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근현 기자] 중국의 반도체 제조 경쟁력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미국 Micron 등 글로벌 선두기업과 기술 격차가 2~5년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더불어 차세대 전력 반도체 분야는 중국이 5~10년 내 선도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되면서 중국을 견제해야 되는 상황이 됐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지난 6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중국의 반도체 국산화 추진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반도체 제조 경쟁력은 글로벌 선두기업과 낸드 플래시의 경우 2년, D램은 5년, 로직 반도체 제조는 5년의 기술 격차가 나는 것으로 평가됐다.
낸드 플래시 분야에서 중국 메모리 반도체 제조업체인 YMTC의 경우 현재 128단 6세대를 양산 중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236단 8세대, SK하이닉스는 176단, 미국 Micron은 232단을 양산하고 있다.
D램의 경우 중국 CXMT는 1세대 19nm(나노미터·1nm은 10억분의 1m)를 양산 중이다. 이에 반해 삼성전자는 4세대(1a·14nm), SK하이닉스는 4세대(1a), 미국 Micron도 4세대(1a)를 양산하고 있다.
파운드리(로직 반도체 제조)도 중국 SMIC는 14nm를 양산중이고 삼성전자와 대만 TSMC는 3nm를 양산하고 있다. 파운드리의 경우 중국 SMIC가 차세대 7nm를 준비중임을 감안하면 삼성전자 차세대 2nm와 비교해 기술격차가 빠르게 줄어들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또 보고서는 중국의 차세대 전력 반도체(SiC, GaN)에 대한 지원 확대 움직임에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적극 지원하고 있는 차세대 전력 반도체는 높은 내구성 등으로 인해 전기차, 에너지저장시스템(ESS) 등에 사용되는 중요 반도체다. 중국기업들은 투자 확대를 통해 차세대 전력 반도체의 기술 주도권을 선점하려 하고 있다.
보고서는 첨단 반도체의 경우 제조 공정에 대한 특허장벽으로 인해 기술난관 극복이 쉽지 않겠다고 평가했지만, 차세대 전력 반도체 분야는 중국이 5~10년 내 선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반도체 전략에도 차세대 전력 반도체의 기술 확보 경쟁 및 초기시장 선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첨단 반도체에 대해선 주요국의 대중국 수출통제 조치가 단기적으로 첨단반도체의 중국 내 유입을 막겠지만 중국 내 반도체 생산비용을 증가시켜 반도체 국산화를 더욱 가속화 할 것으로 봤다.
또 지난해 12월 미국 상무부 규제 리스트에 YMTC가 등재돼 장비 조달과 상품 수출이 어려워지는 등 기업별 규제가 이어지면서 기술인력 유치, 기업 인수 등을 통한 기술 노하우 획득 시도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아직 중국 반도체 장비업체가 보유한 기술 수준이 높지 않고 미세공정에 필수적인 노광장비의 국산화 진행률이 높진 않다. 그래서 중국은 국산화 진행률을 높이고 기술 노하우 획득 시도를 통해 애로사항을 돌파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반도체 제조장비의 대부분을 해외 기업에 의존해왔으나, 로컬 파운드리 업체들이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 차원에서 국산화에 대한 투자를 늘리면서 지난해 반도체 장비 국산화율이 크게 높아졌다.
국제반도체산업협회(SEMI)에 따르면 2012~2022년 중국 반도체 장비 시장은 연평균 27%씩 성장했고 지난해 중국 반도체 장비 국산화율은 35%로 전년 대비 14% 상승했다.
오종혁 전문연구원은 "중국은 국유자본이 투입된 중점기업을 중심으로 반도체 제조 기술과 노하우가 빠르게 축적되고 있다"며 "국가적 지원이 지속적으로 유지된다면 중국 시장은 로컬 기업 중심으로의 근본적인 변화가 예상되고 일부 기업은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을 보유할 가능성도 있다"고 예측했다.
오 연구원은 "중국은 전기차 등에 사용되는 차세대 전력 반도체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경쟁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근현 기자 khkim@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