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서울대 환경대학원 제3기 ESG전문가과정 수원답사 동행 취재기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ESG 전문가 과정 제3기 펠로우들이 6일 오전 수원 시청을 방문해 답사를 마친 후 이재준 시장(앞줄 왼쪽에서 네번째)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이 시장은 수원시 ESG 경영 활동 및 주요 시책을 설명했다. /최대성 기자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ESG 전문가 과정 제3기 펠로우들이 6일 오전 수원 시청을 방문해 답사를 마친 후 이재준 시장(앞줄 왼쪽에서 네번째)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이 시장은 수원시 ESG 경영 활동 및 주요 시책을 설명했다. /최대성 기자

[한스경제=양세훈·정라진 기자] “ESG에 대한 수원시의 열의가 대단하더군요.”, “관심도 많고 적극적인 모습 보기 좋았어요.”, “수업과 관련해 참고하기 좋은 만남이었죠.”

지난 6일 수원특례시 이재준 시장과의 면담 후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제3기 ESG전문가과정’ 펠로우들의 한결같은 반응이다. 3기 펠로우들이 답사차 들린 수원시에서 이재준 시장의 ESG 정책 소개는 왜 수원시가 지난해 226개 기초지자체(세종시·제주도 제외) ESG 평가에서 전국 1등에 올랐는지 잘 보여준다. 도시개혁 전문가다운 해박함과 대학교수 출신다운 열정 강의, 그리고 ESG에 대한 진심이 어우러진 이 시장의 프레젠테이션은 시장실에 모인 3기 펠로우와 관계자 등 40여 명의 눈과 귀를 모으며 답사의 의미를 찾는 온전한 시간이었다. 이 시장의 프레젠테이션은 스스로의 질문과 답으로 시작했다. 

“ESG가 막연한 이론으로 그칠까요? 아니죠. 우리 실생활로 금방 다가올 겁니다. 그리고 2030년이 되면 (기업들) 희비가 엇갈릴 거예요. 시(市) 행정도 마찬가지죠.”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ESG 전문가 과정 제3기 펠로우들이 지난 5일 오후 수원 화령전 운한각 답사를 하고 있다. 사진은 정조의 어진. /최대성 기자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ESG 전문가 과정 제3기 펠로우들이 지난 5일 오후 수원 화령전 운한각 답사를 하고 있다. 사진은 정조의 어진. /최대성 기자

◆ ESG에 대한 고민, 그리고 꽃길에 취한 특별한 하루

5~6일 ESG전문가과정 현장 답사지로 수원시를 결정한 이유는 명쾌했다, 지난해 11월 한스경제 산하 ESG행복경제연구소에서 발표한 기초단체 ESG평가에서 수원시가 평가대상 226개 기초단체 중 1등을 차지했기 때문. 국내에서 광역단체와 기초지자체를 ESG로 평가하는 기관은 ESG행복경제연구소가 유일하다. 

실제 수원시는 지난 2021년 A등급에 이어 2023년 평가에서도 종합 87.05점, A등급이라는 최고 점수를 받았다. 분야별로도 각각 △환경(89.88점·A등급) △사회(84.63점·A등급) △거버넌스(83.63점·A등급)에서 최상급이다. 평가대상 226개 기초단체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다.

봄 향기가 가득한 서울대 캠퍼스를 떠난 전세버스의 첫 행선지는 수원시에 위치한 경기주택도시공사(GH). GH는 지방공기업법상 광역지자체의 100% 출자로 1997년에 설립된 지방공기업이다. 한 해 예산 규모만 약 7조4,000억원에 달하고 자산규모는 18조4,000억원이다. 지난 3월 기준 신도시 및 산업단지에서 2기 신도시 등 53개 사업이 진행 중이고 여기에 쓰이는 사업비만 약 60조7,000억원에 이른다. 이를 통해 현재까지 2만4117호라는 주거복지를 실현했다. 

정운영 경영기획처장이 지난 5일 오후 경기주택도시공사(GH)를 방문한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ESG 전문가 과정 제3기 펠로우들에게 GH의 ESG 경영 활동 및 주요 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dpdaesung@sporbiz.co.kr 2024.04.06.
정운영 경영기획처장이 지난 5일 오후 경기주택도시공사(GH)를 방문한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ESG 전문가 과정 제3기 펠로우들에게 GH의 ESG 경영 활동 및 주요 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dpdaesung@sporbiz.co.kr 2024.04.06.

“2022년 GH의 ESG 성과를 돈으로 환산하면 1조3,260억원에 달합니다. 전년과 비교해서 무려 27%나 증가한 수치죠.”

공사 김세용 사장을 대신해 정운영 경영본부장 직무대행이 ‘GH의 ESG 경영활동과 주요 성과’에 대해 브리핑에 나섰다. 흥미로운 점은 GH는 ESG 성과를 화폐화 가치로 산출했다는 점이다. GH는 그들만의 화폐화지표(62개)에 정량화지표(26개)를 더해 총 88개의 세부측정지표를 활용해 산출 근거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다른 기업들처럼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이 깊다.

