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조나리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달 바티칸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일 교황청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4월 27일 바티칸 사도궁에서 교황을 처음 알현했다.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인 유흥식 추기경이 가교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 추기경은 2021년 6월 한국인 성직자 최초로 교황청 장관에 발탁됐고, 2022년 5월 29일 네 번째 한국인 추기경으로 임명됐다. 이 회장이 그해 7월 바티칸을 방문해 유 추기경의 임명을 축하했고, 그 인연으로 이번 교황과의 만남도 성사됐다.

이 회장과 교황의 만남에는 유 추기경과 남석우 삼성전자 사장, 다비데 코르테 삼성전자 이탈리아 법인 IT제품 세일즈 헤드가 동석했다.

이 회장은 교황을 만나 준비한 기념품을 교환했으며, 교황은 이 회장과 삼성 대표단에 축복의 말을 건넸다.

또한 이번 만남은 삼성전자의 옥외 전광판 기부에 대한 교황청의 답례 의미도 포함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여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 옥외 전광판 4대를 설치한 바 있다. 2007년 일본 파나소닉이 설치한 옥외 전광판이 낡아 교황청이 교체를 검토하자 삼성전자가 손을 내민 것이다.

지난해 9월부터 가동된 삼성전자 옥외 전광판은 LED 사이니지 제품으로, 햇빛 속에서도 높은 화질을 구현한다. 이후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 아시아 성인 최초로 김대건 신부 성상이 설치되는 등 전 세계 가톨릭에서 한국의 위상도 높아졌다.

이 회장은 유럽 출장 중에 바티칸을 방문했다. 이 회장은 지난달 26일 독일 오버코헨에 있는 글로벌 광학 기업 자이스(ZEISS) 본사를 방문해 반도체 분야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 회장은 이달 3일 귀국할 예정이다.

조나리 기자 hansjo@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