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뜨거원진 대기에서 폭풍우 형성돼 많은 양의 강우 생성 
미국·일본·인도 등 홍수피해 공통점, 지구온난화 영향 받아"
"이산화탄소·메탄이 대기 가열…지구온난화 계속되면 홍수피해 더 악화"
11일 버몬트주 몽펠리에에서 홍수가 발생한 모습. / 연합뉴스
11일 버몬트주 몽펠리에에서 홍수가 발생한 모습. / 연합뉴스

[한스경제=김동용 기자] 전 세계 곳곳에서 홍수 피해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지구 온난화로 뜨거워진 대기에서 폭풍우가 형성돼 과거보다 더 많은 양의 강우(降雨)를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1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미국의 대기 과학자들은 미국에서 발생한 홍수 피해가 인도·일본·중국 등에서 발생한 대규모 홍수 재해와 무관하지 않다며, 지구온난화가 계속되면 상황을 악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이애미 대학의 브라이언 소든(Brian Soden) 교수는 "기후가 따뜻해지면서 폭우가 더 자주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런 사건이 일어나는 것은 놀라운 것이 아니다. 기후예측모델이 처음부터 예측해온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가 따뜻해지면 더 많은 수분을 보유하게 된다. 그 결과 폭풍은 더 많은 강우를 내리게 한다. 

대기 과학자들은 이산화탄소와 메탄을 대기를 가열하는 주범으로 보고 있다. 이 오염물질들은 지구에서 우주로 열이 방출되지 못하게 붙잡아두는 역할을 한다. 기후변화 자체는 폭풍우를 일으키지 않지만, 폭풍우가 더 따뜻하고 습한 대기에서 형성되는 원인이 된다. 

미 탬파베이 국립기상청의 기상학자인 로드니 윈(Rodney Wynn)은 "따뜻한 공기는 팽창하고 차가운 공기는 수축한다. 풍선이라고 생각하면 된다"며 "가열되면 부피가 더 커져서 더 많은 수분을 담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북동부 일부 지역은 홍수 경보가 발령됐다. 일부 지역은 도로가 유실되고 대피령이 내려졌으며, 일부 항공기 운항이 중단됐다. 

9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뉴욕주 허드슨강 인근 지역은 폭우가 내리면서 발생한 홍수로 사망자가 발생했다. 허드슨강에 접해 있는 웨스트체스터 카운티를 포함해 5개 카운티에 있는 고속도로는 폐쇄한 상태다. 

캐시 호컬(Kathy Hochul) 뉴욕 주지사는 뉴욕시에서 북쪽으로 100km 가량 떨어진 오렌지 카운티와 중부 온타리오카운티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하루 동안 한달치 강수량이 쏟아진 버몬트 주도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1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버몬트 주는 전날부터 이날 오전까지 200mm 안팍의 비가 내렸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리투아니아를 방문 중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버몬트 주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버몬트 주 전역에서는 보트를 이용한 수색팀에 의해 117명이 구조됐다. 하지만 더 많은 이들이 아직 고립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북부지역에서 몬순(우기) 폭우가 내린 가운데 9일(현지시간) 히마찰프라데시주 쿨루에서 비아스강이 범람한 모습. 이날 폭우로 인해 인도 북부 전역에서 산사태와 홍수로 최소 22명이 사망했다. / 연합뉴스
인도 북부지역에서 몬순(우기) 폭우가 내린 가운데 9일(현지시간) 히마찰프라데시주 쿨루에서 비아스강이 범람한 모습. 이날 폭우로 인해 인도 북부 전역에서 산사태와 홍수로 최소 22명이 사망했다. / 연합뉴스

인도 북부도 많은 비가 내리면서 델리에 홍수 경보가 발령됐다. 지난 9일부터 폭우가 계속되면서 최소 22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빈드 케리왈(Arvind Kejriwal) 델리 시장은 15일까지 상황을 예의주시한다는 입장이다. 인도 기상청도 15일까지 폭우가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보했다. 

기상청은 11일부터 15일까지 펀잡, 하리아나, 찬디가르, 델리, 라자스탄, 우타르 프라데시 북부 지역에 폭우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보했다. 기상청은 북부 주에 가장 높은 위협 수준을 나타내는 적색경보를 발령했다. 

수도 뉴델리도 일부 지역은 물이 넘쳐 도로가 침수됐다. 뉴델리를 지나는 야무나 강의 수위는 수일 동안 위험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야무나 강의 범람 위험이 커지자 델리주 당국은 강 주변 주민들을 안전지대로 대피하도록 안내하고 있으며, 구조대원들을 보내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10일 일본 규슈 후쿠오카현 구루메시의 도로가 폭우 영향으로 초토화돼있다. / 연합뉴스
10일 일본 규슈 후쿠오카현 구루메시의 도로가 폭우 영향으로 초토화돼있다. / 연합뉴스

일본 남부도 대형 폭우가 쏟아져 홍수와 산사태가 일어나는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10일 NHK·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기상청은 규슈 북부를 비롯해 후쿠오카현·오이타현에 폭우 특별경보를 발령됐다. 이는 폭우 관련 경계수위 중 가장 높은 단계다. 

이날 후쿠오카현 소에다마치의 24시간 강수량은 423mm를 기록했다. 후쿠오카시의 228개 학교에는 임시 휴교 명령이 내려졌다. 

사가현에서는 산사태가 주택 2채를 덮쳐 3명이 연락이 두절됐다. 그 외 야마구치현 호후시에서는 도로가 무너지면서 주민 약 100명이 고립됐다. 오이타현 히타시에서도 산사태로 200명이 고립되는 등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아사히신문과 마이니치신문은 12일 현재 규슈 지역에서 산사태 등으로 7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된 것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김동용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