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완성차 기업 LFP 배터리 채택 가속화
“K배터리, 중국기업과의 자원확보 경쟁 대비 필요”
[한스경제=권선형 기자] K배터리가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의 점유율이 주춤하고 있다. CATL을 비롯한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올해 상반기 非중국 시장에서 세 자릿수의 폭발적인 성장률을 보이며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어서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상반기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에서 점유율 28.7%를 기록하며 1위를 기록했지만 2위인 중국 기업 CATL과의 격차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CATL 점유율은 27.2%로 LG에너지솔루션과의 격차를 1.5%p로 줄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 점유율은 LG에너지솔루션 28.9%, CATL 20.5%로 격차는 8.4%p였다.
◆ CATL, 내년 글로벌 배터리 시장 점유율 수성 전망
업계에서는 CATL이 내년 非중국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CATL은 현재 LFP(리튬인산철) 배터리의 가격 우위를 바탕으로 시장 점유율을 급격히 높이고 있다. CATL은 테슬라 Model 3/Y(중국산 유럽, 북미, 아시아 수출 물량)를 비롯해 Mercedes EQS, 볼보 XC40 Recharge, MG-4 등의 판매 호조로 非중국 시장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 대중화를 위한 보급형 모델을 출시하기 위해 LFP배터리 탑재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테슬라, 폭스바겐, BMW, GM, 스텔란티스, 현대·기아, KG모빌리티 등 주요 기업들이 2만5,000~3만 달러 수준의 보급형 모델을 출시할 계획으로, 원가절감을 위해 LFP 배터리를 채택할 것으로 보인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최재희 연구원은 “LFP 배터리를 탑재한 중국산 전기차의 수출이 유럽, 호주, 남미 등을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중국 테슬라는 2020년 말 LFP 배터리를 탑재한 모델3 7,000대를 유럽으로 수출하기 시작했고, 2022년에는 모델Y 13만 9,800대, 모델3 13만 1,300대를 아시아와 유럽 등지로 수출하는 등 중국 이외 시장에서의 성장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밝혔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LFP 배터리의 점유율은 2020년 11%에서 2021년 25%, 2022년 31%로 급증했다. 2024년에는 삼원계 배터리를 넘어서 60%를 상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중국에서는 2021년 전기차 보급이 본격화되면서 중국 내 LFP 배터리의 시장 점유율이 삼원계 배터리를 추월했다.
LFP 배터리를 주력으로 ‘글로벌 1위 전기차 업체’로 부상한 중국 전기차 업체 BYD도 올해 상반기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BYD는 올해 상반기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에서 점유율 1.6%를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점유율이 0.4%였던 점을 감안하면 빠른 속도로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글로벌 배터리 기업 10개 기업 중 지난해 상반기 대비 올해 상반기에 2배 이상 점유율을 늘린 기업은 BYD가 유일하다. BYD는 배터리 자체 공급 및 차량 제조 등 수직 통합적 SCM 구축을 통한 가격 경쟁력 우위로 중국 내수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중국 내수 시장을 공략한 가격 경쟁력 장점과 상당 부분 갖춰진 품질로 유럽과 아시아 시장에서 점유율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 같은 LFP 배터리 기업들의 활약에는 배터리의 가격 우위와 함께 그동안 단점으로 꼽히던 에너지밀도(Wh/kg)가 제고돼 짧은 주행거리가 개선된 점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2020년 중국 LFP 배터리의 셀 단위 평균 에너지밀도는 145~160Wh/kg, 팩 단위 평균 에너지밀도는 120~140Wh/kg 수준이었으나, 최근 양산 능력 기준 LFP의 셀 단위 에너지밀도는 최대 210Wh/kg, 팩 단위 에너지밀도는 최대 155~160Wh/kg까지 향상했다. 주행거리도 400km 수준으로 개선됐다. 2022년 중국에서 판매된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를 기준으로 LFP와 삼원계의 평균 에너지밀도는 각각 128Wh/kg와 154Wh/kg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최재희 연구원은 “우리 기업의 LFP 배터리 공급망 구축에는 탄산리튬, 인산철 전구체 등 기존 삼원계 배터리 공급망과 다른 추가적인 원자재 조달이 필요하며, 단가를 낮추기 위한 대규모 물량 주문과 이를 소화할 수 있는 LFP 배터리 생산능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공급망 수직계열화로 가격경쟁력을 갖춘 중국 업체들과 이제 막 LFP 배터리 사업에 착수한 우리 기업의 경쟁은 쉽지 않을 전망이며, 특히 LFP 공급망 구축과정에서 중국기업과의 자원확보 경쟁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선형 기자 peter@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