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반도체 등 업황 악화로 ‘경제간접 기여성과’ 하락
삶의 질 높이는 제품·서비스 성과는 전년 대비 47%↑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해 9월 15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SV 리더스 서밋’에서 기조연설을 하고있다. / SK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해 9월 15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SV 리더스 서밋’에서 기조연설을 하고있다. / SK

[한스경제=조나리 기자] SK그룹이 지난해 16조8000원의 사회적가치(SV, Social Value)를 창출했다고 22일 발표했다. 전년 대비로는 15% 감소했으며, 첫 측정을 시작한 2018년부터 누적액은 93조원에 이른다.

사회적가치란 이해관계자들이 당면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완화하는데 기업이 기여한 가치를 의미한다. 경제적가치와 사회적가치를 동시에 실현하는 ‘더블보텀라인(DBL)’ 경영을 추구하는 SK는 과거 정성적 요소로만 평가되던 사회적가치 성과를 매년 화폐 단위로 측정해 발표하고 있다.

SK의 사회적가치 측정 분야는 △경제간접 기여성과(고용, 배당, 납세) △환경성과(친환경 제품·서비스, 생산공정 중의 환경 영향) △사회성과(삶의 질을 개선하는 제품·서비스, 노동, 동반성장, 사회공헌) 등 3가지다.

분야별로는 경제간접 기여성과 16조6000억원, 환경성과 -2조7000억원, 사회성과 2조9000억원 등이다. 지난해 창출한 사회적가치 총액은 전년 대비 15% 줄었지만, 세부 항목 중 사회성과 수치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SK는 설명했다.

먼저 경제간접 기여성과는 전년 대비 17% 하락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주요 관계사들의 배당과 납세액이 줄어든 결과다. 특히 반도체 및 석유 사업 업황 악화로 SK하이닉스와 SK이노베이션의 영업이익이 감소하며 그룹 전체 경제간접 기여성과에 영향을 미쳤다.

SK 측은 “경제간접 기여성과는 외부환경 변수가 많아 관리가 어려운 영역”이라며 “사업 본연의 성과 강화를 통해 지속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환경성과 분야는 -2.7조원으로 전년(-2.8조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SK는 비즈니스 확대로 인한 공장 증설에도 불구하고, 환경 공정에서 마이너스 성과가 늘어나지 않도록 탄소 감축을 위한 솔루션들을 찾겠다는 방침이다.

사회성과 분야에서는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사회 관련 제품 및 서비스’ 영역에선 2018년(1700억원) 대비 지난해 9배 늘어난 약 1조5000억원의 사회적가치를 창출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로도 47% 증가한 수치다.

대표적으로 SK텔레콤이 개발한 보이스피싱 예방서비스는 범죄번호 수·발신 차단을 통해 지난해 3575억원의 사회적가치를 창출했다. 또 SK바이오팜은 자체 개발한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XCOPRI)’로 환자와 보호자들의 삶의 질 개선에 기여하며 3051억원의 사회적가치를 만들었다.

SK 관계자는 “6년간의 성과 추이를 보면 글로벌 경기 및 업황에 따라 등락을 보일 수밖에 없는 배당과 납세 영역을 제외한 영역에서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각 관계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역량과 인프라를 사회문제 해결에 적용할 수 있도록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해 나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 세계적인 ESG 공시 의무 확산으로 사회적가치의 화폐 단위 측정이 기업 경영의 필수 요소가 될 전망이다. 유럽연합은 지난해 3월 ESG 공시를 의무화했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도 지난달 기후공시 의무화를 확정했다. 한국도 같은달 ESG 공시기준 초안을 발표한 상태다.

SK는 국제 기업연합체인 VBA(Value Balancing Alliance)에 부회장사로 참여해 사회적가치 국제 측정 표준을 만들기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SK는 2030년까지 환경과 사회에 기여하는 제품·서비스를 통해 현재보다 2배 이상 성과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SK의 사회적가치 측정 결과 및 세부 내용은 그룹 홈페이지를 통해 오는 6월 중 공개한다.

조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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