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기복 있는 성적으로 마음고생
최경주·김시우 계보 잇는 스타
김주형이 우승 트로피를 든 채 환하게 웃고 있다. /PGA 투어 페이스북
김주형이 우승 트로피를 든 채 환하게 웃고 있다. /PGA 투어 페이스북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김주형(21)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총상금 840만 달러)에서 타이틀 방어에 성공하며 다시 화려하게 비상했다.

김주형은 16일(이하 한국 시각)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TPC 서머린(파71)에서 열린 PGA 투어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7개, 보기 2개를 엮어 5언더파 66타를 적어냈다. 최종합계 20언더파 264타가 된 김주형은 대회 타이틀 방어와 함께 투어 통산 3승째를 수확했다. 우승 상금은 151만2000달러(약 20억5000만 원).

◆기복 있는 성적으로 마음고생

김주형에게 이번 대회 우승은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그는 지난 1년간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김주형에게 스윙을 가르쳤던 이시우(42) 코치 겸 빅피쉬골프아카데미 원장은 최근 본지와 통화에서 “작년에 비해 올해엔 스윙의 회전 동작, 전체적인 동작이 비거리를 늘리는 것에 초점을 주고 있는 것 같다. 전체적으로 밸런스가 무너진 느낌이긴 한데, 대체로 비거리를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 같다. 밸런스를 조금 잃어버리는 것에 대해 감수하고 공을 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김주형은 올 시즌 다소 들쑥날쑥한 성적을 보였다. 이 대회 전까지 5차례 컷 탈락하면서도 우승 1회, 준우승 1회를 기록했다. 7월 메이저대회인 디오픈 챔피언십 준우승을 시작으로 8월까지 10~20위 안팎 성적을 올리며 안정돼갔다. 그러다 결국 우승하며 샷 밸런스를 완전히 되찾은 모양새다. 스윙이 잘 안될 때마다 이시우 코치와 영상으로 소통한 것도 샷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김주형은 이번 대회에서 페어웨이 안착률 공동 5위(71.43%), 샌드세이브율 공동 12위(75.00%), 그린적중률 공동 40위(75.00%),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 공동 48위(314야드)를 기록했다. 특히 최종 4라운드 페어웨이 안착률은 공동 1위(85.71%)에 올랐다. 승부처에서 보다 높은 집중력을 발휘했으며 샌드세이브율을 보면 위기관리 능력도 발군이었다.

13번홀(파5)이 승부처였다. 김주형은 이 홀에서 약 1.9m 거리 버디 퍼트로 기존 공동 선두에서 벗어나 단독 선두로 치고 나섰다. 김주형은 15번홀(파4)에선 3.6m 버디 퍼트에 성공하며 경쟁자에 2타 차로 달아났다. 이후 타수를 잃지 않고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이어간 김주형은 캐나다의 애덤 해드윈(19언더파 265타)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김주형. /PGA 투어 페이스북
김주형. /PGA 투어 페이스북

◆최경주·김시우 계보 잇는 스타

김주형은 이번 우승으로 갖가지 기록을 세웠다. 한국 선수가 PGA 투어 대회 2연패를 기록한 건 지난 2021년과 2022년 AT&T 바이런 넬슨에서 우승을 차지한 이경훈(32)에 이어 역대 2번째다. 아울러 이 대회는 2021년 임성재(25)가 정상에 오른 이래 3년 연속 한국 선수가 우승을 거머쥐었다.

김주형은 PGA 투어에서 3승 이상 올린 3번째 한국 선수로도 기록됐다. 최경주(53)가 8승, 김시우(28)가 4승을 기록 중이다.

김주형은 지난해 10월 이 대회 우승으로 PGA 투어 사상 2번째 어린 나이에 2승을 올리는 기록을 세웠다. 당시 나이 만 20세3개월로 타이거 우즈(20세9개월)보다 빠르게 2승을 달성했다. 다만 3승 고지까진 우즈(48·미국)에 간 발의 차이로 뒤졌다. 우즈는 만 21세, 김주형은 21세 3개월에 3승째를 올렸다. 김주형은 세계랭킹을 11위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그야말로 세계 정상권이다.

김주형은 “지난해엔 웃음이 끊이질 않았는데 올해 중반엔 나 자신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이유를 알아내려고 애쓰는 일이 힘들었다. 올해가 첫 번째 풀 시즌이고 작년의 대단한 성과에 대한 기대에 부응하려고 노력 중이다. 어떻게 하면 더 나아질 수 있을까 고민한다. 힘들었지만 좋았고 때로는 겸손해지는 한 해였다. 3승은 정말 달콤하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경훈은 버디 5개, 보기 2개로 3언더파 68타를 기록, 공동 7위(17언더파 267타)로 대회를 마쳤다.

박종민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