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송진현] 보험업에 올해부터 새 국제 회계준칙(IFRS17)이 적용됨에 따라 손해보험업계 판도도 요동칠 전망이다.
손해보험업계에선 삼성화재가 수십여년 간 1위를 수성해온 상황이다. 그런데 업계 2위인 DB손보가 IFRS17 도입에 발맞춰 삼성화재를 맹추격하고 있는 중이다. 이미 지난해 당기순이익을 IFRS17 기준에 대입하면 DB손보가 1위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에 따라 DB손보를 이끄는 정종표 사장의 리더십도 주목받고 있다.
올해 보험업에 새로 도입된 IFRS17 회계기준에선 보험계약 서비스 마진(CSM, Contractual Service Margin))이 중요한 지표로 평가되고 있다. CSM은 보험사의 신규 계약에 따라 미래이익을 산정한 값이다. 기존 회계제도(IFRS4)에선 보험을 판매한 시점을 기준으로 수익을 인식했다. 반면 신 회계제도에선 모든 보험을 부채로 보고 미래에 들어올 수익을 나누어 산출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CSM이 중요해진 이유다.
올해 상반기 순이익 규모면에선 삼성화재가 1조2151억원으로 여전히 1위에 올라있다. DB손보는 9181억원으로 삼성화재에 이은 2위다.
그런데 상반기 기준 CSM은 삼성화재가 12조6650억, DB손보가 12조6349억원으로 그 차이가 200여억원으로 좁혀졌다. 신 회계기준에서 중요한 지표인 CSM을 놓고보면 DB손보가 삼성화재의 턱 밑까지 추격해온 셈이다.
DB손보 정종표 사장은 업계 1위 등극을 위해 올초부터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를 1위 도약을 위한 원년으로 선포하고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DB손보는 지난 2월 베트남 항공보험사인 VNI의 보통주 71%를 3150만달러에 인수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VNI는 베트남 손해보험 업계에서 10위에 올라있다.
또 6월에는 베트남의 또다른 손해보험사인 사이공하노이보험사를 인수했다. 이 회사 지분 75%를 사들인 것이다. 정종표 사장은 업계 1위 도약을 위해 해외 시장의 개척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 상태다.
그는 손해보험업의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는 요양보험 및 펫보험 상품의 경쟁력 강화에도 본격적으로 나섰다.
지난 7월 손보 업계 처음으로 요양서비스를 이용할 때 발생하는 비용을 사용한 만큼 실손으로 보장하는 요양실손보험을 출시했다. 아울러 반려동물의 치료비를 최고 2000만원까지 보장하는 펫블리 반려견 보험도 같은 달에 선보였다. 이 두가지 상품은 소비자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DB손보에서 30년 넘게 근무해온 정사장은 손해보험 업계의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삼성화재를 잡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도 그의 자신감에서 비롯되었다는 분석이다.
보험업을 비롯한 산업계 전반에서 그동안 영원한 1등은 없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CEO의 강력한 의지에 따라 재계의 판도도 달라져 왔던 것이다.
정종표 사장의 손보업계 1위 등극여부가 올해 보험업계의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정사장은 이 원대한 목표를 향해 한걸음 한걸음씩 착실히 다가가고 있다.
DB손보는 올해로 61년의 역사를 가진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손해보험사다. <한스경제 발행인>
송진현 기자 jhsong@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