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함암제, 상용화 가능성 확인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한미약품이 올해를 포함해 최근 ‘6개년 연속 원외처방 매출 1위’ 달성이 확실시되고 있는 가운데, 추가 성장동력 마련을 위해 기민하게 준비하고 있다.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유비스트(UBIST) 집계 기준으로 지난달 말까지 8437억원의 국내 원외처방 매출을 달성했다. 같은 기간 7000억원 이하 매출을 기록한 타사들과 격차를 벌리며 올해 1위 수성이 확실해졌다.
UBIST는 의사가 처방한 의약품 수량과 매출액 등을 약국 패널들로부터 확보한 처방 조제 데이터를 바탕으로 산출한 기록이다.
한미약품의 올해 원외처방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1% 성장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화한 2020년을 제외한 최근 5년간 매해 10% 이상 성장했다.
한미약품은 이같은 성과는 해외 제약바이오기업의 제품을 수입해 유통하는 ‘상품매출’이 아니라 독자적 기술로 자체 개발해 판매하는 ‘제품매출’로 이룬 성과라 의미가 크다.
한미약품의 6년 연속 원외처방액 1위를 달성할 수 있었던 동력은 이상지질혈증 치료 복합제 ‘로수젯’과 대표적 고혈압 치료제 ‘아모잘탄패밀리’ 제품군이다.
로수젯은 지난달까지 원외처방 1628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실적(1499억원)을 훌쩍 뛰어넘은 것은 물론, 약 20% 성장하는 기염을 토했다.
총 4종의 제품군이 있는 아모잘탄패밀리는 지난달까지 129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 동반의 환자 치료를 위한 4제 복합신약 ‘아모잘탄엑스큐(아모잘탄+로수젯)’ 처방 매출이 올해 처음으로 1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도 지난달까지 에소메졸(위식도역류질환) 565억원, 한미탐스(전립선비대증) 368억원, 낙소졸(소염진통제) 246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각 질환 분야에서 한미만의 차별화된 고품질 의약품이 경쟁력을 키웠다. 비급여 의약품인 팔팔(발기부전)과 구구(발기부전·전립선비대)도 각각 388억원과 19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9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품목허가를 획득한 호중구감소증 신약 ‘롤론티스(미국 제품명 롤베돈)’는 현지 출시 첫 분기 매출 1011만달러(약 134억원)를 기록한 이후 안정적으로 성장 중이다.
롤론티스는 올 1분기 1560만달러(약 206억원), 2분기 2100만달러(약 277억원)의 매출을 각각 기록했다. 출시 후 3개 분기 누적 매출은 4671만달러(약 617억원)다. 3분기 매출은 곧 발표될 예정이다. 롤론티스 미국 처방이 확대될 시 올해 1000억원 안팎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약품은 제품매출을 통해 얻은 이익을 혁신신약 개발을 위한 R&D(연구·개발)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는 이른바 ‘한국형 R&D 선순환 모델’을 더욱 공고히 할 방침이다.
실제로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분야인 비만 신약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한국인에 ‘에페글레나타이드(Efpeglenatide)’는 국내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며, 오는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한다. 이는 국내 기업 중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르다.
또한 급성골수성백혈병(AML) 치료 신약 ‘투스페티닙(TUS)’은 단독요법을 포함해 베네토클락스(VEN, Venetoxlax) 병용 임상 1·2상에서 종양이 완전히 소실되는 완전 관해(CRC) 등 우수한 효과를 확인했다. 관련 데이터는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미국혈액학회(ASH)에서 구두 발표했다.
투스페티닙은 골수성 악성 종양에서 작용하는 주요 키나아제(kinases)를 표적하는 1일 1회 투여 경구용 골수키놈억제제(MKI)다. 2021년 4억 2000만달러(약 5444억원) 규모로 앱토즈에 기술수출됐다. FDA로부터 희귀의약품(2018년) 및 패스트트랙 개발 품목(2022년)으로 지정, 혁신신약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경구용 표적 항암 신약 후보물질 ‘벨바라페닙’도 주목받는 약물이다. BRAF ClassⅡ/Ⅲ 변이 환자군에 벨바라페닙과 코비메티닙 병용 투여한 연구(임상 1b상)에서 흑색종과 폐암, 대장암 등 BRAF fusion/Indel이 있는 환자에게 명확한 효과를 보였다.
벨바라페닙은 세포 내 신호전달을 매개하는 미토겐 활성화 단백질 키나아제(MAPK) 경로 중 하나인 RAF 및 RAS를 억제하는 기전을 갖는다. 2016년 9월 로슈 그룹 소속 제넨텍에 9억1000만 달러(한화 약 1조19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됐다.
현재 BRAF ClassⅡ/Ⅲ 변이에서는 치료약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벨바라페닙 상용화 시 암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을 위한 혁신 치료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독자적 제제 기술력을 토대로 축적한 독보적 경쟁력이 6년 연속 원외처방 매출 1위라는 기록으로 이어지게 됐다”며 “제품 경쟁력과 우수성을 신뢰해주신 국내 모든 의료진과 한미 제품을 믿고 사용하고 계신 환자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환자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더 나은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하는 한편, 탄탄한 임상적 근거들을 더 많이 쌓아 나감으로써 한국을 대표하는 R&D 중심 제약기업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변동진 기자 bdj@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