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해외 기업 M&A 성사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동화약품이 오너 4세 시대를 맞으면서 적극적인 투자 행보에 보여주고 있다. 업계에서는 사업 다각화를 통한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과 함께 동남아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고 평가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몬 동화약품이 2020년부터 타법인에 신규 투자한 금액은 총 936억원이다.
동화약품은 지난 2020년 ‘메디쎄이’를 포함해 3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면서 공격적으로 지갑을 열기 시작했다.
메디쎄이는 척추 임플란트를 전문적으로 제조하는 국내 의료기기 기업이다. 2003년 경기도 화성시 봉담읍에 ‘베리안’으로 시작했다가 2007년 현재의 사명으로 변경했다. 인수 당시 이 회사에 총 221억원을 투자했고, 동화약품은 지난해 의료기기 부문 매출 235억원을 기록했다.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한 셈이다.
이어 2021년 8곳의 바이오기업과 투자업체 등을 대상으로 총 136억원을 투자했다. 지난해에는 디지털 치료제 개발사 ‘하이(35억원, 지분율 10.8%)’ 등 62억원의 투자를 단행했다.
동화약품은 하이에 대한 투자로 이 회사 주력 제품인 범불안장애 치료제 ‘엥자이렉스’를 비롯해 디지털 치료제의 국내 판매 우선 협상권을 확보했다. 신규 약물 공동개발과 글로벌 진출 여부도 논의할 예정이다.
올해 역시 투자를 멈추지 않고 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처음으로 해외 기업을 인수합병(M&A)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동화약품은 지난달 베트남 약국체인 운영 기업 ‘중선파마(TRUNG SON Pharma)’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동화약품 다음 달 31일 중선마파 지분 1215만 4142주를 약 391억원에 확보한다. 중선파마가 515만 7142주를 추가 발행해 총 주식 2383만 476주로 늘릴 예정이며, 동화약품은 증자 완료 후 지분 51%를 확보하게 된다.
중선파마는 1997년 설립돼 1000여명의 약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베트남 남부 지역 내 140여개 약국체인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 약 740억원의 매출을 기록, 2019~2022년 연평균 46%의 성장세를 이뤘다. 전문의약품을 비롯해 △일반의약품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의료기기 △H&B(헬스 앤 뷰티) 카테고리 등 다양한 분야의 제품을 판매 중이며, 양사 긴밀한 협업을 통해 오는 2026년까지 매장을 약 460개로 확장할 방침이다.
아울러 동화약품은 중선파마를 통해 활명수, 잇치, 판콜 등 일반의약품의 베트남 시장 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비타민과 홍삼, K-뷰티 상품 판매량이 급증한 베트남 시장 니즈에 맞춰 건강기능식품 및 화장품으로 영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한편 동화약품의 광폭 투자는 오너가(家) 4세인 윤 부사장이 이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해 동화약품의 모회사였던 동화지앤피를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는 디더블유피홀딩스와 합병시키면서 최대주주(지분 60%)로 등극, 사실상 승계를 마무리했다.
윤동준 동화약품 회장의 장남인 윤 부사장은 1984년생으로 미국 위스콘신 매디슨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 2013년 동화약품 재경·IT실 과장으로 입사했다. 이후 2014년 CNS팀 차장, 2015년 전략기획실 부장, 2016년 전략기획실 생활건강사업부 이사 등을 거쳐 2019년 3월 이사회에 합류했다. 현재 고객감동본부/지원본부장이자 동화약품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고 있다.
변동진 기자 bdj@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