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박광신 기자] KT가 차기 대표 후보자 공모를 마감하고 최고 경영자 선임 초읽기에 들어갔다. 초유의 경영 공백 사태를 격은 지 5개월 만이다.
사외이사로 구성된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대표이사 후보군 구성 방안을 의결하고 지원 자격으로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풍부한 기업경영 경험과 전문지식 △대내외 이해관계자의 신뢰 확보와 협력적인 경영 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소통 역량 △글로벌 시각을 바탕으로 기업의 사업 비전을 수립하고 임직원의 자발적 참여를 이끄는 리더십 △산업 환경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관련 산업·시장·기술에 대한 전문성을 보유한 자로 공표했다.
KT는 13일 이사회를 통해 선임 방식과 절차 등을 논의해 7월말 후보군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당초 KT는 구현모 전 대표의 연임이 확실해 보였다. 디지코 신사업과 글로벌 사업 등을 통한 매출 성장 등 성과가 분명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감몰아주기 의혹 등을 앞세운 정치권 압박과 국민연금의 반대 의견으로 결국 낙마했다. 이후 내정된 윤경림(트랜스포메이션부문 사장) 후보 역시 같은 압박으로 후보에서 자진 사퇴했다. 특히 윤 후보자 같은 경우는 해외지분 보유 주주들도 적합평가를 내린 상태였다.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은 반대 의견으로 최고경영자의 일감몰아주기 의혹 등에 따른 오너리스크와 주주가치 제고라는 점을 들었다.
이후 경영공백 사태를 맞은 KT의 주가는 연일 하락세를 보이며 곤두박질 쳤다. 연초 3만5000원이 넘던 주식은 현재 2만9000원 선이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이 기간 동안 KT 주식 500만주를 매각해 약 170억원의 이득을 챙겼다. 경영공백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개인 투자자들에게 돌아간 셈이다. 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주장한 ‘주주가치 제고’라는 의견이 무색해 지는 일이다.
KT는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고 경영정상화에 힘썼으나 1분기 영업이익(연결기준)은 4861억원으로 전년 동기 6266억 원에 비해 22.4% 감소했다. 다른 이통사들과 비교해볼 때 초라한 성적표다.
국민연금이 대주주로써 주총에서 의견을 내는 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잘나가던 KT가 이번 사태로 성장부진을 겪는 건 시장논리를 벗어난 국민연금의 경솔한 행태 탓이 크다. KT는 민영화를 통해 운영되는 엄연한 사기업으로 최고 경영자 선임 등의 문제는 철저히 시장논리에 맡겨야 한다. 특히 공적기금을 운용하는 국민연금은 기업의 경영 개입에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이번 대표 선임을 앞두고 박종욱 KT 대표 직무대행은 “다수의 주주로부터 지지받는 최적의 후보를 선임하겠다”며 기타 주주들의 의견을 폭넓게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으나 실현이 될지는 의문이다.
현재 국민연금은 KT의 지분 8.53%를 보유 중이며, 현대차 7.79%, 신한은행 5.46% 순으로 주요 주주의 지분은 총 21.78%를 상회하기 때문이다.
이번 KT 대표이사 후보에는 권은희 전 국회의원, 김성태 전 국회의원, 윤진식 전 산업자원부 장관 등 여권 측 인사들이 하마평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인사가 대거 포진된 만큼 인선과정에서 잡음은 이미 예견된 일이다. 과연 국민연금이 이번엔 어떤 의견을 낼지 눈여겨 볼 대목이다.
박광신 기자 only-ks1@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