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권현원 기자] 상반기 저축은행 업계가 962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이번 주 예정된 2분기 저축은행별 실적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는 2분기 역시 이자비용 증가 등으로 1분기와 비슷한 분위기를 이어갈 것이으로 전망하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 금리 인상 없이는 저축은행의 수익성 개선이 힘든 상황이란 것이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상반기 저축은행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상반기 저축은행은 -96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918억원이 감소한 수준이다. 순익 감소는 대손비용이 크게 증가(+6292억원)한 데 주로 기인했다는 금감원의 설명이다. 다만, 2분기 적자 규모는 434억원으로 1분기 대비 소폭 감소했다.
6월 말 기준, 총여신 연체율은 5.33%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1.92%p 상승했다. 기업대출 연체율과 가계대출 연체율은 5.76%, 5.12%로 각각 지난해 말 대비 2.93%p, 0.38%p가 상승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상반기 저축은행 당기순이익은 이자이익 감소 및 대손비용 증가 등으로 적자로 전환한 가운데 연체율도 지난해 말 대비 상승했다”면서도 “2분기 중 손실 규모가 다소 축소됐으며 연체율도 신규 연체 규모 감소와 함께 상·매각 등 적극적인 연체채권 정리 등으로 2분기 들어 상승폭이 크게 둔화했다”고 설명했다.
실적 악화 분위기는 1분기부터 이어지고 있다. 국내 79개 저축은행은 지난 1분기 500억원이 넘는 규모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2014년 이후 9년 만에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우려가 커지자 중앙회 차원의 설명자료가 배포되기도 했다.
당시 중앙회는 ‘저축은행 경영현황 관련 설명자료’를 통해 “1분기 저축은행 영업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다소 악화됐으나 이는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비용 증가와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리스크 관리 강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다”며 “예금금리 안정화 등 불안정성 해소 및 충분한 손실흡수여력 등을 감안할 때 하반기부터는 점진적으로 영업실적이 호전돼 예년과 같이 안정화 추세로 전환될 것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앞으로의 실적 기대감 역시 높지 않은 상황이란 것이다. 최근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점차 낮아지고 있는 가운데 대출금리 상단이 막혀있어 저축은행 업계 특성상 앞으로도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업계는 지난해 말 내놓은 5~6%대 이르는 고금리 예금상품의 이자비용을 감당해야 한다. 실제 2022년 말 기준, 저축은행 정기예금의 평균금리는 5.37%(12개월 기준)까지 치솟기도 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2분기도 1분기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라며 “실적 악화의 원인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이자 비용 증가가 크다. 조달 비용이 늘어났다는 의미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이유로 결국에는 이자 비용이 줄어들어야 수익 개선되지 않을까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업계는 하반기 건전성 지표 관리는 어느 정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당국의 허용으로 부실채권의 매각이 민간 유동화전문회사에도 가능해 지면서 실제 매각이 진행될 경우, 연체율 관리가 이전보다 수월해질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5월 말 발표한 ‘개인 무담보대출 연체채권 매각 관련 개선방안’을 통해 개인 무담보 연체채권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개인연체채권 매입펀드’ 외에도 ‘자산유동화에 관한 법률’에 따른 유동화전문회사에 매각할 수 있도록 ‘개인연체채권 매입펀드’ 협약을 개정하기로 했다.
이는 최근 저축은행 업계를 중심으로 건전성 관리를 위해 불법추심이 우려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연체채권을 보다 적극적으로 정리해야할 필요성이 지속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이번 방안을 통해 금융사는 부실채권(NPL) 전문 투자회사에 개인 무담보 연체채권을 매각할 수 있게 된다.
또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법정최고금리가 높아지지 않는 한 금리 인하 없이는 수익성 개선이 어려운 상황이다”이라며 “올 하반기 민간 유동화전문회사를 통해 연체채권 매각이 이뤄지면 연체율 등 건전성 지표는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권현원 기자 hwkwon@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