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캐나다 노스웨스트 준주 산불 발생…전체 주민 2만명 대피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 테네리페섬도 산불로 2600 헥타르 불타 
기후전문가들, 산불 빈도·심각성 높이는 원인으로 기후변화 지목 
16일(현지시간) 캐나다 옐로나이프의 한 고속도로 근처에서 바라본 산불 현장. / 연합뉴스 
16일(현지시간) 캐나다 옐로나이프의 한 고속도로 근처에서 바라본 산불 현장. / 연합뉴스 

[한스경제=김동용 기자] 미국 하와이 마우이섬 산불 참사가 가까스로 수습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스페인과 캐나다에서도 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역대급 폭염을 기록한 올여름은 지중해 연안 국가들의 산불 피해를 시작으로 세계 곳곳이 산불 피해로 신음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과거보다 강해진 산불의 위력과 잦아진 빈도의 원인이 기후변화라고 입을 모은다. 

17일(현지시간) AFP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캐나다 북서부 노스웨스트 준주(準州)에서 산불이 발생해 전날 주도인 옐로나이프의 전체 주민 2만명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 

이번 산불은 옐로나이프에서 서쪽으로 약 16km 떨어진 곳에서 발생했다. 산불 발생 후 셰인 톰슨 캐나다 국토환경부 장관은 "정부는 가능한 모든 수단을 활용해 (진화작업을) 돕고 있다"고 말했다. 

노스웨스턴 준주는 현재까지 236건의 화재가 발생해 201만 헥타르(ha)가 불탔다. 이는 최근 50년간 연간 평균 산불 피해 면적의 4배에 달한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노스웨스트 준주 산불에 대처하기 위해 보안 당국자 긴급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 테네리페섬의 국립공원에서도 지난 15일(현지시간) 산불이 발생해 2600 헥타르가 불타고 주민 7600명이 대피하거나 안전한 곳에 몸을 숨겼다. 

7개 섬으로 이뤄진 카나리아 제도는 아프리카 북서쪽 해안과 스페인 남서쪽에 위치하고 있다. 

현재 소방관과 군 병력 등 약 250명이 주요 관광지인 테네리페섬에서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고 ABC뉴스는 전했다. 

페르난도 클라비호 카나리아 제도 주지사는 "지난 40년간 카나리아 제도에서 발생한 화재 중 가장 복잡하다"며 "높은 기온이 화재로 인한 기상 조건과 겹쳐 이곳을 가상의 오븐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16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 마우이섬 라하이나에서 지역 소방서를 지원하기 위해 동원된 주방위군의 모습. / 연합뉴스  
16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 마우이섬 라하이나에서 지역 소방서를 지원하기 위해 동원된 주방위군의 모습. / 연합뉴스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 마우이섬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은 최근 가까스로 진압됐지만 사망자가 100명을 넘겼다. 여전히 실종자가 1000명 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사망자 수가 계속 늘어나면서 희생자 식별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당국은 지역 주민들 중 가족이 실종된 사람들에 한해 DNA 샘플을 공유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이번 하와이 산불은 미국에서 100년 만에 최대 인명피해를 낸 산불 참사로 남게 됐다. 이전에 가장 큰 피해 사례는 1918년 453명이 사망한 미네소타주 산불이다. 

조시 그린 하와이 주지사는 "우리는 수십년 동안 산불을 경험해 왔지만, 지구온난화와 허리케인 상황에서 산불을 경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온난화와 변화한 태풍이 상황을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이번 산불을 중대 재난으로 선언하고 복구를 돕기 위한 연방 차원의 지원을 지시했다. 이 조치로 산불 피해를 입은 주민들은 연방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지난달 25일(현지시간) 그리스 남동부 에게해 로도스 섬의 바티 마을에서 산불이 발생한 가운데 한 자원봉사자가 몸을 식히고 있다. 이날 그리스 전역의 최고 기온은 섭씨 40도를 넘어섰다. / 연합뉴스
지난달 25일(현지시간) 그리스 남동부 에게해 로도스 섬의 바티 마을에서 산불이 발생한 가운데 한 자원봉사자가 몸을 식히고 있다. 이날 그리스 전역의 최고 기온은 섭씨 40도를 넘어섰다. / 연합뉴스

앞서 지난달 말에는 그리스 로도스섬과 코르푸섬·에비아섬에 이어 크로아티아와 이탈리아·포르투갈·알제리·터키 등 지중해 연안 9개국에서도 산불이 발생했다. 

당시 알제리 온라인 매체  TSA는 국립 기상청을 인용해 일부 지역의 기온이 섭씨 50도(℃)에 달했다고 전했으며, 알제리 관영 APS통신은 여러 지역에서 34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탈리아도 강풍과 산불로 피해를 입었다. 25일(현지시간) 북부 지역의 폭풍과 시칠리아의 산불로 인해 최소 7명이 사망했다. 밀라노 주민들은 폭우와 우박으로 인해 도로가 침수되고 나무가 뽑히는 등 피해가 있었다고 당국에 알렸다. 

이밖에 포르투칼은 인기 휴양지인 카스카이스에서 발생한 화재에 600명의 소방관과 항공기를 투입했으며, 터키에서는 해안 마을 케메르에서 산불을 피해 병원 관계자들과 주민들이 대피했다. 

한편, 미 항공우주국(NASA)의 고다드우주연구소(GISS)는 지난 14일(현지시간) 올 7월이 가장 더운 달이었다고 밝혔다. 

올 7월은 역대 기록된 7월보다 섭씨 0.24도(℃) 높았다. 이는 1951년부터 1980년까지 평균 7월 온도보다 1.18도 높은 기록이다. 

나사 관계자는 "올해 7월은 1880년 이후 어떤 7월보다 더웠다. 이 같은 심각한 온난화는 주로 인간이 내뿜는 온실가스에 의해 발생하고 있다"며 "이는 앞으로 겪게 될 무더위를 더 심각하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동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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