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2월 KBS 대담에서 드러난 ‘일방주의적 소통’ 그대로 보여줘

 

이철규 한스경제 편집국장
이철규 한스경제 편집국장

[한스경제=이철규 기자] 29일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용산대통령 회의실에서 야권과의 협치를 위한 첫발을 내딛었다. 지난 2년 동안 윤 대통형은 사법적 리스트를 이유로 이 대표의 만남을 8차례나 거절한 바 있다. 하지만 총선에 패배한 후 9일만에 만난 것이다. 

이번 영수회담은 민심의 무서운 회초리에 윤 대통령이 달라진 모습을 보이기 위한 시간이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서로 다른 시선과 생각을 확인한 만남이 아니었나 싶고, 듣는다는 것에 대한 의미가 얼마나 차이가 큰 지를 확인한 시간이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15분의 모두발언을 통해 정부에 비판적인 방송들에게 주어진 중징계를 언듭하며 ‘말 한마디 잘못했다가 잡혀가는 세상’이 도래했다고 밝히며 ‘국정의 방향타를 돌릴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또한 핵심 안건으로 ‘이태원 참사 특별법'과 '채 상병 특검법'의 전격적인 수용을 요구했으며 '김건희 여사 특검'에 대해선 가족 등 주변 인사들의 의혹을 정리하고 넘어가면 좋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모두발언 이후 비공개로 진행된 회담에서 윤 대통령은 듣는 게 아니라, 일방적 대화를 대화를 이어갔다고 한다. 이는 지난 2월 초에 진행된 KBS 대담에서 드러난 ‘일방주의적 소통’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다. 이에 천준호 비서실장은 “85% 대 15% 정도"라고 밝히기도 했다. 

당초 대통령실은 “가감없이 듣겠다”며 민생 문제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변한 것은 없다.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답하고 싶은 것만 답하는 일방적인 대화는 소통이 아니다. 일방적으로 자기 이야기만 하는 것은 소통이 아닌 독백이다. 

독백은 배우가 상대역 없이 혼자 말하는 것으로로 혼자 숨겨진 생각이나 감정을 말하는 것이다. 둑백이 소통이 되기 위헤선 남의 말을 들을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또한 막혔던 귀를 열어야 한다. 이날의 영수회담이 아무 것도 합의된 것이 없이 끝난 데에는 전과 다르게 변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이 같은 상황을 많은 전문가들이 예상하지 못한 것은 아니지만, 이번 영수회담을 통해 얻은 것은 소통의 첫 장을 열었다는 것과 야당의 입법 공세가 더욱 강해질 것이란 예상 뿐, 국민의 입장에선 합의된 게 하나 없는 빈껍데기 만남일 뿐이다. 

앞으로 여야 대표의 만남이 어떻게 진행될진 알 수 없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지금과 같은 일방적 대화를 통한 민남의 시간이라면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이는 독백이 결코 소통이 될 수 없는 이유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철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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