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완수 감독 신뢰에 펄펄
웃음기 되찾으며 코트 종횡무진
[한스경제=강상헌 기자] 시련을 이겨내고 돌아온 ‘여자농구 대들보’ 박지수(25·청주 KB국민은행)가 올 시즌 리바운드와 어시스트 부문에서 커리어 하이를 써내고 있다.
박지수는 지난해 여름 극심한 스트레스로 공황장애 진단을 받고 힘든 시간을 보냈다. 대표팀에서 하차했고 한동안 코트를 떠나있어야 했다. 치료와 휴식에 전념한 그는 지난해 12월에야 팀에 합류했다. 하지만 2월 손가락 인대를 다쳐 수술대에 오르며 시즌을 조기 마감했다.
건강한 모습을 되찾은 박지수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건재를 과시했다. 지난달 30일 진행된 여자프로농구 개막 미디어데이에선 새 시즌 활약을 다짐하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아프기 전처럼, 팬분들께서 보시기에 나다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시즌 초반부터 그렇게 하기는 어렵겠지만, 점점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박지수는 시즌 초반부터 팬들과 약속을 지켜나가고 있다. 그는 1라운드 5경기에 출전해 평균 29분22초를 뛰며 평균 17.4득점, 16.2리바운드, 6.2어시스트, 블록슛 2.4개를 기록했다. 활약에 힘입어 정규리그 1라운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11일 용인 삼성생명과 경기에서는 16득점 13리바운드 10어시스트를 기록해 개인 통산 6번째 트리플더블도 작성했다.
박지수는 올 시즌에도 팀 내의 핵심 득점원으로 활약 중이다. 경기당 17.14득점을 기록하며 팀 내 득점 1위다. 득점뿐만이 아니다. 리바운드와 어시스트 기록도 눈에 띈다. 박지수는 경기당 16.4 리바운드(전체 1위), 5.7 어시스트(전체 2위)를 마크하고 있다. 이는 커리어 하이다. 커리어 통틀어 최고의 활약을 펼쳤던 2020-2021시즌(15.2 리바운드·4.0 어시스트)을 넘어섰다.
이러한 박지수의 활약의 밑바탕에는 김완수(46) KB국민은행 감독의 신뢰가 있다. 27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아산 우리은행과 경기에 앞서 김 감독은 “경기 전에 (박)지수랑 미팅을 했다. 야투 성공률이 떨어져서 불안함을 갖고 있었다. 우승했을 때 기록과 지금 기록을 비교해 주면서 ‘득점이 조금 떨어졌지만 리바운드와 어시스트, 가로채기에서 커리어 하이를 찍고 있다’고 짚어줬다. 기대치가 높아서 부담이 올 수 있지만 ‘넌 신이 아니고 사람이라 실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박지수는 우리은행전에서 뛰어난 활약으로 기대에 부응했다. 그는 이날 팀 내 가장 많은 18득점에 16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야투 성공률도 53.3%로 끌어올렸다. 이날 박지수는 웃음기도 되찾았다. 2쿼터부터 밝은 미소와 종횡무진 코트를 누비며 공수에 가담했다. 그는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나 “팬들 사이에서 ‘제가 웃어야 팀이 이긴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들었다. 그래서 웃으려고 했다”며 “감독님의 ‘실수할 수 있다’는 말이 많이 감사했다.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하려고 하지만 욕심이 있다 보니 자책하게 될 때가 많았다. 감독님께서 그렇게 이야기해 주시니까 한 번 더 용기가 났다”고 말했다.
박지수의 활약에 힘입어 KB는 우리은행에 50-45로 승리하며 15일 시즌 첫 맞대결 역전패를 되갚았다. 아울러 우리은행과 함께 공동 선두(6승 1패)로 올라섰다.
강상헌 기자 ksh@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