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기술력 인정...차세대 파이프라인 가치 올려
"패러다임 맞는 신규 모달리티 창출...성과 이을 것"
[한스경제=양미정 기자] 지난해 기술수출 잭팟으로 전통 제약사 중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기록한 종근당이 실적 안전성을 기반으로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 성과 내기에 집중하고 있다. 회사는 올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내실 경영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이다.
종근당은 지난해 4분기 별도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5140억원, 1192억원 거둬들였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2.2% 693.9%에 이르는 수치로 지난해 11월 성사된 노바티스와의 기술수출 계약금 효과를 톡톡히 본 결과로 풀이된다.
오의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1월 성사된 노바티스와의 기술수출 계약금이 4분기에 일시 반영된 것으로 파악된다”며 “종근당이 노바티스에 기술이전 한 샤르코마리투스병 치료제 CKD-510의 계약금은 8000만 달러(약 1061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지난 2019년 매출 첫 1조원을 돌파한 뒤 계속해서 ‘1조 클럽’을 유지하고 있는 종근당을 두고 제약계에서는 신약 개발 성과에 따라 ‘2조 클럽’ 가입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여기에 자누비아(당뇨), 케이캡(위식도역류질환), 프롤리아(골다공증), 글리아티린(뇌혈관질환) 등 탄탄한 포트폴리오도 호실적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세포유전자치료제(CGT), 항체-약물 결합체(ADC), 항체치료제 등 신약 개발 패러다임에 맞는 신규 모달리티(치료 접근법)를 창출한 것이다.
종근당은 국내 전통 제약사 가운데 매출액 대비 높은 R&D 투자를 집행해 온 기업으로 꼽힌다. 최근 10년 이상 매출액의 10%가 넘는 비용을 연구개발에 투입했고, 2022년까지 5년 연속 가장 많은 수의 국내 임상시험을 승인받았다. 그러나 한미약품과 유한양행 등이 연달아 대형 계약을 성사하며 R&D 역량을 인정받을 때 자체 개발 신약 성과가 없어 아쉽다는 평가도 있었다.
결국 이번 기술수출로 재도약한 종근당은 플랫폼 기술력을 인정받아 차세대 기술수출 주자로 육성 중인 파이프라인의 가치도 올리고 있다. 실제로 종근당은 'CKD-510'의 전세계(한국 제외) 개발 및 상업화 권리를 노바티스에 넘기며 연간 수익성을 대폭 개선, 남은 파이프라인 성과에 무게를 실을 수 있게 됐다.
현재 종근당의 유력 차기 기술수출 주자로 꼽히는 품목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CKD-702'와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CKD-508' 다. 'CKD-702'는 6년 내로 10조원의 시장 규모가 전망되는 종근당의 첫 바이오 의약품이자 이중항체 분야다. 또 'CKD-508'는 현재 영국에서 임상 1상을 진행 중인 CETP 효소 저해제로 자체 연구를 통해 1세대 CETP 저해제의 단점을 개선하고, 현재까지 개발된 동일 기전 품목 중 가장 강력한 효능을 가졌다고 평가되는 품목이다.
하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장기간 R&D에 대한 낮은 기대로 그룹 평가가 절하된 면이 있지만 지난 기술수출을 계기로 저평가 요인을 해소했다고 판단된다"며 "종근당은 현재 독자적인 HDAC6i 및 ADC•이중항체 등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어 추가적인 기술 이전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종근당은 올해 미래 성장을 주도할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내실 경영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이다. 이장한 종근당 대표는 “개량신약, 일반의약품(OTC), 디지털 메디신 등 다방면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며 “신약 개발 패러다임에 맞는 신규 모달리티(치료 접근법)를 창출해 연구개발 성과의 가치를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양미정 기자 ymj@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