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비야디, 리튬 공급망 안정 위해 칠레와 브라질 공략
브라질 현지에 8000억 규모 완성차 생산 공장도 세워
각국 전기차 산업체인 기업들, 리튬 자원 확보 경쟁 치열
비야디 최신 모델 '송(宋)Pro DM-i 챔피언'. /비야디 공식홈페이지
비야디 최신 모델 '송(宋)Pro DM-i 챔피언'. /비야디 공식홈페이지

[한스경제=노이서 기자] 글로벌 배터리 시장점유율 2위인 중국 업체 비야디(BYD)가 전 세계 리튬 매장량 반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라틴아메리카에서 리튬 공급망 안정, 원가절감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전기차 수요가 올라가는 만큼 배터리 핵심 원료인 리튬 수요도 급증하고 있지만, 공급 속도와 규모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리커 비야디 부사장 겸 미주지역 총괄 사장은 인터뷰에서 “칠레 정부와 현지 최대 리튬 채굴업체 SQM 등과 함께 새로운 리튬 추출 기술 개발과 관련해 협상하고 있다”며 “브라질에서는 작은 독립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야디는 세계 최대 전기차 및 배터리 동시 생산 업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5월 전 세계 배터리 탑재 용량 기준 시장점유율에서 비야디는 16.1%로 2위를 기록했다. 1위는 중국 배터리 전문 업체 CATL, 3위는 LG에너지솔루션이 차지했다.

비야디는 지난 4월 칠레 정부로부터 SQM이 생산한 리튬을 2030년까지 우대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 받은 뒤 현지에 배터리 음극재 생산공장을 설립하고 있다. SQM은 칠레 국유기업으로 사실상 현지 리튬 채굴 권한을 독점하고 있다. 

현재 비야디는 칠레 리튬 자원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리튬 추출 기술 영역까지 직접 개입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비야디는 수질을 이용해 칠레 염호에서 바로 리튬을 추출할 수 있는 이른바 리튬직접추출(DLE) 기술 도입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 이 기술은 이미 중국에서 합법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DLE 기술은 방대한 염수를 모두 밖으로 드러내고, 수분 증발을 위해 1년 여 대기 시간이 필요한 기존 방법과 달리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 모두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커 부사장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DLE라는 혁신 기술을 칠레에 도입할 준비는 끝냈다”며 “현지에서도 리튬추출 관련 특허기술을 개발해 칠레 정부에 무료로 특허기술을 공유하는 등 현지 산업 성장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브라질에서는 리튬 채굴과 관련된 작은 규모의 독립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더 많은 리튬 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프로젝트는 현지 파트너가 없이 독립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덧붙였다.

왕촨푸 비야디 회장이 지난 4월 7일 열린 신차 발표회에서 앞으로 출시하는 모든 전기차 모델에 자체 개발 블레이드 배터리를 탑재하겠다고 정식 선언했다. /비야디
왕촨푸 비야디 회장이 지난 4월 7일 열린 신차 발표회에서 앞으로 출시하는 모든 전기차 모델에 자체 개발 블레이드 배터리를 탑재하겠다고 정식 선언했다. /비야디

이 밖에 비야디는 브라질 북동부에 위치한 바이아주에 45억위안(8080억원)을 들여 3개 생산라인으로 구성된 초대규모 생산기지도 세우고 있다. 비야디는 이를 통해 리튬 원자재 구매 비용과 물류 비용까지 절감해 완성차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차지하겠다는 구상이다.

중국 언론 집미망에 따르면 이 생산기지의 3개 생산라인은 각각 전기버스와 트럭 섀시 생산, 완성차 생산, 리튬인산철 배터리 재료 가공을 담당한다. 완성차 생산라인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모두 생산하며 연간 생산력은 15만 대다. 생산기지는 2024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고 5천개 이상 일자리가 창출될 전망이다.

◆ 리튬 확보 경쟁 치열...공급부족 우려 때문

리튬 수급 불안정 현상은 단기간 안에 해결될 수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리튬 수요는 전기차 시장 경기에 따라 유동적으로 바뀌는 반면 공급은 수요 변동 패턴에 맞춰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리튬을 생산하려면 매장량을 확인하고 추출하는 데까지 최소 5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칠레 동위원회는 지난 달 ‘리튬 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2035년이면 전 세계 탄산리튬 연간 수요가 380만톤으로 전 세계 생산량 추정치인 246만톤을 크게 웃돌 것”이라며 “수요가 공급을 앞서게 된다”고 밝혔다.

전기차가 본격적으로 보급화 되는 시점에는 리튬 부족현상이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세계 각국 원자재 포함 전기차 관련 기업 모두 리튬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중국 업체들은 약 10년 전부터 정부의 자금적 지원, 외교적 지원을 받아 주요 생산국 기업에 지분 투자, 합작회사 설립 등 방식으로 리튬 공급망을 확보하기 시작했다.

세계 각국의 리튬 공급망 확보 경쟁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기업별 전기차 전환 로드맵 등으로 인해 더 치열해질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특히 IRA에 따라 미국 현지에 공장을 세워 정부 보조금을 받으려면 전기차 내 중국산 제품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달 초 “서방국가 자동차 업체들이 소형 리튬 광산의 독점 접근 권한을 얻기 위해 칠레와 아르헨티나, 캐나다 퀘벡, 미국 네바다 등 지역에서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며 경쟁하고 있다”고 보도한 적 있다.

포드의 경우 지난 5월 SQM과 캐나다 네마스카리튬 등 업체들과 리튬 공급계약을 체결했고, 세계 최대 광산업체 호주 리오틴토와도 함께 아르헨티나 리튬 채굴 프로젝트를 시작할 계획이다.

노이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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