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브라질 룰라 대통령 추진한 '2030년까지 삼림벌채 금지' 약속 불발
불법 채굴 조직 감시·처벌 강화…'환경파괴' 조직범죄 척결 
'아마존 국가'들에 대한 선진국의 물류·금융 지원 필요성 언급 
구스타보 만리케 에콰도르 외교장관(왼쪽부터), 마크 필립스 가이아나 총리,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루이스 아르세 볼리비아 대통령, 디나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부통령, 알버트 람딘 수리남 외교장관이 8일(현지시간) 브라질 벨렝에서 열린 아마존 협력조약기구 정상회의에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 / 연합뉴스 
구스타보 만리케 에콰도르 외교장관(왼쪽부터), 마크 필립스 가이아나 총리,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루이스 아르세 볼리비아 대통령, 디나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부통령, 알버트 람딘 수리남 외교장관이 8일(현지시간) 브라질 벨렝에서 열린 아마존 협력조약기구 정상회의에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스경제=김동용 기자] 아마존 열대우림을 공유하는 남미 8개국이 8일(현지시간) 브라질 벨렝에서 '아마존 협력조약기구(ACTO)' 정상회의를 열고 아마존 내 삼림벌채 종식을 위해 연대하기로 뜻을 모았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주관으로 9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회의에는 구스타보 페트로(콜롬비아)·루이스 아르세(볼리비아)·디나 볼루아르테(페루), 모하메드 이르판 알리(가이아나) 등의 5개국 정상과 에콰도르·수리남·베네수엘라의 3개국 부통령이 참석했다. 

중남미 정상 모임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던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중이염 증세로 전날 브라질 측에 불참을 통보했으며 당초 참석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이르판 알리 가이아나 대통령도 회의에 최종 불참했다.

로이터통신과 가디언 등의 외신에 따르면, 룰라 대통령은 개회사에서 아마존을 수 세기에 걸친 폭력·경제적 약탈·환경 파괴에서 구하고 '새로운 아마존의 꿈'을 이끌겠다고 약속했다. 

룰라 대통령은 "열대우림은 점령해야 할 공터도 아니고 약탈해야 할 보물창고도 아니다"며 "열대우림은 반드시 가꿔야 할 화단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아마존은 우리가 원하는 모든 것이 될 수 있으며 더 푸른 도시, 더 깨끗한 공기, 수은이 없는 강과 숲이 그대로 보존된 아마존, 존중받는 원주민이 있는 아마존이 우리가 추구하는 새로운 아마존의 꿈이다"고 강조했다. 

아마존 열대우림이 약 11%가 걸쳐있는 페루의 디나 볼루아르테 대통령도 "세계의 허파가 아니라, 세계의 심장인 아마존 열대우림을 보존해야 한다"며 "이제는 행동해야 할 때다.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고 촉구했다. 

지난 2009년 이후 14년 만에 처음 열린 이번 ACTO에서는 2030년까지 삼림벌채를 중단하는 방안과 열대우림 지역에서 활동하는 불법채굴 조직에 대한 감시·처벌을 강화하는 공동의 노력 등이 논의됐다. 

볼리비아 현지언론은 다만 룰라 대통령의 주요 정책 중 하나인 '2030년까지 삼림벌채 중단'은 볼리비아를 비롯한 일부 국가와의 이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또한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이 촉구한 '아마존 신규 석유·가스 탐사 중단'은 아마존 강 하구 근처 유전 개발과 관련된 브라질과 이해관계가 상충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페트로 대통령은 "군사력으로도 아마존의 생명을 지킬 수 있다"며 아마존 열대우림을 보호하기 위해 관련국들이 참여하는 이른바 '아마존 나토' 창설의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왼쪽부터),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루이스 아르세 볼리비아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브라질 벨렝에서 열린 아마존 협력조약기구 정상회의에서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왼쪽부터),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루이스 아르세 볼리비아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브라질 벨렝에서 열린 아마존 협력조약기구 정상회의에서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아마존 국가'들에 대한 선진국들의 물류 및 금융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아르세 볼리비아 대통령은 "다른 나라들이 기후위기에 대한 책임을 아마존 지역 국가에 떠넘겨서는 안 된다"며 자금 지원을 촉구했고, 페트로 대통령은 ACTO 회원국의 노력에 비례한 부채 탕감을 요구했다. 

이번 회의를 통해 ACTO 회원국들은 이른바 '벨렝 선언문'을 채택했다. 룰라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한 '2030년까지 삼림벌채 완전 금지' 계획은 담기지 않았지만, 불법 삼림 벌채 종식을 위한 로드맵에 관련국들이 동참하기로 뜻을 모았다. 

다만 환경단체 연합인 기후관측소의 마르시오 아스트리니 사무총장은 '벨렝 선언'에 대해 "8개국 지도자들이 함께 모였다는 첫 걸음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를 갖지만, (선언에) 구체적인 내용은 많지 않다"며 "매우 일반적인 약속들이 나열돼 있고 강력한 내용은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빙하가 녹아내리고 있는 시대, 올해는 최고 기온 기록도 잇따라 경신하고 있다"며 "아마존 8개국 대통령들이 113개 조항으로 구성된 22페이지 선언문에서 '삼림벌채 중단'을 명확하게 약속하지 않은 점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편 아마존 열대우림에는 1만 6000여 종의 나무, 1300여 종의 조류, 수만 종의 식물, 전 세계 담수 자원의 20%에 달하는 약 4000억 그루의 나무가 서식하고 있다. 1200억톤(t) 이상의 탄소를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돼 중요한 탄소 흡수원이기도 하다. 

그러나 지난 반세기 동안 목축업, 벌목, 광업, 석유 탐사 등으로 광대한 지역이 황폐화됐다. 이에 기후 과학자들은 아마존 열대우림의 티핑포인트(임계점)가 예상보다 빨리 발생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김동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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