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미정 기자] 국내 제약사들이 경쟁력 강화의 일환으로 R&D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를 감행하고 있다. 유한양행, 한미약품, 일동제약, 삼진제약 등은 R&D 투자 비용을 늘리는 것은 물론 관련 부서를 격상하거나 부서간 합병, 2세 투입을 통해 신약 확보에 나섰다.
유한양행은 지난 3분기에 1363억원을 투입, R&D 효율성 제고와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R&D 조직을 일부 개편했다. 기존 R&D본부 산하의 중앙연구소와 임상의학부문을 사업본부급으로 격상했으며 중앙연구소, 임상의학본부, R&BD(사업화 연계기술개발) 본부를 지난 3월 선임한 김열홍 R&D 총괄사장의 직속으로 개편했다. 해당 조직 개편에 따라 중앙연구소장 오세웅 전무, 임상의학부문장 임효영 전무, 약품사업본부장 유재천 전무는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한미약품은 R&D 비용에 지난해 3분기보다 141억원 많은 1363억원을 투입했다. 창립 50주년을 맞아 비만대사와 희귀질환, 항암 등 분야에서 30여개 혁신신약 파이프라인을 가동, 기존 R&D센터를 질환 타깃 중심으로 개편했다. 수요가 큰 질환을 중심으로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높일 수 있도록 R&D 센터 조직을 변경한 것이다. 또한 비만대사 프로젝트인 'H.O.P'를 전담할 '비만대사팀'을 신설하고, 비만 예방과 치료, 관리를 아우르는 신약을 빠르게 개발해 나가기로 했다.
최인영 한미약품 R&D센터장은 "급변하는 헬스케어 분야 글로벌 기술에 빠르게 대응하고, 세상에 없는 혁신을 창출하기 위해 각 분야 전문성을 보유한 연구원들간의 협업과 소통, 건강한 경쟁이 필수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일동제약은 3분기까지 849억원을 투입하는 것은 물론 자체적으로 진행하던 R&D사업을 별도의 자회사를 꾸려 전담하도록 했다. 기존 기업은 재무구조 개선과 수익성 개선 등에 공을 들인다는 전략이다. 이에 일동제약은 R&D전담 자회사인 '유노비아'를 신설하고, 일동이 보유한 연구개발 자산과 신약 파이프라인을 승계했다.
삼진제약의 올해 3분기 기준 연구개발비용은 272억 원으로 전년 동기 220억 원에 비해 23.6% 증가했다.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도 12.6%로 1.5%포인트 상승했다. 삼진제약은 지난 2020년 311억 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한 이후 지속해서 3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삼진제약의 경우 지난 지난 5년간 영업이익이 꾸준히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신약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에는 신약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한 최승주 삼진제약 회장의 2세인 최지현 사장이 승진하면서 R&D총괄 업무를 맡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계속되는 경기 침체 속에서도 대형 제약바이오사 과반수 이상이 지난해보다 R&D 비용을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성과가 나오기까지 다소 시간이 소요되는 R&D 특성상, 투자가 소기에 달성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 속에서도 많은 기업이 연구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으며 이러한 기조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양미정 기자 ymj@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