“문제는 ESG경영 추진에 대한 성과측정에 객관적이고 공식적인 방법론이 없다는 겁니다. 정부의 K-ESG 가이드라인에도 측정 산식이 부재해요. 정부가 공인하는 측정지표가 하루빨리 나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ESG 전문가 과정 제3기 펠로우들이 지난 5일 오후 수원 화성 답사를 하고 있다. 이날 펠로우들은 행궁(화령전), 행궁동 옛길, 화서문, 화홍문으로 이동하며 답사를 진행했다. /최대성 기자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ESG 전문가 과정 제3기 펠로우들이 지난 5일 오후 수원 화성 답사를 하고 있다. 이날 펠로우들은 행궁(화령전), 행궁동 옛길, 화서문, 화홍문으로 이동하며 답사를 진행했다. /최대성 기자 

GH 방문에 이은 두 번째 일정은 특별했다. ‘공인된 ESG 성과측정’이라는 어려운 과제는 일단 뒤로하고 몸과 마음을 훌훌 털어낼 수 있는, 과거와 현재를 잇는 힐링 시간. 수원 화성을 찾은 것. 수원 행궁(화령전)을 거쳐 행궁동 옛길을 걷고 성곽길을 따라 화서문과 화홍문에 이르는 코스다. 

“오늘 하루 특별개방했어요. 3년 만입니다. 여러분께 소개하기 위해서죠. 덕분에 시민들도 오늘만은 ‘화령전’ 안을 볼 수 있게 됐네요. 오늘은 모두에게 특별한 날입니다.”

화령전 안 정전(운한각) 앞. 해설사의 말처럼 화령전은 곧 일반에 공개될 예정으로 보수공사가 마무리됨에 따라 이날 특별개방했다고 한다. 화령전은 정조의 어진(초상화)을 모시고 제사 지내는 곳으로 정조 이후 모든 왕이 직접 방문해 제사를 지냈다는 점에서 그 위상이 높은 곳이다. 

이어 발길은 행궁동 옛길로 향했다. 이 길은 1911년 지적도에도 ‘길’로 표시되어 있을 만큼 화성을 쌓을 때부터 성곽 내부에 나 있었던 길이라고 한다. 2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수많은 이야기가 쌓여 있는 곳이자 2013년부터는 수원시가 생태교통정책을 시행하면서 ‘자동차 없는 날’을 지정, 사람 중심의 보행공간으로 변화된 곳이기도 하다. 또한 도시 재생의 대표 사례로 꼽히기도 한다. 

답사 첫날, 수원 화성에는 걷는 걸음걸음마다 꽃이 폈고 나무는 푸르고 벚꽃은 만개했다. 특별한 봄날이었다. 

이재준 수원 시장이 6일 오전 수원 시청을 방문한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ESG 전문가 과정 제3기 펠로우들을 위해 수원시 ESG 경영 활동 및 주요 시책을 설명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이재준 수원 시장이 6일 오전 수원 시청을 방문한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ESG 전문가 과정 제3기 펠로우들을 위해 수원시 ESG 경영 활동 및 주요 시책을 설명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 이재준 시장이 전한 ESG 수원, 스토리 수원, 스포츠 수원

“수원시가 전국에서 전기버스가 제일 많은 도시입니다. 지금 35%이고요, 30년까지 100% 돌파가 목표입니다. 한 대당 지자체가 1억5,000만원을 부담해야 합니다. 희생을 많이 하는 거죠.”

둘째 날, 수원시청을 찾은 펠로우들의 눈동자가 반짝였다. 전날 늦은 시간까지 친목의 시간을 가졌을 그들이 집중할 수밖에 없었던 데는 수원시의 독특한 ESG 정책과 이 시장의 열정적인 브리핑이 한몫했다.

생태교통 친화도시를 시작으로 환경부에서 400억원을 지원받는 탄소중립 시범도시 선정에 이르기까지 수원시가 ESG를 대하는 자세는 진심이었다. 또한 이미 수원시 내에 녹지를 조성할 공간이 없어 대안으로 기업이든, 개인이든 짜투리 공간을 활용한 ‘손바닥 정원’ 사업은 4년간 2,000곳 이상 조성을 목표로 순항 중이다. 송파 세 모녀와 수원 세 모녀 사건 때문에 시작한 ‘새빛 돌봄’ 사업과 광장 정치가 사라진 지금 스마트폰으로 시민 누구나 시와 관련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세빛 톡톡’ 사업은 흥미로웠다. 또한 베테랑 공무원을 선발해 민원인을 대신한 서비스는 만족도가 높다고 한다. 

“그리고 수원은 스토리가 있는 도시이자 스포츠의 도시입니다. 사도세자에서 정조, 혜경궁 등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또 축구, 야구, 배구, 농구 4대 프로 스포츠가 다 있어요. 서울 말고는 수원이 유일합니다. 역사와 문화가 있는 도시, 이를 통해 수원을 글로벌 축제의 도시로 만들어갈 계획입니다.”

이 시장과의 약 50분간의 면담 후 펠로우들은 상기돼 있었다. 한 폘로우는 “ESG를 기업보다 우선 기초단체에서 실행해야 하는 이유를 자연스럽게 터득할 수 있었다”고 말했고, 또 다른 펠로우는 “1박2일 답사 동안 걷고, 듣고, 배우면서 수원시를 재발견하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답사 내내 가장 적극적으로 듣고, 보고, 질문에 나섰던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원장은 3기 펠로우들에게 “이번 답사가 ESG 공부에 자양분이 되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ESG 전문가 과정 제3기 펠로우들이 6일 오전 수원 일월수목원을 답사하고 있다. 지나는 곳곳에 봄꽃이 피어 있다. /최대성 기자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ESG 전문가 과정 제3기 펠로우들이 6일 오전 수원 일월수목원을 답사하고 있다. 지나는 곳곳에 봄꽃이 피어 있다. /최대성 기자

 

양세훈·정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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