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모든 출시 차종에 하이브리드 포함…내년부터 평택공장서 하이브리드 생산
[한스경제=박시하 기자] ‘토레스, 무쏘, 스포츠, 칸, 스포츠’
한 생산 라인에 세워진 차량 뒷부분에 적힌 글자를 읽어보니 다 달랐다. 여러 모델의 차량이 한 라인에 있는 것도 신기했지만, 모노코크 타입과 바디 온 프레임 타입의 차량이 섞여 생산되고 있는 모습 또한 생소했다. 모노코크 타입은 샤시와 차체가 하나의 완전히 통합된 구조를 갖는 차량으로 KG모빌리티 차량 중 티볼리, 티볼리 에어, 코란도, 토레스가 해당한다. 바디 온 프레임 타입은 강철 재질의 H형 프레임 위에 파워 트레인과 기타 구성품 등을 장착하는 차량으로 렉스턴, 렉스턴 스포츠, 렉스턴 칸 등이 포함된다.
가장 놀라운 것은 파워트레인이 다른 내연기관차와 전기차가 한 라인에서 생산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지난해 KG모빌리티는 생산의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해 평택 공장에 혼류생산 방식을 도입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해당 공장은 원래 총 3개의 라인을 갖추고 1라인과 2라인에서 모노코크 타입의 차량을, 3라인에서 바디 온 프레임 타입의 차량을 생산했다. 하지만 500억원을 투자해 지난해 10월부터 2개월간 2라인과 3라인을 한 라인으로 통합하는 공사를 진행했고 혼류생산이 가능해졌다. 국내 최초로 한 라인에서 모노코크와 바디 온 프레임 타입 및 내연기관과 전기차 생산을 하는 모습은 어떨지 지난 23일 경기 평택에 위치한 KG모빌리티 완성차 공장을 찾아갔다.
차체 1공장에 들어서자마자 여기저기서 볼트 조이는 소리, 용접하는 소리, 쇠 부딪히는 소리, 지게차 후진하는 소리가 끊이지 않고 들렸다. 내수 시장에 이어 해외 시장에서도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KG모빌리티의 활력이 느껴졌다.
차체 1공장은 코란도, 티볼리, 토레스 등의 차체를 생산하는 곳으로 총 69개의 공정이 이뤄지면서 시간당 28대를 생산할 수 있다. 이곳에는 로봇 188대와 자동화 설비 중 차체 부품의 위치를 잡아주는 지그(JIg) 104대가 설치돼 있다. 생산 효율을 높이기 위해 용접 및 이송은 100% 자동화로 이뤄지고, 볼트 체결은 70% 자동화율을 달성했다.
공장 안쪽으로 들어가자 작업자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사람 키의 약 2배 정도되는 높이에서 팔 형태의 로봇들이 빨간 불꽃을 튀기며 용접을 하고 있었다. 자동화는 작업의 효율성은 물론 품질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차체 1공장을 지나 조립 1공장으로 가면 작업자들을 볼 수 있었다. 2~3명의 작업자가 쉬는 시간에도 설비 앞에 서서 뭔가를 의논하느라 바빴다.
"품질없이 고객없고, 고객없이 회사없다"
작업이 한창 이뤄지고있는 라인으로 들어서자마자 품질을 강조하는 문구들이 눈에 들어왔다. 또 작업공간에는 ‘표준 작업요령’과 함께 긁힘이나 찍힘이 주의해야 하는 공정이라는 안내문이 걸려있었다.
내연기관차와 전기차가 혼류생산되고 있는 모습은 그야말로 신기했다. 한 라인에서 엔진과 배터리팩이 각각 장착되고 있었고, 모두 자동으로 이뤄졌다. 또 혼류생산을 할 때 혼란을 막기 위해 차량에 보라색이나 분홍색 등의 커버를 부착해 구분하고 있었다.
이어 렉스턴, 렉스턴 스포츠, 렉스턴 칸, 토레스 EVX를 혼류생산하고 있는 3공장으로 이동했다. 공장에 들어서자 이전 공장에서는 볼 수 없었던 노란 설비들이 눈에 띄었다. 이곳에서는 신공법과 설비를 적용해 시간당 생산 가능 대수를 22대에서 30대까지 늘렸다.
특히 작업자들의 편안한 작업과 안전을 위한 설비들이 곳곳에 배치돼 있었다. 공정 특성에 따라 차량 위치를 다르게 조정해 작업자들은 몸을 굽히거나 고개를 젖히지 않고도 작업할 수 있었다. 또 전기차 HV 배터리 장착 자동화 설비를 구축해 무거운 배터리 장착시 작업자들이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었다.
배터리 장착까지 마치면 주행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섀시 다이나모미터가 설치된 곳으로 이동해 최대 120km의 속도까지 주행 테스트를 한다. 이후에도 별도의 품질 테스트가 진행된다.
공장 견학을 마치고 KG모빌리티 생산본부장 박장호 전무는 혼류생산을 결정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박 전무는 "현재 KG모빌리티처럼 작은 물량을 생산하는 경우 한 라인에서 한 차종을 생산하는 게 굉장히 비효율적"이라며 "생산량이 10만대 이상으로 늘어나서 유연성이 아니라 효율성이 필요할 때는 그에 맞는 생산 방식으로 변경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내년부터 평택 공장에서 하이브리드 차량을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전무는 "하이브리드가 결국에는 내연기관과 전기차의 믹스라고 할 수 있는데, KG모빌리티가 생산을 결정하고 검토하면서 현재 라인에서도 큰 보완없이 생산가능하다고 판단해 준비하고 있다"며 "현재 기준으로 앞으로 출시하는 모든 차종은 하이브리드 차량을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시하 기자 seeha@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