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권현원 기자] 코스피에서 16거래일 연속 이어지던 외국인들의 순매도 세가 모처럼 순매수로 전환하며 향후 움직임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증권가에선 지난주 이후 매크로 상의 환경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외국인의 입장에서 원화 자산에 대한 투자 매력 개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7일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3.93(0.98%)가 오른 2460.17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 지수 역시 9.84포인트(1.21%)가 상스한 820.38로 마쳤다.
이날 지수 상승은 외국인의 순매수세가 견인했다. 코스피 기준, 개인과 기관이 각각 2808억원과 1361억원을 매도한 가운데 외국인들을 4279억원 가량을 쓸어 담았다. 코스닥에서는 개인이 927억원을 매도한 가운데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75억원과 627억원을 매수했다.
김정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17일은 9월 중순 이후 처음으로 외국인이 코스피에서 순매수 전환한 점이 돋보였다”며 “업종별 기여도 측면에서 주도주 역할인 반도체 업종이 지수 상승을 견인했으며 지속적인 가격조정을 뒤로하고 2차전지 밸류체인 반등 속에 IT가전도 지수 상승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외국인들의 순매도세는 16거래일 연속 이어지고 있었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이 기간 누적 순매도 규모는 2조 7000억원에 달하며 이는 2020년 3월 이후 최장 거래일 순매도세를 경신한 기록이다.
외국인들은 해당 기간 중 △운수장비(+3000억원) △통신(+1000억원) △금융(+1000억원) 등 배당 및 방어주 성격의 업종들은 순매수했지만 △철강금속(-5000억원) 등 개인 수급이 집중됐던 2차전지 업종을 넘어 반도체 등, 전기전자(-1조 4000억원)의 매도 금액이 전체 순매도의 약 52%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는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 외국인의 국내 증시 시각 전환(바이코리아→셀 코리아)이 일어나고 있다는 추측을 유발하고 있는 모습이다”며 “2차전지에 대한 반대 포지션 구축 외에도 잭슨홀부터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 이어지는 과정에서 출현한 고금리, 강달러 등 매크로 악재가 이들의 순매도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결국 외국인의 순매도 중단 및 추세적인 순매수 재개 여부에 대한 단서는 여기서 찾아볼 수 있다”며 “이런 관점에서 최근 연준 위원들의 발언 수위가 약해졌으며 지정학적 불확실성, 고유가발 수요 둔화 전망이 금리 급등세를 진정시키는 등 지난 주 이후 매크로 상 환경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 연구원은 외국인의 ‘셀 코리아’에 대한 과도한 불안은 자체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그는 “코스피가 2400pt에서 하방 지지력을 확보하고 있는 가운데 달러 환산 코스피가 올해 1월 초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다”며 “최근 주가 조정과 원화 약세가 동시에 진행됨에 따라 외국인 입장에서는 원화 자산에 대한 투자 매력이 개선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들의 셀코리아에 대한 과도한 불안은 자제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전했다.
외국인 매도세는 국제 유가에 달렸다는 의견도 있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주식시장은 수급 관점에서도 유가 상승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된다”며 “유가 공급 측 요인과 외국인 코스피 1년 누적순매수 간 관계는 반대에 가까운데 한국 기업 비용 부담 확대에 따른 마진 축소 가능성,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외국인 평가차손 확대 우려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국인은 국내 주식시장 하락을 견인하고 있는 주체로 자리하고 있다며”며 “국제유가 변동성이 줄어들지 않는 국면에서 매도는 지속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노 연구원은 “중요 변곡점은 유가 공급 측 요인 정점 통과 때다. 과거 중동 지역 지정학 위험은 국가 간 전면전으로 비화하지 않을 경우 1~2개월 내 정점을 지났다”면서 “외국인은 원유 공급 차질 정점 통과 후 코스피 비중을 빠르게 확대했던 바 있다. 해당 구간 도래 시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 및 고베타 업종 중심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현원 기자 hwkwon@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