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로이터, 미 검찰 테슬라 주행보조 관련 사기 혐의 수사 진행 보도
차이나데일리, 중국 내 로보택시 시범운행 긍정 검토 보도
8월 8일 로보택시 공개 예정...테슬라 '비전' 신뢰성에 악재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미국 검찰이 테슬라의 주행보조 기능과 관련해 사기 수사 중이라고 로이터가 8일 단독 보도했다. 테슬라의 성장동력이 자율주행이고 8월 로보택시 공개도 목전에 앞둔 만큼 테슬라라는 기업의 '비전'과 '가이던스'는 의심받게됐다. / 연합뉴스

[한스경제=박정현 기자] 미국 검찰이 테슬라의 주행보조 기능과 관련해 사기 혐의로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날 중국서 테슬라의 중국 내 로보택시(무인택시) 도입이 긍정 검토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테슬라 전기차의 차별점이 자율주행이고 8월 로보택시 공개까지 예정된 만큼 이번 테슬라 관련 보도는 테슬라의 '비전'과 '가이던스'에도 영향을 미친다. 경영난으로까지 치닫을 우려도 있다.

로이터는 8일(현지시간) 미 검찰이 2022년부터 테슬라를 상대로 조사에 착수했으며 현재는 형사 책임을 지우기 위해 혐의를 검토하는 단계라고 보도했다.

이 조사는 테슬라가 자사의 주행보조 기능인 '오토파일럿'과 주행보조 옵션인 '풀셀프드라이빙(FSD)'을 운전자의 주의가 필요치 않은 '완전자율주행'으로 소개해 소비자나 투자자들을 속였는지가 골자다.

오토파일럿과 FSD는 조향, 제동, 차선 변경 등을 돕는 자율주행보조장치로, 운전자의 주의가 필요없는 완전자율주행 시스템이 아니다. 테슬라의 공식적인 소비자 안내문도 자율주행이 작동 중이더라도 언제든 운전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라고 경고하고 있다.

그러나 2016년 테슬라는 오토파일럿 기능을 소개하는 영상에 "운전자는 아무것도 하지 않습니다. 차가 스스로 운전합니다" 같은 문구를 사용했다. 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당신이 운전대를 건드리지 않아도 직장과 친구의 집, 식료품 가게까지 이동할 수 있게 해줄 것" 같은 테슬라의 자율주행이 완벽하다는 인상을 주는 발언을 반복했다. 

테슬라 오토파일럿 홍보 영상 내 문구 "운전자는 아무것도 하지 않습니다. 차가 스스로 운전합니다" / 테슬라 홍보 영상 캡쳐
테슬라 오토파일럿 홍보 영상 내 문구 "운전자는 아무것도 하지 않습니다. 차가 스스로 운전합니다" / 테슬라 홍보 영상 캡쳐

이 같은 문제로 오토파일럿 시스템은 467건의 충돌사고와 몇 건의 사망을 촉발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테슬라 기술에 대한 운전자의 기대와 시스템의 실제 성능 사이에 심각한 안전 격차"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 정부가 테슬라의 자율주행과 관련해 수사를 시작했다는 언론보도는 앞서도 있었지만 '사기'로 보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형사책임이 따르는 만큼 결과에 따라 머스크가 구속될 수도 있다.

테슬라는 "(과거에) 장기적 열망을 담은 목표를 실현하지 못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법조계는 검찰이 테슬라를 기소하는 단계에 이르려면 문제의 발언들이 '장기적 열망'이 아닌 '고의적 허위 진술'임을 입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로이터 보도 이후 테슬라의 주가는 소폭 하락했지만 중국 관영지 차이나데일리가 중국 내 로보택시 시범 운행이 긍정적으로 검토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하며 치명적인 하락은 피했다.

차이나데일리는 8일 머스크가 최근 중국을 방문, 중국 고위 당국자들을 만나 FSD 출시 승인을 신청하면서 로보택시 기술을 중국 택시에 탑재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중국 측 관계자가 "테슬라의 로보택시 시범운행을 환영한다"며 "좋은 본보기가 되길 바란다" 답했다고 전했다.

로보택시 콘셉트 이미지 / 온라인커뮤니티캡쳐
로보택시 콘셉트 이미지 / 온라인커뮤니티캡쳐

미국과 중국이 같은 날 테슬라 관련 소식을 보도했지만 그 내용은 판이하다. 미국이 소비자의 안전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면, 중국은 다국적 기업을 중국 내로 끌어들이는 점에 방점이 찍힌다. 외국 기업 투자가 마르고 있는 중국에게 테슬라와의 협업은 외국 기업에 보내는 긍정 신호가 될 수 있다.

이날 로이터 보도가 자율주행 안전성에 대한 의문을 던지며 소비자들의 부정적 시각도 증폭됐다. 지난해 10월 JD 파워와 MIT가 공동연구해 발표한 모빌리티 신뢰지수에 따르면 자율주행 자동차에 대한 미국 소비자 신뢰도는 2년 연속 하락 추세다.

자율주행 기업들도 기술 개발과 상용화의 어려움으로 난관에 빠져있다. 9일 현대차그룹의 미국 합작업인 모셔널은 직원 수를 줄이고 기술 상용화 계획을 연기했다. 앞서 애플은 자율주행차 개발을, 포드는 레벨4 자율주행 구현을 포기했다. 포드는 2022년 폭스바겐과 만든 자율주행 합작사 아르고AI를 폐업시키기도 했다.

테슬라가 악재를 떨치기 위해서는 미국 검찰의 수사 문제와 별도로 8월 8일 예정된 로보택시 공개에서 더 완성된 완전자율주행 시스템을 선보여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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