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신재생에너지 활용해 그린수소 생산하는 시설 구축 추진 공표 ‘국내 최초’
국제인증기관으로부터 세계 최대 용량 액화수소 저장탱크 설계 인증 획득
지난해 해외서 태양광 프로젝트 수주…제로시멘트 보도블록 개발 ‘상용화’
김천시 소재 그린수소 생산기지 구축 조감도. (사진=삼성물산 건설부문)
김천시 소재 그린수소 생산기지 구축 조감도. (사진=삼성물산 건설부문)

[한스경제=문용균 기자]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친환경 경영 행보가 주목된다. 최근 연이어 투자 현황과 성과를 공개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2020년 10월, 국내 비금융사 최초로 탈석탄을 선언했고 이후 건설부문은 친환경 에너지 관련 사업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경북 김천에 국내 최초로 그린수소 생산시설을 건설한다. 세부적으로 프로젝트는 경북 김천 태양광발전소와 연계해 100% 신재생 에너지를 활용, 하루 0.6톤의 그린수소를 생산하고 저장·운송하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내년 12월까지 수전해 설비 등 구축을 완료해 오는 2025년 1월부터 실제 생산에 나설 계획이다. 생산된 수소는 수소차 충전소를 비롯해 인근 지역 연료전지 발전에 친환경 연료로 활용된다.

삼성물산은 태양광 발전, 에너지 저장과 그린수소 생산시설 및 이를 연계하는 시스템 전체에 대한 기본설계와 상세설계를 비롯해 주요 기자재 구매, 시공 등 EPC(설계·조달·시공)를 총괄한다. 특히 운영(O&M)에도 참여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축적한 기술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향후 국내외 대규모 그린수소 프로젝트 추진에 활용해 나갈 계획이다.

국내에서 그린수소 생산시설 구축에 들어간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앞서 지난달 12일엔 국제인증기관인 DNV(Det Norske Veritas)로부터 세계 최대 용량의 액화수소 저장탱크 설계 인증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성과를 낸 것이다.

액화수소는 기체 상태인 수소를 극저온으로 냉각해 액화한 것으로 최근 인증 받은 액화수소 저장탱크의 용량은 4만m3(입방미터)에 달한다. 이는 초저온 상태의 액화수소를 약 2800톤까지 저장할 수 있는 용량으로, 수소차 50만대 이상을 한 번에 충전할 수 있다는 규모다.

액화수소 저장탱크는 영하 252.8도인 액체수소의 특성상 극저온 상태로 보관이 필요해 고도의 설계와 시공 역량을 필요로 한다.

삼성물산은 세계적인 에너지 저장시설 전문설계업체인 영국의 웨쏘(Whessoe)와 함께 올해 초부터 본격적으로 DNV인증을 위한 액화수소 저장탱크 기술개발에 집중해왔다. 웨쏘는 삼성물산이 2013년에 인수한 액화천연가스(LNG) 저장 탱크와 터미널 기술을 가진 영국의 설계사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관계자는 “탱크의 안정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액화수소가 다시 기체 상태로 바뀌는 것을 방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적용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국제 표준 준수 여부에 대한 실사를 거쳐 최종 설계 인증을 받았다”고 말했다. 

LNG, LPG 등 에너지 저장시설 수행 경험과 글로벌 역량을 인정받고 있는 삼성물산은 최근 액화수소 저장탱크 인증과 설계 역량 확보를 계기로 그린수소·암모니아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수소뿐만 아니라 태양광도 공을 들이고 있다. 괌 망길라오 태양광 프로젝트를 통해 태양광 발전시장에 진출한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단순 태양광 패널 모듈 설치 수준을 넘어 설계와 조달, 시공, 운영까지 모든 단계에 걸친 역량을 확보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8월엔 카타르에너지가 발주한 태양광 프로젝트를 따냈다. 해당 프로젝트는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남쪽으로 약 40km에 위치한 사이드(Mesaieed)와 도하 북쪽으로 약 80Km 떨어진 라스라판(Ras Laffan) 지역 2곳에 각 417MW 급과 458MW 급의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역량을 갖춘 삼성물산이 단독으로 EPC(설계·조달·시공)를 수행한다. 

아울러 공사금액은 약 8000억원이다. 사업부지에 설치되는 태양광 패널만 160만개에 달할 정도로 큰 규모의 사업이다. 완공 후에는 카타르 에너지 관련 시설과 국가 전력망을 통해 약 150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하게 된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신 재생에너지 역량 강화 뿐 아니라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건설 자재인 제로콘크리트 보도블록이 대표적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관계자는 “제품에 대한 성능 검증을 완료하고 이달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나설 예정이다”라면서 “내년부터 래미안 아파트 단지 보도블록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제로시멘트 보도블록은 탄소배출 비중이 높은 시멘트 대신 삼성물산이 특허를 보유한 특수 자극제, 산업 부산물인 고로슬래그 등을 사용해 기존 품질과 강도를 유지하면서도 탄소 배출량을 낮춘 것이 특징이다.

콘크리트의 주원료인 시멘트는 1톤당 약 0.9톤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이에 반해 시멘트를 사용하지 않은 제로시멘트 보도블록은 일반 콘크리트 보도블록 대비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이 70% 가까이 낮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관계자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목표로 친환경 건설 기술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며 ”이와 함께 지금까지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탄소저감 콘크리트 개발과 적용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3분기까지 삼성물산의 누적 연구개발 비용은 3422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까지인 3836억원을 넘어설 것”이라면서 “이중 30~40% 정도가 건설부문 연구개발 비용으로 정확한 수치 공개는 어렵지만 역시 전년도보다 증가했다”라고 말했다. 

 

문용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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