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교육현장 “지필‧수행평가 미뤄져…학사일정‧생기부 업무 지장”
교육부 4세대 나이스 관련 교원단체 공동 기자회견./ 연합뉴스 
교육부 4세대 나이스 관련 교원단체 공동 기자회견./ 연합뉴스 

[한스경제=박수연 기자] 교육부가 4세대 교육행정정보시스템(NICE)을 도입한 후 발생한 오류 등에 따라 교육 현장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7일 교사노조연맹‧실천교육교사모임 등 교원단체와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1일 4세대 나이스 개통 후 일주일이 지났지만 혼란은 더 커지고 있다”며 이주호 교육부 장관의 사과를 촉구했다.

강 의원은 4세대 나이스 오류를 대하는 교육부의 태도도 지적했다. 그는 “교육부는 일부 언론에서 보도된 시험지 유출은 사실과 다르고 다른 학교 ‘문항정보표’ 인쇄 오류는 10건에 불과하며, 시스템 불안정은 잡혀가고, 오류 관련 전수조사 중이라고 했다”며 “마치 큰 일이 아닌 것처럼 입장을 밝혔다”고 질타했다.

앞서 교육부는 2020년 9월부터 2824억원을 들여 4세대 나이스 시스템을 개발했지만 개통 첫날인 지난 22일 로그인이 안 되고 로딩 중이라는 화면만 뜨는 오류가 발생했다. 일부 학교에서는 다른 학교의 문제지가 출력되는 등 문제가 잇따랐다.

이에 교육부는 지난 25일, ‘4세대 나이스 개통상황 점검 회의’를 개최하고 문항정보표 출력 오류 사례에 대한 후속 조치와 접속이 지연됐던 서울시교육청의 서버 증설 상황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장의 혼란은 여전한 실정이다. 강득구 의원과 교사노조연맹이 긴급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882명의 현장 교사들 중 96.8%는 ‘시스템 접속 오류’가 발생했다고 답했다. 또 ‘수행평가’와 ‘지필평가’ 등에 대한 나이스 입력‧확인‧출력 오류를 경험한 건수는 총 1807건으로 드러났다.

그 중 ‘지필평가 원안지, 이원목적분류표 등을 재편집‧재분철‧재인쇄 했거나 할 예정’이라고 답한 건수는 596건이었으며 ‘수행평가 업무를 다시 했거나 할 예정’이라고 응답한 건수는 1092건에 달했다.

이 외에도 △평가일정 연기 및 연기 예정 371건 △시간표 오류 517건 △창의적체험활동 관련 오류 580건 △세부능력 특기사항 입력 관련 오류 415건 △행동 특성 및 종합의견 관련 오류 379건 등으로 나타나며 학사일정과 생활기록부 업무에 지장이 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사용 편리성 측면에서도 만족도가 낮았다. ‘4세대 나이스가 개편되면서 전반적으로 불필요한 클릭수가 증가됐는가’라는 질문에는 1155명이 ‘매우 그렇다’고 답했다.

교원단체는 해당 사태가 예견된 결과라고 주장했다. 교사노동조합연맹은 “이러한 혼란을 사전에 방지하고자 지난해 7월부터 교육부의 4세대 지능형 나이스 TF(테스크포스)에 학교현장의 의견을 수합해 전달했고 시스템을 모니터할 수 있는 시연을 지속적으로 교육부에 요구했으나 끝내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좋은교사운동은 “학기말 가장 바쁘고 신중을 기해야 하는 성적 산출 기간이지만 아무 일을 할 수 없다는 한탄으로 가득하다”며 “교육바가 만든 2800억 원짜리 불량품을 사용하게 되면서 지금 전국의 수많은 학생과 학부모, 교사는 단순한 불편을 넘어 소중한 평가 정보와 학생 정보가 유출되고 입시를 앞두고 불안에 떨고 있다”고 호소했다.

강 의원은 해당 사태를 두고 “지난 2011년 차세대 나이스 사태와 판박이”라고 비판했다.

당시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었던 이주호 장관은 차세대 나이스의 성적처리 오류 문제로 인해 나이스 특별점검단을 만들고 당시 등급이 바뀐 고3 학생 659명에게 사과한 바 있다.

강 의원은 “3세대 나이스를 올해까지 사용하고 하반기까지 철저히 준비해 현장 중심으로 재개통하는 등 교육현장의 안정과 실질적인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이주호 장관은 4세대 나이스 시스템이 왜 도입 시기가 늦었는지, 서울‧경기‧충남의 속도 지연은 왜 예측하지 못했는지, 동시출력에 대한 인증토큰은 왜 문제가 됐는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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