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ABC 전략'에 100조원 투자
"성과 보여줘야 투자 유지될 것"
[한스경제=이소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제약바이오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성공을 계획하며 총선을 앞두고 제약바이오분야 관련 공약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안정적인 투자를 받기 위해선 무엇보다 성과 입증이 중요해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민생토론회를 통해 "정부는 인공지능(AI))·디지털 기술과 바이오가 결합한 디지털 바이오에 정부 R&D 투자를 적극적으로 진행하겠다"며 "첨단바이오를 반도체 신화를 이어갈 차세대 주력 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첨단바이오 이니셔티브'의 방향을 제시하며 AI 활용 신약 개발·디지털 치료제·AI 융합 첨단 의료기기 등, 디지털 바이오 분야에 적극적인 투자 계획을 밝힌 것이다.
또한 연구자가 바이오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바이오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함은 물론, 생산분야에서는 바이오 파운드리 구축을 통해 인공세포와 바이오 소재를 저렴하고 신속하게 제작하고 활용하는 제조 패러다임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정부는 이 같은 계획을 토대로 2035년까지 국내 바이오산업 생산 규모를 200조원까지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또한 7월에는 이니셔티브를 최종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의 이 같은 의지에 발맞춰 정치권에서도 제약바이오산업 육성 지원방안을 대폭 강화한 선거 공약을 내놓고 있다.
국민의힘은 총선 정책공약집을 통해 글로벌 제약바이오 중심국가 도약을 위한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국민의힘이 발표한 공약은 ▲정부 R&D 투자 확대와 블록버스터 신약 개발 지원 ▲첨단 AI·빅데이터 등의 제약바이오 디지털 혁신 생태계 조성 ▲의약품 수출 확대와 글로벌 빅파마 육성 지원 ▲국산 원료 사용 완제의약품에 대한 인센티브 확대 등이 있다.
구체적으론 정부 R&D 투자 확대와 블록버스터 신약 개발 지원을 위해 한국형 ARPA-H 확대를 추진하고 블록버스터 신약 창출을 위한 메가 펀드와 제약바이오 기업의 바이오벤처 출자에 대한 세액공제를 확대한다.
의약품 수출 확대와 글로벌 빅파마 육성을 위한 방법으론 임상·임허가 컨설팅을 제공하고 해외 제약전문가 인력풀 확대와 맞춤형 수출 전략 수립을 지원한다. 국산 원료 사용 완제의약품에 대한 인센티브도 확대하고 원료 특화 연구소와 생산기지 건립도 추진할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중증·희귀질환 환자의 혁신적 치료 환경을 조성할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항암제, 중증·희귀질환 치료제 등 혁신치료 기법에 신속한 급여를 적용하고, 중증·희귀질환계정 도입으로 급여에 사용되는 건강보험 재정을 별도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해 중증·희귀질환 환자의 본인 부담금을 최소화한다는 것이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전략적 R&D 투자시스템 구축 ▲성과도출형 지원체계 강화 ▲글로벌 진출 신약에 적합한 맞춤형 약가제도 마련 ▲신약개발 위한 공공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및 AI 활용 지원 등의 방안을 내놨다.
또한 제약기업의 사회적 책임성을 강화하고 필수의약품의 안정적인 공급을 도모하기 위해 ▲혁신형 제약기업 및 R&D 투자 비율 연동형 약가 보상체계 구축 ▲필수·퇴장방지의약품 생산시설에 대한 지원 및 비축 확대 ▲필수 원료의약품 및 백산 국산화·자급화 기술 개발 지원 ▲국산 원료 사용 완제의약품에 대한 인센티브 확대 ▲공공제약사·의약품 유통공사 설립을 통해 수급 불안정 해소 등을 제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백신 주권과 보건의료 안보체계를 확립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를 위해 mRNA, 합성항원기술 등, 차세대 백신 플랫폼 연구개발 지원을 확대하고 신속한 백신 개발을 위한 대규모 글로벌 임상 지원 프로젝트 구축해 신·변종 감염병 백신 개발을 위한 생태계를 구축을 약속했다.
반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정책이 발표되기 전부터 기업들은 제약바이오 산업에서 기회를 포착하고 산업 확장에 한발 먼저 뛰어들고 있다.
SK그룹의 경우, 최태원 회장의 장녀인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은 바이오 관련 직책을 맡고 있으며 그룹 내 최연소 임원 승진 기록을 세운 바 있다. SK그룹 오너 일가에서는 최태원 회장의 차녀 최민정씨 역시 제약바이오 분야에 몸담고 있다. 최민정씨는 최근 스타트업 '인테그랄 헬스'를 설립했으며 AI 기반 비대면 방식으로 회원들의 심리건강을 관리하는 솔루션을 제공할 예정이다.
LG그룹의 구광모 회장 역시 최근 'ABC(인공지능·바이오·클린테크) 전략'을 적극적으로 실행하기 위해 앞으로 5년동안 국내에 10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구 회장이 발표한 투자계획은 2022년에 밝힌 중장기 투자계획의 후속 버전으로, 당시 LG는 계열사별 투자 계획을 취합해 2026년까지 5년간 국내에 106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구 회장은 LG화학을 주축으로 혁신 신약 육성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항암 영역의 혁신 신약을 중심으로 글로벌 신약 공급 파이프라인을 확보해 글로벌 제약사로 거듭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M&A를 포함한 다양한 전략을 검토해 첨단 바이오 기술도 확보할 예정이다.
이에 최근 침체기를 맞았던 제약바이오 산업이 투자 확대로 인한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이 기조가 유지되려면 결국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국내 제약사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임상 3상을 도전하거나 제품을 독점 판매하고 있고, 신약 개발, 글로벌 파이프라인 발굴 영역에서도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며 "현재의 투자 기조도 이런 성과가 있었기 때문이라 앞으로도 제약바이오 업계의 꾸준한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기업과 정부의 입장에선 무분별한 투자가 아닌 확실한 성과가 기대되는 기술을 집중적으로 투자해야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글로벌 경쟁력을 가지도록 육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소영 기자 sylee03@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