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플라이마 PBM 아직…서정진 혼외자 일탈까지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증권가에서 셀트리온의 목표가를 줄줄이 하향하고 있다. 서정진 명예회장의 경영 복귀를 비롯해 상장 3사 합병,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미국 출시 등 호재성 소식은 여럿 있었지만, 실적 방어 등 정작 내실은 챙기지 못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제약바이오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셀트리온의 목표가를 기존 24만원에서 22만원으로 하향했다. 한국투자증권도 최근 목표가를 24만원에서 21만5000원으로 낮췄다.
셀트리온은 지난 12일부터 3거래일간 강세를 지속했다. 그룹 상장 3사(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 합병 주관사 선정 소식을 알리면서다. 이 기간 셀트리온의 주가는 8% 증가했고, 3사의 시가총액은 4조가량 불었다.
셀트리온은 지난 13일 조회공시에 대한 답변으로 “현재 합병 주관사를 선정하고, 사업회사 간 합병에 대한 검토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으로 알려졌다.
다만 아직까지 합병의 구체적인 시기나 방법, 대상은 정해진 바 없다. 회사 내부에 함구령이 떨어질 정도로 매우 민감하게 대응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셀트리온의 주가 상승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지난 17일 전거래일 대비 1.45% 하락한 15만 5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상승 동력 많았지만
셀트리온의 주가 상승 모멘텀은 합병 외에도 다양했다. 서 회장이 2년 만에 경영 일선에 복귀한 후 바이오시밀러 해외 주요국가 허가신청에 속도가 붙었다. 또 올 상반기에만 자사주 매입에 약 2000억원을 수혈하는 특약 처방도 했다.
특히 지난 2일(현지시간)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유플라이마’를 미국 시장에 선보였다.
오리지널인 휴미라는 지난해 약 212억 3700만달러(약 27조 4425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미국에서만 87%가 넘는 약 186억 1900만달러(약 24조 595억원)를 달성했다.
◆아쉬운 실적, 유플라이마 PBM 아직
증권가에서는 셀트리온 주가 전망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이다. 미국 트룩시마 가격 하락에 따른 실적 악화를 예상하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은 올 2분기 셀트리온의 매출을 5805억원, 영업이익은 1932억원으로 추정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3%씩 감소해 시장 전망치를 소폭 밑돌 것으로 분석했다.
유플라이마의 미국 사보험 의약품 처방목록 등재 소식도 아직이다. 미국 시장은 공보험보다 사보험 시장이 커 PBM(처방약급여관리업체)을 통한 유통이 제품 성장에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메이저 PBM 의약품 처방목록에 오르지 못하면 약국 판매는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계약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박병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유플라이마의 경쟁 제품의 PBM 등재 이후 주가 하락이 발생했다”면서 “PBM 점유율 1위인 CVS가 선호 제품을 선정하지 않은 만큼, 아직 기회는 남아있지만 단기간 투자심리 위축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서정진 혼외자 이슈 등 오너가 일탈
사건사고도 터졌다. 가장 큰 이슈는 서 회장의 ‘혼외자’ 문제였다. 수원가정법원 성남지원은 지난해 6월 조정 성립에 따라 20대와 10대 두 딸을 친생자로 인지하라고 결정했다.
법원에 판단에 따라 두 딸의 친모 조모(57) 씨가 대표로 있는 회사 ▲서린홀딩스(의료·화장품·건강식품 제조 및 판매업) ▲서원디앤디(건설, 부동산 개발 및 임대, 인테리어)는 각각 셀트리온그룹 계열사로 추가됐다.
또한 서 회장은 직원들의 복장 및 휴식시간 규제 등에 관여했다는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따르면 서 회장은 직원들에게 로고가 큰 티와 라운드티, 화려한 운동화, 청바지 등을 금지시켰다. 이에 더해 점심시간 종료 10분 전 자리 착석 및 근무시간에 카페테리아 금지, 개인전화 금지 등도 추가로 공지했다.
복장·휴식시간 규제 이후 “놀랍게도 회장님은 언더아머 티 입고 아들은 크록스 신고 왔다. 현타 온다”, “그나마 있던 애사심도 사라진다” 등 사원들의 불만이 잇따라 터져 나왔다.
서 회장뿐 아니라 차남 서준석 셀트리온헬스케어 이사회 의장도 문제를 일으킨 바 있다. 서 의장은 지난 2월 실종됐다가 2시간 만에 발견됐다. 경찰 따르면 서 의장 가족은 당시 “연락이 되지 않고 있는데 신변 위험이 우려된다”고 신고했다. 그는 당시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 소래포구 인근 호텔에서 발견, 정서적 불안 증상을 보이며 치료를 희망했고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증권가에서는 주가를 끌어올릴 요인으로 ‘램시마SC’를 꼽았다. 박 연구원은 “유플라이마보다 램시마SC가 핵심”이라며 “11월 (미국 식품의약국으로부터) 신약으로 승인받을 전망인 만큼 약가인하를 방어하며 염증성 장질환에서는 휴미라를 대체하는 치료제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변동진 기자 bdj@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