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글로벌 컨설팅사 "디지털 전환 가장 큰 장애물 조직문화"
해외 금융사, 민첩·혁신·개방적 조직문화 구축나서
세계적으로 디지털 전환이 금융사의 최대 화두로 꼽히고 있는 가운데 디지털 기술 활용과 함께 조직문화가 핵심 성공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연합뉴스
세계적으로 디지털 전환이 금융사의 최대 화두로 꼽히고 있는 가운데 디지털 기술 활용과 함께 조직문화가 핵심 성공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전세계적으로 디지털 전환이 금융사의 최대 화두로 꼽히고 있는 가운데 디지털 기술 활용과 조직문화가 전환을 위한 핵심 성공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에 글로벌 금융사들은 성공적인 디지털 전환을 위해 민첩성·혁신성·디지털 개방적 문화를 구축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이를 위해 애자일 운영체계, 오픈 이노베이션 그리고 디지털 변화관리에 중점을 둔 조직개편을 추진 중이다. 

최근 금융권에는 '디지털 조직문화'가 금융사의 디지털 전환의 핵심 성공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사인 '캡제미니(Capgemini)'가 전 세계 340개사, 17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조직문화가 디지털 전환의 가장 큰 장애물로 평가됐다. 디지털 전환의 걸림돌 요인을 '문화'로 응답한 비율은 무려 62%에 달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디지털 전환에서 조직문화를 고려하는 기업은 문화적 영향을 소홀히 하는 조직과 비교해 5배 높은 성공률을 보였다. 

즉 디지털 전환에 실패한 대부분 기업은 디지털 문화의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해 조직문화의 혁신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문화에 익숙한 MZ세대의 영향력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디지털 조직문화 구축이 디지털 전환의 필요충분조건이 되고 있다. 

이에 글로벌 금융사는 성공적인 디지털 조직문화를 구축하기 위해 △애자일 운영체계 △오픈 이노베이션 △디지털 변화관리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스페인 최대 은행인 'BBVA'는 4대 디지털전환 전략 가운데 하나로 기업문화 개선을 설정, 애자일 운영체계를 구축했다. 이들은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선 기존 경직된 조직과 기능별 구조를 탈피해야 하며, 유연한 조직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이에 일부 부서나 사업부를 중심으로 애자일 방법론을 적용하는 수준을 넘어 애자일 운영체계를 조직구조와 거버넌스 전체로 확장하는 애자일 트랜스포메이션을 업권 최초로 구현했다. 

BBVA는 애자일 트랜스포메이션 도입 2년 만에 거래당 처리비용은 31% 감소했고, 활성 고객은 460만명이 증가하는 성과를 냈다.

스페인 카이사뱅크(CaixaBank)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혁신문화를 강화했다. 직원뿐 아니라, 고객과 외부 전문가 집단의 아이디어를 수렴하고 이를 실제 상품서비스에 반영하고 있다. 

오픈이노베이션(OpenInnovation)이란 기업이 내부적으로 국한되지 않고 외부조직이나 이해관계자와 협업해 상품·서비스,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는 것을 말한다. 

이 밖에 씨티뱅크·DBS·HSBC 등은 개방적 문화 조성을 통해 구성원의 디지털 역량과 동기부여를 제고헀다. 

씨티뱅크는 경영진의 부족한 디지털 문해력이 구성원의 디지털 전환을 저해한다고 판단해 리버스멘토링과 임원 대상의 디지털 컨퍼런스 등을 운영해 리더의 디지털 친숙도와 관련 지식을 제고했다. 

리버스 멘토링이란, 선배가 후배를 가르치는 기존 멘토링의 반대 개념으로, 젊은 직원이 멘토가 되어 경영진을 코칭하는 역발상 소통방식을 말한다. 

싱가포르 DBS는 효과적인 변화관리를 위해서는 구성원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자율형 디지털 교육'을 도입했으며, HSBC는 디지털 KPI를 도입해 성과보상과 연계함으로써 구성원의 동기부여를 강화했다. 

국내 금융사 역시 다양한 조직개편을 통해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KB금융은 유연한 조직을 구축하기 위해 애자일 문화를 도입했다. 디지털 전문인력 매칭 플랫폼기업 '크몽'과 협업을 통해 그룹 내 주요 디지털사업에 기존 인력 외에 외부 인재를 추가로 투입해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한은행은 디지털사업을 추진하는 디지털전략그룹을 디지털전략사업그룹과 오픈 이노베이션 그룹으로 확대 재편했다. 이를 통해 디지털 전환 추진과 제휴를 통한 외부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새롭게 신설된 오픈 이노베이션그룹은 KT, 더존비즈온 등 디지털 플랫폼 기업과 협업에 기반한 혁신을 통해 실질적 디지털 전환과 성과 창출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우리금융·교보생명·KB생명라이프·삼성생명 등은 리버스멘토링을 통해 디지털 주축인 밀레니얼 세대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 등 외부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따라 언택트 등 디지털 금융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성공적인 디지털 전환을 완성하기 위해 임직원 간의 유연한 소통을 바탕으로 한 혁신문화 조성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박태영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디지털 전환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조직문화가 핵심요소임을 인식하고, 대내외 환경변화에 부합하는 변화전략을 수립해 전사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그는 "해외 금융사의 사례를 참고해, 디지털 조직문화 가치 요인인 민첩성·혁신성·디지털 개방성 등이 반영된 조직문화를 설계하고 지속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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