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올 들어 저축은행 수신 규모 감소세…여신 규모도 하락해
저축은행 업계, 파킹통장 금리 인상으로 단기자금 확보나서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1월 120조 7854억원 수준이었던 수신 규모는 △2월 118조 9529억원 △3월 116조 431억원 △4월 114조 6159억원 △5월 114조 5260억원으로 감소세를 나타냈다. /연합뉴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1월 120조 7854억원 수준이었던 수신 규모는 △2월 118조 9529억원 △3월 116조 431억원 △4월 114조 6159억원 △5월 114조 5260억원으로 감소세를 나타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권현원 기자] 줄어드는 예금과 대출 규모로 인해 저축은행 업계의 한숨소리가 갈수록 커져만 가고 있다. 여기에 시중은행의 금리 인상, 새마을금고 사태 등의 여파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에 업계는 정기예금·파킹통장의 금리를 인상하며 빠져나가는 고객들을 붙잡아 놓겠다는 전략이다.

올 들어 상호저축은행의 수신 잔액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1월 120조 7854억원 수준이었던 상호저축은행의 수신 규모는 △2월 118조 9529억원 △3월 116조 431억원 △4월 114조 6159억원 △5월 114조 5260억원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수신 규모 감소에는 최근 시중은행과의 금리 격차가 좁혀진 것이 가장 큰 이유로 지목된다. 통상 시중은행 대비 높은 금리를 제공, 경쟁력을 갖추었던 저축은행의 입장에선 금리 격차가 좁혀진다는 것은 고객들의 선호도가 시중 주요은행으로 향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저축은행 업계는 지난해 말 경쟁적으로 예금금리를 올리며 자금을 끌어 모았다. 그 결과 2022년 12월 말 기준, 저축은행 정기예금의 평균금리는 5.37%(12개월 기준)까지 치솟았다. 다만 이러한 흐름을 최근 조달비용 등이 상승하며 주춤하는 모습다. 2월 4.62%로 내려온 금리는 4월 들어 3.77%까지 내려앉기도 했다.

반면 신한·KB국민·우리·하나·NH농협은행 등, 시중 주요은행들의 대표 정기예금 금리(12개월)는 3.7~3.8%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는 최근 4%대를 넘으며 상승세로 돌아선 저축은행 금리와 비교해도 별반 차이가 나지 않는 수준이다.

결국 이 같은 결과는 저축은행 입장에선 비용증가 부담에도 불구 시중은행 대비 금리를 어느 정도 유지해야 한다는 이유로 이어진다. 시중 주요은행과 달리, 저축은행은 예금이 주요 자금 조달처로 이용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발생한 새마을금고 사태 여파도 고객들의 발걸음을 저축은행보다 시중은행으로 향하게 하고 있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새마을금고 이슈도 있고, 최근에는 저축은행 금리와 시중은행 금리 차가 크지가 않다 보니까 아무래도 시중은행으로 향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더 큰 문제는 수신 규모뿐만 아니라, 여신 규모도 함께 줄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상호저축은행의 여신 잔액 규모는 △1월 115조 6003억 △2월 114조 9408억원 △3월 113조 1739억원 △4월 112조 879억원 △5월 110조 9211억원으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여신 규모가 줄어든 것은 은행권의 연체율이 상승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 급격히 상승한 금리 여파와 경기 침체로 인한 자영업자들의 상환 지연 등이 발생하면서 저축은행 업권의 연체율은 5%를 넘겼다.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국내 저축은행의 연체율은 5.1%를 기록했다. 연체율은 △2016년 말 5.8% △2018년 말 4.3% △2020년 말 3.3% △2022년 말 3.4%로 축소됐다가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하듯 최근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4월 이후,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4월 3.77%로 올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던 금리는 5월 3.87%에 이어 6월 4%대로 올라섰다.

이에 더해 저축은행들은 파킹통장 금리 인상을 통해 단기자금 확보에 나서고 있다.

SBI저축은행은 지난달 파킹통장의 금리를 연 3.5%로 인상했다. 이는 3월 연 2.8% 대비 0.7%p가 오른 수준이다. 다올저축은행도 같은달 연 4% 금리를 제공하는 파킹통장을 출시했다. DB저축은행 역시 최근 파킹통장의 금리를 연 3.5%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파킹통장은 수시입출금 통장으로, 돈을 고객 상황에 따라 수시로 입금 및 출금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저축은행들은 파킹통장의 금리를 높여 고객 자금을 유치함으로써 단기자금 확보에 나서겠다는 이야기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파킹통장이라는 것이 말 그대로 예금을 잠깐 넣었다 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는 것인데, 정기 예금에는 넣기에는 기간이 부담스럽고 일반 통장에 넣어놓기는 아쉬운 고객들이 많이 이용한다”며 “금융사들은 파킹통장을 고객들이 저축은행 통장을 주거래로 이용하게 유도한다는 목적과 자금 조달의 목적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로 최근 파킹통장이 자금 유입에 도움이 되고 있고, 고객들도 많이 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권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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