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1일 창립총회서 정식 출범, 재상장일 13일...29일 기준 주가 128% 증가
STX그린로지스, 잠재적인 STX 트레이딩 물량 확보..."단기적인 수익 긍정적"
현대삼호중공업이 건조해 H-LINE해운에 인도한 18만톤급 LNG 추진 벌크선 / 한국조선해양 제공
현대삼호중공업이 건조해 H-LINE해운에 인도한 18만톤급 LNG 추진 벌크선 / 한국조선해양 제공

[한스경제=김우정 기자] STX가 본업인 원자재·산업재 트레이딩에 집중하고자 해운·물류법인 'STX그린로지스'를 인적분할했다. 2025년부터 벌크선 물동량 저하가 예상되는 가운데 STX그린로지스는 STX의 원자재 물량을 바탕으로 수익성과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1일 글로벌 종합상사 STX가 창립총회 및 이사회를 개최해 해운물류법인 'STX 그린로지스'를 정식 출범했다. 이날 총회에서 초대 대표이사로 이우형 전 STX 전무가 선임됐다.

STX는 지난 3년간 평균 수출 비중이 78.1%, 올해 1분기 수출비중이 56.9%에 달할 정도로 수출 중심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주요국의 긴축 정책,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원자재가 상승 등으로 글로벌 교역이 위축되며 글로벌 종합상사업의 수익성이 구조적으로 저하됐다. STX의 공시자료에 따르면, 2022년 영업손실은 19억5500만원, 올해 상반기에는 17억2800만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이에 STX는 지난 16일 이사회를 열고 'STX그린서비스' 인적분할 계획서를 승인했다. 두 회사의 분할 비율은 8:2로, 기존 법인 STX가 76.74%, 신설법인인 STX그린로지스가 23.26%다. 지난 16일 STX그린로지스의 인적분할 소식이 들려오자 STX 주가는 14일 1만5830원에서 29일 3만6250원으로 약 128,9% 급등했다. 현재 회사분할에 따른 전자등록변경으로 STX는 매매거래 정지상태이며, 재상장일은 13일이다.

STX그린로지스 CI / STX 제공
STX그린로지스 CI / STX 제공

'STX 그린서비스'는 해운·물류분야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탐색해 STX의 수익성을 보장할 계획이다. 현재 STX그린로지스는 32.5K급 벌크선 2척의 자사선을 보유하고 있으며, 향후 용선(임차선박)의 비율을 유지하여 공격적인 선대 운용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올해 말 STX마린서비스 선박관리부문을 양수하고, 기자재 공급 사업 등을 확대하며 해운업의 밸류체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한편, STX는 지난해 해운부문에서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380% 상승하는 성과를 거둔 바 있다.

STX 관계자는 "중고선, 벌크선, 컨테이너선, 케미컬선 등 다양한 선종으로 선단 다양화를 추진할 예정"라며 "이를 통해 STX 물량뿐만 아니라 화주들과 장기운송계약을 통해 물량을 확보하여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인적분할을 통해 STX는 니켈 등 이차전지 소재 전문기업으로의 포지셔닝을 강화하고, 안정적 공급망 구축을 위해 올해 3분기 원자재·산업재 B2B 트레이딩 플랫폼 '트롤리고(TROLLYGO)'를 런칭할 계획이다. '트롤리고'는 금속, 철강, 에너지, 친환경 소재, 방산 등 원자재·산업재의 무역거래를 온라인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한 업계 최초의 B2B 플랫폼이다. STX는 "트롤리고가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할 경우 2026년까지 매출 5조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향후 긍정적이지 않은 벌크선 시황과 IMO의 강화된 환경규제가 STX의 수익성 확보에 위험요소로 거론되고 있다. 영국 해운시황분석 전문기관인 MSI의 '올해 2분기 시황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건화물선(벌크선) 물동량은 2022년 대비 2.4% 증가될 전망이지만, 2025년부터 철광석, 석탄 등 수요 위축으로 물동량 성장률이 둔화될 전망이다. 또한 신조선도 2025년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2027년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MSI는 "올해 건화물 물동량은 전년 대비 약 2.4% 증가가 예상되나, 선대 운영효율성 상승에 따라 실제 선박 DWT에 대한 수요는 0.1%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STX 관계자는 "변동성이 높은 해운업 특성을 고려해 시황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관련 대응전략을 수립할 계획"라고 답했다. 또한 "STX가 거래하는 원자재와 산업재의 대부분이 해상으로 운송되는 만큼 잠재적인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있다"며 "인도네시아 니켈광 사업 진출을 위한 현지 합작투자회사(JV) 설립,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광산 사업 진출, 모잠비크 그라파이트 판매권 확보, GS EPS향 2023년 하반기 우드펠릿 9만톤 등 물량이 확보된 만큼 STX그린로지스의 단기적인 수익성은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IMO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2008년 총배출량 대비 최소 20%, 2040년까지 최소 70%를 감축하겠다고 발표한 규제에 대해서 그는 "앞으로 구축될 자사 선대를 친환경 선박으로 마련할 예정"이라며 "현재 친환경 선박과 관련해 다양한 옵션을 고려 중이며, 구체적인 계획은 수립되어 있지 않다"고 답했다.

한편 STX그린로지스 이우형 신임 대표는 SK네트웍스를 거쳐 SK가스 미국·중국 지사장 및 사업개발 임원 등을 역임하며 국내외 경험과 현장경험을 갖췄으며, 2019년부터는 STX 전략사업본부 본부장을 맡아 해운·가스·모빌리티사업 등을 이끌었다.

김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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