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권현원 기자] 8월 한 달간 국내 증시는 2차전지, 초전도체, 맥신 등 각종 테마주가 연이어 등장하는 가운데 미 연준의 긴축과 중국 부동산 리스크 등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이벤트까지 발생한 한 달이었다. 증권가에서는 9월에 진입하는 코스피가 대체로 2400~2700포인트선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하는 분위기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8월 국내 증시는 월 초보다 후퇴하는 모습으로 시작했다. 8월 1일 2667.07로 시작한 코스피는 중반을 넘어선 18일 2505.50선까지 내려앉았으며 이후, 회복세를 보이며 30일 기준 2561선을 형성 중이다.
8월 한 달은 각종 ‘테마주’가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며 시장의 주목도를 높여갔다. 앞서 존재감을 과시했던 2차전지 관련주의 관심을 초전도체주가 이어가며 시장을 흔들었고, 최근에는 맥신과 양자컴퓨터 관련주가 테마주로 엮이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여기에 미국이 긴축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분위기 속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악재도 발생했다. 최근 중국에서는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이 12만 250만달러 규모의 회사채 이자 상환에 실패한 것을 비롯해 헝다 그룹이 뉴욕 법원에 파산 보호를 신청하는 듯 부동산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소식은 국내 증시에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 증시는 물론, 아시아 증세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기도 했다.
강민석 교보증권 연구원은 “지난 8월 주식시장은 상당히 혼란스러운 시간을 보냈다”며 “주식시장의 거래대금이 증가하고, 중국 소비관련주의 급등과 테마주가 끊임없이 등장하는 분위기였는데 인덱스 기준으로는 월초 대비 후퇴한 폭이 작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어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만한 악재가 등장했는데 사실 그 악재가 생소하거나 시스템 리스크를 발생시킬 만큼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만들지 않고 있다”며 “금리와 환율이 불안정 하다는 점은 걱정스럽기는 하나 시장참여자는 불안 속에서 기회를 찾는 상반기 루틴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혼란스러웠던 8월을 보내며 9월을 맞이한 증권업계에서는 이달 주식시장이 횡보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대체로 9월 코스피 밴드를 2400~2700포인트로 전망하고 있다.
먼저 교보증권은 9월 코스피 예상밴드를 2450~2700p로 제시했다. 9월 주식시장이 투자심리를 위협하는 불안요소를 극복하면서 횡보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강 연구원은 “높은 금리 수준이 유지되는 현재는 유동성 환경이 투자에 우호적이라 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대신 시장경제에 공급된 유동성의 절대 규모가 높아진 만큼 유동성을 통제한 상태에서 발생하는 풍선효과는 풍선을 터트리기 보다 새로운 투자 방향과 다양한 성장산업 등장에 촉매제가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무분별한 테마주 투자는 지양해야 할 필요성을 언급하면서도, “현재 시장의 특성을 이해하면며 다양한 투자기회에 동참하는 자세를 갖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키움증권은 9월 코스피 예상밴드로 2450~2680포인트를 제시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불확실성 등 상단에 제약적인 요소들이 있는 만큼 9월 주식시장은 4분기를 위한 방향성 탐색 구간을 이어갈 것이라는 예상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증시는 상하단이 제한된 박스권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며 “결국 업종 관점에서는 4분기 중순 이후 수출주 및 성장주 필두로 증시 전반에 온기를 퍼뜨릴 것으로 보이지만, 9월부터 4분기 초반까지는 특정 업종이 지속적인 주가 상승을 시현하기 어려울 것이므로 업종별 순환매 대응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신한투자증권의 예상 밴드는 2400~2650포인트다. 2400포인트대에 진입 시 가격 매력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실질금리 상승 가능성 및 기업이익 모멘텀 약화는 9월 중 난이도 있는 주식시장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며 “위험을 소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며, 핵심은 내년 반도체 및 유틸리티 증익 기대가 약화되지 않았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 업황 반등 시점 자체는 지연될 수 있어 지수 상단을 낮출 요소로 판단한다”며 “코스피 2400포인트 진입 시 가격 매력이 부각될 수 있으며, 연말로 갈수록 내년 이익 개선 효과에 따른 지수 상단 재근접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화투자증권의 경우, 기존에 제시했던 2350~2750포인트를 유지했다. 9월 국내 주식시장이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8월 조정은 양호한 미국 경기로 물가가 오르고 금리가 상승한 결과다”라며 “9월부턴 미국 경제와 금리의 탄력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하며, 예민하게 반응해 온 시장에 반등의 계기가 돼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현원 기자 hwkwon@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