외 이용수수료 280억원 △해외ATM 인출수수료 159억원 등, 총 1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3월 외화 충전 및 결제 서비스 핀테크 스타트업 '트래블월렛'과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이달 중으로 '외화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처럼 은행권이 해외결제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이유는 코로나 이후 여행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관광지식정보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해외 출국자수는 742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98만명) 대비 49%나 증가했다. 

여행객 증가에 맞춰 카드 실적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한국은행의 ‘2024년 1분기 중 내국인의 카드 해외 사용실적’에 따르면, 신용카드·체크카드·직불카드 등 전체 카드 해외 사용액은 51억 8000만달러로 지난해 동기(46억 달러) 대비 12.6%나 증가했다. 

이에 금융권 안팎에선 고객 중심의 상품이 앞다퉈 출시되면서 출혈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은행권에선 당장의 실적이나 수익보다 미래를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하나의 과정으로 보고 있다. 해외결제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20대와 30대를 유치하는 추후 시장은 선점하는 방법이란 이야기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해외여행 수요가 회복 중이고, 해외 결제 시장 트랜드가 변화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트랜드 변화는 MZ세대들이 이끌어가고 있는 만큼 은행권에서는 미래 고객 확보를 위해 해외여행 관련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해외결제 시장에서 주된 소비층은 20·30세대로 나타났다. 지난 2월 기준, 트래블로그 체크카드 전체 이용자 중 MZ세대 비중은 무려 약 70%에 달했으며, '신한 SOL트래블 체크카드'의 연령대별 해외 사용 비중은 20대가 15.2%로 가장 많았고, 30대가 13.2%로 뒤를 이었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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