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렬 시공부문 대표 직접 챙겨…관계자 “다른 국적 근로자 모아 또 진행 예정”
HDC현산, 올해부터 고위험공종 대상 전문통역사 현장 방문해 국적별로 모아 교육
[한스경제=문용균 기자] 국내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가 점점 늘어나는 가운데 안전한 현장을 만들기 위한 건설사들의 외국인 대상 교육도 좀 더 짜임새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월 건설근로자공제회가 발표한 ‘분기별 퇴직공제 피공제자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건설 현장 외국인 근로자 수는 총 11만505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0만6680명과 비교해 7.8% 증가했다. 외국인 근로자 구성비는 14.3%에서 15.2%까지 늘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외국인 근로자 가운데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불법 체류자가 통계에 반영되지 않았다며 실제론 외국인 근로자 비중이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근로자공제회는 지난해 말 발간한 ‘건설근로자 수급실태 및 훈련수요 조사’에서 통계청과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등의 행정 통계 자료를 토대로 실제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외국인을 43만6000여명으로 추정한 바 있다.
이는 외국인 근로자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안전교육 체계가 갖춰져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간 국가 차원에서 움직이고 있지만 민간건설사들은 이 부분에 미온적이었다. 협력업체에게 맡기는 곳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최근엔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중견건설사인 반도건설은 이달 10일 경북 경주시 건천읍 화천리에 위치한 신경주역세권 4, 5블록 현장 안전교육장에서 협력업체 소속 베트남 국적 외국인 근로자 60여명을 대상으로 올바른 품질시공 및 안전 교육을 실시했다고 최근 밝혔다.
이는 개별 현장에서 협력업체가 진행한 것이 아니다. 반도건설이 시공을 맡은 전국 현장에서 일하는 모든 베트남 근로자들을 한 자리로 모아, 베트남어 통역을 두고 진행한 교육이다.
반도건설 관계자는 “전국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한국어 의사소통이 어렵고 경험이 미진한 외국인 근로자들이 많아 품질유지 및 안전관리에 어려움이 많다는 현장소장들의 의견을 수렴해 진행됐다”면서 “이날 교육은 특히 이정렬 반도건설 시공부문 대표가 직접 주관했다”라고 말했다.
이정렬 시공부문 대표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개별 공종의 오시공 사례와 올바른 시공 사례를 사진으로 보여주면서 설명했다. 베트남어 통역은 이를 근로자들에게 전달했다.
또한 철근 시공시 배근, 결속, 스페이서, 피복 등 작업을 규정에 맞게 진행할 것과 도면을 기준으로 절대 철근이 빠지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할 것을 강조했으며, 특히 대부분의 현장 안전사고가 안전모, 안전화 등 보호구 착용과 현장정리, 청소 등 기본적인 안전관리 수칙을 지키지 않아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자신과 가족을 위해 안전을 최우선으로 작업해 줄 것을 당부했다.
반도건설 관계자는 “건설현장에서 안전보건문화가 정착 되도록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교육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언급했다.
반도건설 뿐 아니라 대형건설사인 HDC현대산업개발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각 현장에서 외국인 근로자 가운데 명예통역관을 지정하고, 아침조회는 물론 신규교육, 특별교육 등 안전교육 시 통역을 진행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면서 “올해부턴 본사 안전업무를 담당하는 팀에서 높은 위험 공종을 진행하는 현장을 전문통역사와 직접 방문해 중국, 베트남, 태국, 카자흐스탄 등 국적별로 인원을 모으고 안전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HDC현대산업개발은 현재 각 나라별 자막이 입혀진 공종별 시청각 교육 자료를 만들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내년 배포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흐름과 관련해 최수영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기술경영연구실장은 “외국인 근로자가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맞춤형 안전교육을 진행하고 시청각 자료를 개발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면서 “교육만큼 중요한 것이 현장 내 소통으로 안전한 현장을 만들기 위해선 관리자와 외국인 근로자 사이에서 일하는 언어 능력을 갖춘 ‘반장’들을 양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용균 기자 myk_1627@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