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대한상의 내년 1분기 제조업 경기전망지수 83…전분기 대비 1p 하락
철강·자동차 부정적…제약‧화장품‧조선업은 긍정적
국내 제조기업들이 내년 1분기까지 기업경기가 회복하지 못하고, 수출과 내수 기업 간, 업종 간 희비가 엇갈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 연합뉴스
국내 제조기업들이 내년 1분기까지 기업경기가 회복하지 못하고, 수출과 내수 기업 간, 업종 간 희비가 엇갈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 연합뉴스

[한스경제=권선형 기자] 국내 제조기업들이 내년 1분기까지 기업경기가 회복하지 못하고, 수출과 내수 기업 간, 업종 간 희비가 엇갈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2,156개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2024년 1분기 제조업 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 4분기 전망치(84)보다 1p 하락한 ‘83’으로 집계돼 3분기 연속 하락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BSI는 100 이상이면 해당 분기의 경기를 이전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전망하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고, 100 이하면 그 반대다.

다만 이번 조사에서 제조기업들은 제약, 화장품, 조선 산업은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을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해 산업, 업종 간 희비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이는 대한상의가 지난 7일 발표한 ‘2024년 산업기상도 전망 조사’와 비슷한 결과다. 산업기상도 전망 조사에서는 내년 제약·바이오 산업은 신약 후보물질 개발 증가에 따라 긍정적인 업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또 반도체‧자동차‧조선‧기계‧디스플레이 산업은 글로벌 경쟁 격화 속 수출 회복세가 이뤄질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철강·석유화학은 공급과잉 우려가 제기됐고, 이차전지는 수요가 위축될 것이라고 전망됐다.

최근 3년간 대한상의 제조업 BSI 전망치 추이 / 대한상의
최근 3년간 대한상의 제조업 BSI 전망치 추이 / 대한상의

◆ 수출기업은 긍정적, 내수기업은 부정적 전망

이번 조사에서 기업 형태별로 살펴보면 전분기 대비 변화 추세가 다른 양상을 보였다. 전체 매출 중 수출비중 50%를 기준으로 수출기업과 내수기업으로 구분해 분석한 결과 수출기업의 BSI는 93으로 전분기 대비 10p 상승한 반면 내수기업의 BSI는 80을 기록하며 전분기(84)대비 4p 하락했다.

대한상의는 “통계청 산업활동 동향과 관세청 통계에서도 수출과 내수 간 차이가 두드러졌다”고 분석하며 “수출은 금액기준으로 전년동월 대비 2개월 연속 증가했고, 무역수지도 6월부터 6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지만 내수는 10월 소매판매액이 전년 동기대비 –4.4%를 기록해 4개월 연속 감소세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2023년 수출 증감률 및 소매 판매증감률 추이 (전년동월대비, %) / 대한상의
2023년 수출 증감률 및 소매 판매증감률 추이 (전년동월대비, %) / 대한상의

◆ 제약‧화장품‧조선 긍정적, 비금속광물‧철강 부정적 전망

업종별로 보면, 제약(115), 화장품(113), 조선(103) 산업이 100을 넘어 긍정적 전망이 우세했다. 제약 산업의 경우 신약개발 등에 힘입어 전분기에 이어 긍정적으로 전망하는 기업이 많았다. 현재 국내에서는 1,800여개 이상의 신약 후보물질이 개발 중이며, 기업들이 공격적으로 R&D에 투자하고 있다.

화장품 산업은 K-뷰티 확산의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해 내년에도 긍정적인 업황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철강(72), 비금속광물(67) 산업 등은 건설경기 침체와 원자재가격 상승 영향으로 부정적 전망이 우세했다. 세계 철강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은 현재 자국 수요 둔화로 적극적인 해외수출을 진행하며 국내 철강 산업과 비금속 광물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2023년 기준(1~10월) 중국산 철강 수입은 전년대비 34.6% 급증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건설의 경기침체 등 전방산업 부진에 따른 국내 수요 정체와 높은 수요성장이 예상되는 인도, 아세안 지역에 우리나라를 비롯한 경쟁국들의 수출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돼 수출시장의 경쟁 심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주력업종인 IT(84) 산업은 반도체 재고 소진과 일부 품목 수요회복 기대감에 전분기 대비 상승했지만 기준치를 하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자동차(87) 산업도 고금리에 따른 구매부담 증가와 중국 등 외국산 전기차의 저가공세로 전분기 대비 하락하는 등 부정적 전망을 이어갔다. 현재 중국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리튬인산철(LFP)배터리를 무기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2024년 1분기 업종별 BSI 전망치 / 대한상의
2024년 1분기 업종별 BSI 전망치 / 대한상의

◆ 기업 3곳 중 2곳, 올해 목표 영업이익 미달 전망

내년 경영실적 달성여부에 대해서는 연초 설정한 목표치에 미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뤘다. 영업이익이 목표 대비 미달할 것이라고 예상한 기업은 63.5%로 그중 절반 이상인 32.4%가 ‘10% 이상 미달’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업이익 목표 달성에 실패한 핵심 원인에 대해서는 ‘내수 부진’을 꼽은 기업이 53.5%로 가장 많았고, 이어 ‘원자재가격’ 19.1%, ‘수출부진’ 18.1%, ‘고금리’ 4.3%, ‘고환율’ 1.4% 등을 꼽았다.

올해 영업이익 달성 여부 및 미달 시 핵심 원인 / 대한상의
올해 영업이익 달성 여부 및 미달 시 핵심 원인 / 대한상의

올해 투자실적에 대해서는 연초에 계획한 목표치에 미달할 것이라고 본 기업이 49.2%로, 기업 절반이 올해 투자실적을 채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내년 상저하고 전망에 따라 하반기부터 경기회복세가 예상돼 상반기에는 내수 중심으로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라며 “높은 물가와 금리로 인해 가계와 기업들의 심리가 지나치게 위축되지 않도록 물가관리뿐만 아니라 소비와 투자 활성화정책을 통해 민간의 역동성을 강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권선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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