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 업계, 올해도 친환경 중심으로 한 사업 다변화에 집중
올해 주요 산업의 수출 회복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산업별로는 희비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와 자동차, 디스플레이 산업은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철강과 석유화학 산업은 공급과잉 우려로 개선의 여지가 적은 편이다. 이차전지 산업은 전기차 수요가 위축돼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 시장도 빠른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건설업의 위기 역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국내 산업 업황은 어떻게 전개될까. 한스경제가 ‘2024년 산업전망’을 각 산업별로 분석한다. <편집자 주>
[한스경제=권선형 기자] 올해 정유 산업은 작년에 이어 국제유가에 따라 업황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작년 정유 산업은 이스라엘, 하마스 전쟁 등으로 인한 국제유와 정제마진 폭 변화로 분기별 실적이 요동쳤다. 1분기, 3분기에는 대규모 영업이익을 거둔 반면 2분기에는 적자 전환한 곳이 많았다.
올해 국제유가 전망은 글로벌 기관마다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최근 국제에너지기구는 올해 공급 전망치를 상향 수정하며 국제유가 하락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고, 세계은행도 글로벌 경기 둔화로 소폭 하락할 것으로 바라봤다. 반면 미국 에너지정보청은 국제유가가 10% 이상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대해 산업연구원은 “세 기관 모두 이스라엘, 하마스 전쟁은 제한적이고 불확실성 확대 요인으로 전제하고 있지만, 미 에너지정보청은 OPEC+의 원유 생산량 감소에 사우디아라비아의 자발적 감산이 올해까지 일부 연장된다고 가정한 분석을 내놨다”고 밝혔다.
산업연구원 최동원 부연구위원은 “올해 국제유가는 원유 생산국의 공급 증가 가능성이 가격 상승을 제한하고, 글로벌 경기 둔화로 수급 우려가 완화되면서 작년과 비슷한 수준인 연평균 83달러 내외로 예상된다”며 “다만 전쟁의 확산 등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가 유가 변동의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란 개입, 미국의 이란 제재 강화도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 사업 다변화로 생존 전략 모색하는 정유 산업
국제유가에 따라 업황이 좌우되는 정유 산업 특성에 따라 향후 정유 업계 생존은 사업 다각화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글로벌 트렌드가 된 탄소중립 영향으로 정유 업계는 갈수록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는 모양새다. 또 탄소 다배출 업종이란 꼬리표와 전기차 전환 가속화도 정유 업계의 운신의 폭을 줄이고 있다. 실제 국내 주유소는 갈수록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석유관리원에 따르면, 2018년말 1만1,750개에서 2022년 말 1만1,144개로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정유업계는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친환경을 중심으로 한 사업 다변화에 나설 계획이다. 변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는 다급함이 묻어 있어 올해 사업 결과에 따라 정유업의 명운이 달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유사들은 사업 다각화를 통해 올해를 체질개선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HD현대오일뱅크는 미래성장동력으로 바이오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완공을 앞두고 있는 바이오디젤 공장에 이어 수첨 바이오디젤 공장 건설, 해외 바이오 연료유 제조사업 진출 등을 계획 중이다. 2025년 이후에는 연산 50만t 내외의 바이오 항공유 제조공장도 완공할 예정이다.
GS칼텍스는 탄소중립, 에너지전환 대응 등 미래 환경 변화에 대응하고자 딥 트랜스포메이션(Deep Transformation) 추진을 가속화하고 있다. 기존 사업의 탄소 감축과 수소, 폐플라스틱 순환경제 등 저탄소 신사업을 본격화하는 그린 트랜스포메이션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화이트 바이오 생태계 구축을 위해 바이오디젤, 바이오선박유, 바이오항공유, 바이오케미칼 등 바이오 사업 전반에 대한 밸류체인(Value chain) 구축에 방점을 찍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에너지·화학 대비 그린 자산 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기존 에너지·화학 사업 분야에서는 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또한 주유소 네트워크 기반의 에너지 솔루션과 모빌리티 확산을 위한 인프라 구축 등을 통해 ‘카본 투 그린’ 전략을 구체화 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에쓰오일은 전기차와 수소차 윤활유, 플루이드(Fluid) 제품에 사용될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또한 탈탄소와 에너지 전환에 대비해 청정수소와 암모니아, 바이오연료 등 신에너지 분야의 기술개발 기반도 마련할 계획이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정유 산업은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업종이라는 꼬리표가 달려 있어 이러한 인식을 개선하는 게 급선무”라며 “중장기적으로 수요가 줄어 새로운 사업으로 사업 체질을 변경하는 것이 정유 산업 모두의 과제”라고 밝혔다.
권선형 기자 peter@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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