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철강 공급과잉으로 하락세 ‘여전’...비철금속은 수요증가로 호조세
3일 각각 기념식...철강협회 “올해 철의 날 일요일이어서 평일로 앞당겨”
지난해 1월 1일 경북 포항시 남구 제철동에 있는 포스코 포항제철소 2고로에서 한 직원이 용광로에서 쇳물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제공
지난해 1월 1일 경북 포항시 남구 제철동에 있는 포스코 포항제철소 2고로에서 한 직원이 용광로에서 쇳물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제공

[한스경제=김우정 기자] 올해 철의 날과 비철금속의 날 기념식이 3일 같은 날 개최돼 각 산업의 향후 방향성을 재확인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날 열린 기념식과 달리 올 하반기 철강은 공급 과잉, 비철금속은 수요 확대의 상반된 업황을 보일 전망이다.

지난 4월 세계철강협회(WSA)는 올해 글로벌 철강 수요를 전년 대비 1.7% 증가한 17억9310만t으로 예측했다. 이어 내년 전망치로 올해보다 1.2% 증가한 18억1520만t을 예상했다.

WSA는 중국 철강 수요 기대치를 지난 10월 예측치보다 하향 조정해 전년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 전망했다. WSA는 “중국은 이미 철강 수요 정점을 통과했고 부동산 투자 감소로 철강 수요가 하락 전환될 것”이라며 “내년에는 중국 철강 수요가 1% 감소해 올해가 중국 철강 수요의 정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박광래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도 “중국이 부동산·인프라 투자에 의존하는 경제 발전 모델에서 점차 벗어나면서 중국의 철강 수요는 중기적으로 성장 동력을 크게 얻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상반기 철강업계는 전반적인 철강 수요 부진 등으로 업황 개선의 기회를 얻지 못했다. 국내 철강업계는 원재료 가격 급등으로 인한 원가 부담 증가, 중국·일본 등 수입재와의 가격 경쟁 구도, 저조한 산업 수요 등의 원인으로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실제로 올해 1분기 포스코홀딩스와 현대제철의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대비 17.3%, 83.3% 감소했다.

하반기에도 중국 부동산 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과 과잉물량의 밀어내기 수출 지속 등으로 하락세가 유지될 전망이다.

이태환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철강 가격은 원재료 가격 부담 증가를 반영해 인상 시도가 예상되나 전방산업의 약한 수요와 중국산 수입재와의 가격경쟁구도가 지속되는 점을 고려하면 온전한 판가 전가는 어렵다”며 “원가 부담이 정점 대비 낮아진 점이 철강업체 수익성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업계는 철강산업의 회복이 2025년 이후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규익 SK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중국이 주택 구매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있으며 중국 정부가 미분양 주택 매입에도 나서고 있다”며 “실제 부동산 지표가 개선되는 2025년 초 이후엔 철강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반해 비철금속은 구리 가격의 상승으로 하반기에도 호조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올해 1분기부터 구리는 남미 파나마 코브레 광산의 생산차질과 중국 제련소 감산 합의 등의 공급감소로 가격이 상승했다. 업계에 따르면 파나마 코브레 광산은 현지 주민들의 반대로 연내 재가동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박광래 연구위원은 “파나마 코브레 광산 외에도 사망사고 발생, 전력 부족, 환경 오염 등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는 구리 광산들이 많아 내년 이후에도 큰 폭의 광산 생산량 증가는 어려울 전망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공급은 줄어드는 반면 중국 제조업 경기 회복과 함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해저케이블 투자 등으로 수요는 개선될 것으로 관측돼 하반기에도 구리 가격은 상승할 전망이다. 특히 탄소중립시대에 열·전기 전도성이 높은 구리는 송배전망이나 발전기, 모터, 변압기 생산에 활용되고 있어 매년 100만t 이상의 신규 수요가 창출될 것으로 분석된다.

이태환 애널리스트는 “구리 외에 아연, 연, 니켈 등 산업금속의 가격도 지난 4월부터 상승세가 나타났다”며 “이는 산업 수요의 회복 기대보다는 지정학적 이슈에 따른 공급망 불안과 러시아산 알루미늄·구리·니켈 수입 금지 조치에 따른 공급 충격 등이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금리 인하와 글로벌 경기 회복이 하반기부터 명백해질 경우 비철금속 선호 현상은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25회 철의 날’ 행사에서 장인화 한국철강협회 회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 김우정 기자
‘제25회 철의 날’ 행사에서 장인화 한국철강협회 회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 김우정 기자

엇갈린 업황처럼 철강사들과 비철금속 기업들은 이날 따로 행사를 갖고 각 산업의 성장과 발전을 다짐했다. 

‘제25회 철의 날’ 행사에서 장인화 한국철강협회 회장은 “친환경 생산 체제로 조기 전환함으로써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탄소중립에 기여하고 확대되고 있는 세계 친환경 철강재 시장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갖추겠다”고 강조했다.

‘제25회 철의 날’ 행사에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축사를 하고 있다 / 김우정 기자
‘제25회 철의 날’ 행사에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축사를 하고 있다 / 김우정 기자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축사에서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탄소 감축 역시 철강산업의 큰 과제”라며 “올해 3.7조원 규모의 정책금융을 철강산업에 지원하고 올해 말 만료 예정이었던 수소환원제철 등 국가 전력기술의 세액공제 적용기간을 연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안덕근 장관은 전날 행사 참석 계획을 취소한 바 있다. 이에 산업부 관계자는 “오전 용산에서 열린 국정브리핑이 끝난 이후 잠시 틈이 생겨 방문했다”고 답했다.

‘제17회 비철금속의 날’에 참석한 이승렬 산업부 산업정책실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 김우정 기자
‘제17회 비철금속의 날’에 참석한 이승렬 산업부 산업정책실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 김우정 기자

‘제17회 비철금속의 날’에 참석한 이승렬 산업부 산업정책실장은 “디지털 금속 산업이 수요산업의 니즈 변화에 적기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이 갖춰져야 한다”며 “비철금속을 필요로 하는 AI 반도체나 친환경 에너지 등 수요 산업의 발전에 맞춰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산업 역량이 확보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철강협회는 철의 날 기념식 행사 일정이 변경된 이유에 대해 “올해 철의 날(6월9일)이 일요일이어서 일주일 앞당겨 평일에 개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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