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미얀마 법인 흑자 전환…캄보디아 2개 법인 통합
KB국민은행 이재근호(號)가 글로벌 사업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KB국민은행 제공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KB국민은행의 이재근호(號)가 글로벌 사업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만성적자에 시달렸던 인도네시아법인(KB부코핀은행)은 5년 만에 사상 첫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며 제로 코로나 정책과 경제 위축으로 영업 여건이 좋지 않았던 중국 시장도 적자에서 벗어났다.
4대 시중 주요은행(KB·신한·하나·우리)의 해외법인 실적에서 하위권에 머물렀던 KB국민은행은 올 상반기 뚜렷한 반등을 보이며 글로벌 성장의 발판를 마련했다.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KB국민은행의 6개 해외법인 당기순이익은 1139억 9800만원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427억 2200만원을 적자를 기록하던 것에서 달피, 166.83% 성장이란 대기록 달성한 것이다.
4대 시중 주요은행 가운데 당기순이익 수치(△신한은행 2600억 2000만원 △우리은행 1402억 4400만원 △하나은행 777억 7400만원)만 놓고 보면 3위지만, 실적 증가율(△하나은행 72.55% △신한은행 34.86% △우리은행 9.86%)은 독보적 1위다.
이는 인도네시아와 중국 시장에서의 선전이 KB국민은행 해외법인 실적 개선을 이끈 것이다.
특히 인도네시아 법인인 KB부코핀은행은 사상 첫 흑자를 기록했다. KB부코핀은행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84억 2900만원으로 지난해 상반기(743억 8300만원 적자)보다 무려 828억 1200만원의 이익을 기록하며 흑자로 전환했다.
KB국민은행은 KB부코핀은행 실적 배경에 대해 "지난해 말 선제적으로 적립한 대손충당금의 기저효과와 대량의 부실채권 매각 이익에 따른 일회성 요인이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지분투자를 통해 부코핀은행을 인수한 이후 6년 만에 첫 흑자전환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018년, 부코핀 은행과 신주인수계약을 체결하고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OJK)으로부터 신주인수 적격기관 승인을 받아, 22%의 지분을 인수했다. 이후 유상증자를 통해 67%의 지분을 확보해 최대 주주 지위 취득 및 경영권을 확보했다.
인수 당시, 불안정한 자산 건전성으로 '부실은행'이란 논란이 일기도 했으나, 유상증자·점포 축소·희망퇴직 등의 운영 효율화 작업과 동시에 SOHO·SME·리테일 등의 체계적인 리스크관리 노하우 및 선진화된 디지털 역량을 접목해 부코핀은행의 경영 정상화에 총력을 기울였다.
부코핀은행은 인도네시아의 115개 상업은행 가운데 자산 규모 19위에 해당하는 중대형 은행이다. 인도네시아 전역에 510개 네트워크와 832개의 ATM 등,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어 미래 잠재 성장역량이 풍부한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KB국민은행은 KB부코핀은행을 통해 이전 캄보디아, 베트남, 미얀마가 중심이었던 동남아 영업기반을 아세안(ASEAN)을 대표하는 인도네시아 시장으로 확장해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입지를 탄탄히 다지겠다는 심산이다.
KB부코핀은행을 미래 지속성장을 위한 필수 거점으로 낙점한 KB국민은행은 2030년까지 3단계(△단기적으로 우량 자산 집중 확대를 통한 성장 기반 재건/~2023년 △안정적 우량 자산 성장과 동시에 Retail/SME 선별적 확장/2024~2025년 △ 비즈니스 전 부분 안정적 성장을 통한 ‘유니버설 은행’ 도약/2026년~)로 나누어 '미래성장 마스터 플랜'을 추진하고 있다.
KB부코핀은행은 올해 상반기에 84억 29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지난 2018년 KB국민은행이 인수 한 뒤, 처음으로 흑자로 전환했다. /KB국민은행 제공
제로 코로나 정책 등으로 적자에 허덕였던 중국 시장 역시 반등에 성공했다.
중국법인인 'Kookmin Bank (China) Ltd.'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31억 16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6억 7900만원의 적자를 기록하던 것에서 벗어나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건전성 관리 강화 노력으로 추가 부실 방지와 부실 자산에 대한 충당금 환입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미얀마 시장 역시 흑자로 돌아섰다. 'KB Microfinance Myanmar Co.,Ltd'와 'KB BANK MYANMAR LTD'는 지난해 상반기 126억 6800만원, 132억 2900만원 적자에서 각각 63억 1000만원, 121억 1800만원으로 흑자로 전환했다.
지속적인 비용 효율화 노력과 건전성 관리 강화에 따라 충당금 전입액이 감축된 영향이다.
캄보디아 시장에서도 희소식이 날라왔다. KB국민은행은 이달 초, 캄보디아 상무부(Ministry of Commerce)로부터 통합 상업은행 ‘KB프라삭은행(KB PRASAC BANK PLC.)’ 출범에 대한 최종승인을 받았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16일, 캄보디아 중앙은행(National Bank of Cambodia)으로부터 두 개 해외 자회사인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와 상업은행 ‘KB캄보디아은행’의 합병을 통한 통합 상업은행 출범 인허가를 취득했으며 지난 4일에 캄보디아 상무부로부터 통합 최종 승인을 받아 ‘KB프라삭은행’을 출범하게 됐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009년 ‘KB캄보디아은행’을 설립하며 캄보디아에 진출했다. 이후 소액대출 전문 금융기관인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 지분 70%를 2020년 4월에 인수하고, 2021년 10월 잔여 지분을 인수하며 완전자회사로 편입했다.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는 지난해 말 기준, 상업은행을 포함한 캄보디아 전체 금융기관 중 이익규모 2위, 자산규모 4위를 기록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이번 라이선스 격상 및 통합 최종 승인을 통해 기존 소매금융만 가능했던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의 인프라를 기업금융 등 법인고객 대상으로 확대해 영업 범위를 점차 넓혀갈 예정이다.
조남훈 KB금융그룹 글로벌 사업 총괄 전무는 “전국 180여개의 영업 네트워크와 5000명이 넘는 대출 세일즈 인력을 활용한 영업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것이다”며 "저원가성 예금 확보, QR 결제 시장 공략, 중·소상공인(SME) 대출 확대 등 마켓 캐치업(Market Catch-up) 전략을 통해 선두 은행과의 격차를 줄이고 장기적으로 KB의 선진 디지털 역량을 내재화해 캄보디아 금융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KB국민은행은 글로벌사업을 KB의 미래성장을 주도할 전행 핵심 비즈니스 가운데 하나로 낙점하고, 전략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부문의 은행 수익 기여도를 30% 이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재근 은행장은 역시 취임 이후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취임사를 통해 미래 성장 사업모델로 디지털과 함께 글로벌을 꼽았으며, 올해 신년사에서는 "은행의 미래 먹거리를 준비하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일관된 글로벌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KB국민은행은 대내외 불안정한 환경 속에서도 장기 로드맵에 따른 투 트랙(Two-track) 전략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제고하고 있다.
먼저, 성장잠재력이 높은 신흥국 시장지역에서는 리테일 네트워크 구축, 공급망 금융, 디지털 상품 등을 통해 커버리지(Coverage)를 확대하고 있다.
선진금융시장에서는 기업투자금융(CIB)·자본시장 업무 중심으로 해외 포트폴리오의 지역적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올해는 글로벌 경기침체와 불확실성 확대 등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건전성·리스크 관리 및 수익의 질적 성장을 위주로 내실경영에 집중하고 있다.
이성노 기자 sungro51@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